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뿅의전설 본점에서 맛보는 깊고 진한 추억의 짬뽕, 역시 이 지역 최고 맛집

어느덧 삶의 절반 이상을 함께 해온 오랜 친구들과의 송년회가 있던 날, 우리는 어김없이 뿅의전설 앞에서 다시 만났다. 처음 이곳을 알게 된 건 20대 초반, 혈기왕성했던 시절이었다. 밤새도록 술잔을 기울이고, 새벽녘이면 으레 이곳에 모여 진하고 얼큰한 짬뽕 국물로 속을 달랬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각자의 삶에 치여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신기하게도 송년회만큼은 꼬박꼬박 챙기게 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변함없는 맛을 자랑하는 뿅의전설이 있었다.

단대오거리역 인근, 낡은 간판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뿅의전설 본점. 화려한 인테리어는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는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후끈한 열기와 함께 익숙한 짬뽕 냄새가 코를 찔렀다. 왁자지껄한 손님들의 웃음소리와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일요일 늦은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역시나 대기가 있었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메뉴판을 보며 무엇을 먹을까 고민했다. 굴짬뽕, 해물짬뽕, 고기짬뽕… 종류도 참 다양하다. 예전에는 무조건 해물짬뽕이었는데, 오늘은 왠지 굴짬뽕이 당겼다. 친구 녀석은 고기짬뽕, 또 다른 친구는 짜장면을 시키겠다고 했다. 탕수육도 빼놓을 수 없지.

자리에 앉자마자 따뜻한 자스민차가 나왔다. 차를 마시며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탕수육이 먼저 나왔다. 뽀얀 튀김옷을 입은 탕수육은 보기만 해도 바삭함이 느껴졌다. 한 입 베어 무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그야말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돼지 잡내는 전혀 나지 않았고, 고기의 풍미가 그대로 느껴졌다.

바삭한 탕수육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탕수육

특히 탕수육 소스가 인상적이었다. 새콤달콤한 케첩 베이스의 소스는 어릴 적 먹던 추억의 맛을 떠올리게 했다. 튀김옷 자체가 살짝 짭짤하게 간이 되어 있어서, 소스를 찍지 않아도 맛있었다. 간장에 고춧가루를 풀어 찍어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뿅의전설 탕수육은 달콤한 소스에 찍어 먹는 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굴짬뽕이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싱싱한 굴과 송송 썰린 청양고추, 파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굴짬뽕
싱싱한 굴이 듬뿍 들어간 굴짬뽕

국물부터 한 모금 마셔보니,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돼지 육수의 진한 풍미와 굴의 시원함, 청양고추의 칼칼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면은 역시 수타면이라 그런지 쫄깃하고 탱탱했다. 면발 사이사이로 국물이 잘 배어 있어 면만 먹어도 짬뽕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굴도 어찌나 싱싱한지,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식감이 일품이었다. 짬뽕 한 그릇에 이렇게 많은 굴이 들어있다니, 정말 아낌없이 재료를 사용하는 것 같았다.

친구 녀석이 시킨 고기짬뽕도 맛을 봤다. 고기짬뽕은 해물짬뽕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돼지 육수의 깊은 맛이 더욱 진하게 느껴졌고, 푸짐하게 들어간 돼지고기가 씹는 맛을 더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해물짬뽕의 깔끔한 국물이 더 좋았다. 친구는 짜장면도 맛있다며 자랑했다. 짜장면은 너무 달거나 짜지 않고, 딱 적당한 맛이었다고 한다. 다음에는 짜장면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고기짬뽕
진한 돼지 육수의 풍미가 느껴지는 고기짬뽕

정신없이 짬뽕을 먹고 나니,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짬뽕 국물을 들이켜니, 속이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역시 뿅의전설 짬뽕은 언제 먹어도 최고다. 20대 때부터 지금까지, 내 입맛을 사로잡은 짬뽕집은 뿅의전설이 유일하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짬뽕 가격이 예전에 비해 조금 오른 것 같았다. 굴짬뽕은 13,000원. 하지만 맛을 생각하면 아깝지 않은 가격이다. 게다가 공영주차장에 주차하면 1,000원을 현금으로 돌려주니, 주차비 걱정도 덜 수 있다.

뿅의전설은 24시간 영업을 한다고 한다. 야근하거나 늦게까지 놀다가 출출할 때, 언제든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물론, 24시간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맛집이지만 말이다.

푸짐한 한 상 차림
푸짐하게 차려진 짬뽕, 탕수육, 볶음밥 한 상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뿅의전설 앞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들 맛있는 짬뽕을 먹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우리도 다음에는 좀 더 일찍 와서 기다리지 않고 먹어야겠다고 다짐하며 발길을 돌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뿅의전설 짬뽕 맛이 자꾸만 떠올랐다.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쫄깃한 수타면, 싱싱한 해산물… 조만간 또 먹으러 가야겠다. 성남에서 짬뽕 맛집을 찾는다면, 망설이지 말고 뿅의전설 본점을 방문해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탕수육과 짬뽕
짬뽕과 탕수육의 환상적인 조합

뿅의전설은 내게 단순한 짬뽕집 그 이상이다. 20대 시절의 추억과 친구들과의 끈끈한 우정을 떠올리게 하는 소중한 공간이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곳에서 맛있는 짬뽕을 먹으며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가고 싶다.

굴짬뽕 확대
신선한 굴이 가득한 굴짬뽕
메뉴판
다양한 메뉴를 자랑하는 뿅의전설
해물짬뽕
해물짬뽕에는 굴, 홍합, 오징어 등 다양한 해산물이 들어있다.
테이블 세팅
깔끔하게 준비된 테이블
볶음밥과 짜장 소스
볶음밥도 무난하게 즐기기 좋다.
해물짬뽕 디테일 샷
해물짬뽕에는 다양한 해산물이 아낌없이 들어간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