골목길 숨은 보석, 망포동에서 만나는 푸짐한 인심의 수원 횟집 성지

퇴근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은 콩밭에 가 있었다. 오늘 저녁은 오래전부터 벼르고 벼르던 망포동의 한 횟집에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했던 곳, 드디어 나도 그 맛을 경험해 볼 기회가 온 것이다. 낡은 외관 때문에 선뜻 발길이 향하지 않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보석 같은 맛이 있다는 이야기에 용기를 내어 방문하기로 결심했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가게 앞에 섰다. 소박하다 못해 허름한 외관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간판은 빛이 바래 있었고, 왠지 모르게 풍겨오는 노포의 분위기는 처음 방문하는 나를 약간 주눅 들게 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바깥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환한 조명 아래 왁자지껄하게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 테이블마다 가득 놓인 해산물 요리들은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마치 활기 넘치는 동남아 야시장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는 싯가로 결정되는 모듬회와 해산물 모듬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고민 끝에 2인 모듬회를 주문했다. 꽃새우가 없다는 아쉬운 소식을 들었지만, 광어, 숭어, 농어, 방어, 참돔으로 구성된 풍성한 모듬회라는 설명에 금세 마음이 풀렸다. 곧이어 개불, 해삼, 멍게 등의 해산물이 함께 나왔다.

소주 병을 들고 있는 사람의 모습
시원한 소주 한 잔이 간절해지는 순간.

주문을 마치자마자 테이블은 순식간에 다양한 스끼다시로 가득 채워졌다. 젓가락을 어디에 먼저 둬야 할지 모를 정도로 푸짐한 구성이었다. 짭짤한 젓갈, 꼬득꼬득한 해삼, 싱싱한 멍게 등 바다 내음 가득한 해산물들이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톡 쏘는 맛이 일품인 갑오징어 내장은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회가 등장했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붉은 빛깔의 참돔, 뽀얀 속살을 드러낸 광어, 찰진 식감이 기대되는 숭어까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사진 속 모듬회는 숙성 과정을 거쳐 더욱 깊은 풍미를 자랑하는 듯했다. 회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신선함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은 왜 이 집이 동네 맛집으로 불리는지 단번에 알 수 있게 했다.

회를 음미하는 사이, 뜨끈한 맑은 탕이 나왔다. 탕 속에는 신선한 해산물이 듬뿍 들어 있어 국물 맛이 시원하고 깊었다. 쌀쌀한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는 듯했다.

모듬회의 아름다운 자태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지는 모듬회.

고소한 생선구이도 빼놓을 수 없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생선구이는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간이 적절하게 배어 있어 그냥 먹어도 맛있고, 밥 위에 올려 먹어도 꿀맛이었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음식들에 정신없이 젓가락을 움직였다. 연어 김밥, 초밥, 전복 등 다채로운 스끼다시는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었다. 특히 톡톡 터지는 식감이 재미있는 날치알이 듬뿍 들어간 연어 김밥은 아이들도 좋아할 것 같았다.

신선한 해산물 모듬
눈으로도 즐거운 해산물 한 상.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해물라면을 추가 주문했다. 면발은 쫄깃했고, 국물은 시원했다. 특히 홍게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 있어 국물 맛이 더욱 깊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테이블은 빈 접시로 가득했다.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에는 꼭 꽃새우를 맛보리라 다짐하며 가게를 나섰다.

계산을 하면서 사장님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답해주셨다.

수원 망포동 지역 주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맛집은 역시 달랐다. 저렴한 가격에 신선하고 푸짐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비록 화려한 인테리어는 아니었지만,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다만, 주차 공간이 부족하고, 손님이 많아 다소 시끄러울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맛 하나만으로 모든 단점을 상쇄할 수 있는 곳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땐 꼭 여러 명이 함께 와서 다양한 메뉴를 맛봐야겠다.

초밥과 김밥의 조화
입안에서 살살 녹는 초밥의 향연.
윤기가 흐르는 생선구이
겉바속촉의 정석, 생선구이.
탐스러운 꽃새우와 멍게
싱싱함이 살아있는 꽃새우의 자태.
돌멍게를 손에 들고 있는 사람들
특별한 날, 특별한 멍게와 함께.
푸짐한 한 상 차림
테이블 가득 채워진 행복.
신선한 해산물 모듬 한 상
다채로운 해산물을 한 번에.
모듬회 근접 샷
싱싱함이 눈으로 보이는 듯한 모듬회.
푸짐하게 차려진 한 상
해산물 모듬과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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