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과 섬진강을 잇는 2박 3일의 자전거 라이딩 여정. 둘째 날, 옥정호를 힘겹게 돌아 나오며 제 몸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안전을 위해 쉴 새 없이 켜두었던 전후방 라이트 때문에 헤드라이트 배터리는 완전히 방전되어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 그야말로 ‘까막눈’이 된 자전거를 이끌고 간신히 도착한 곳은 순창의 한 맛집이었습니다.
낡은 자전거를 갓길에 기대어 세우고, 헬멧을 벗어 땀을 훔쳐내니 비로소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드넓은 주차장은 이미 차들로 가득했고, 식당 건물은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간판에는 큼지막한 글씨로 ‘강천숯불갈비’라는 상호가 적혀 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정겨움이 느껴지는 외관이었습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훨씬 넓고 탁 트인 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은은하게 퍼지는 숯불 향은 텅 비어버린 저의 배를 더욱 자극했습니다. 벽면에는 정갈한 붓글씨 액자가 걸려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보성녹차’라는 문구가 금빛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곳에서 사용하는 녹차의 품질을 자랑하는 듯 했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습니다. 장어와 돼지갈비가 주력 메뉴인 듯 했지만, 저는 망설임 없이 돼지갈비를 주문했습니다. 고된 라이딩으로 지칠 대로 지친 저에게는 기름진 돼지갈비가 최고의 보상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주문을 마치자, 직원분들은 숙련된 솜씨로 밑반찬을 테이블 위에 빠르게 차려주셨습니다.

밑반찬은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웠습니다. 특히, 갓 담근 듯 신선한 김치는 돼지갈비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습니다. 샐러드 역시 신선한 채소와 상큼한 드레싱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곧이어 숯불이 들어오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돼지갈비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숯불 위에 돼지갈비를 올리자,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달콤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습니다.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돼지갈비를 바라보며 침을 꼴깍 삼켰습니다. 드디어, 잘 익은 돼지갈비 한 점을 집어 입에 넣는 순간, 세상 시름이 잊혀지는 듯한 황홀경을 경험했습니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숯불 향, 그리고 적당히 달콤한 양념의 조화는 그야말로 완벽했습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돼지갈비를 흡입했습니다. 고기 한 점을 먹고 소주 한 잔을 들이켜니, 온몸에 활력이 솟아오르는 듯 했습니다. 쏘주 한 잔 마시고 고기 한 점 먹고… 쏘주 한 잔 따르고… ^^ 얼마나 맛있던지… ^^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돼지갈비는 바닥을 드러냈고, 제 배는 기분 좋게 불러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에 장어를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이곳의 장어 맛도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잠시 후, 큼지막한 장어가 숯불 위에 올려졌습니다.

불판 위에서 서서히 익어가는 장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습니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습니다. 장어 특유의 느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담백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느껴졌습니다. 함께 제공된 생강채와 깻잎에 싸서 먹으니, 그 맛은 더욱 환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숯불의 은은한 화력은 장어의 맛을 더욱 깊게 만들어주는 듯했습니다. 붉게 타오르는 숯을 보고 있자니, 마치 장인의 혼이 담긴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장어 한 점, 한 점에 정성이 가득 담겨 있는 듯 했습니다. 곁들여 나오는 소스도 장어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장어를 다 먹고 나니, 직원분께서 후식으로 시원한 매실차를 가져다주셨습니다.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매실차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사장님께서 밝은 미소로 저를 맞이해주셨습니다.
“자전거 타시느라 고생 많으셨죠? 맛있게 드셨어요?”
사장님의 따뜻한 인사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음식 맛은 물론, 친절한 서비스까지 완벽한 곳이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이어져서 다시 방문하고 싶은 가게였습니다.
식당을 나서며, 다시 한번 ‘강천숯불갈비’ 간판을 올려다봤습니다. 오늘 이곳에서 맛본 장어와 돼지갈비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특히, 고된 자전거 라이딩 후 맛본 그 맛은 그 어떤 고급 요리보다 훌륭했습니다. 순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돌아오는 길, 옥정호의 잔잔한 물결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오늘 맛본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힘든 라이딩의 피로가 완전히 씻겨 내려가는 듯 했습니다. 순창은 제게 단순한 경유지가 아닌, 소중한 추억이 깃든 아름다운 지역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추억의 중심에는 ‘강천숯불갈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또 순창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강천숯불갈비’를 찾을 것입니다. 그때는 오늘 맛보지 못했던 다른 메뉴들도 꼭 한번 맛보고 싶습니다. 특히, 숯불닭갈비와 닭볶음탕은 꼭 먹어봐야 할 메뉴로 찜해두었습니다.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오늘 순창 맛집 탐방의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