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천도 푸른 바다를 품은 소향다원, 특별한 날의 거제 맛집 기행

오랜만에 일본인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한국에 온 김에 얼굴이나 보자고. 반가운 마음에 어디를 데려가야 좋아할까 고민하다가, 문득 소향다원이 떠올랐다. 친구가 평소 오리고기를 즐겨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고, 무엇보다 한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곳에서 깔끔한 한 상 차림을 대접하고 싶었다. 칠천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진 소향다원이라면 분명 만족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약속 당일, 설레는 마음을 안고 소향다원으로 향했다. 굽이굽이 이어진 칠천도의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가까워졌다. 멀리서부터 눈에 띄는 흙벽돌 건물은 주변의 푸른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즈넉한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감싸 안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작은 종이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 소리가 은은하게 귓가를 간지럽혔다.

소향다원 외부 전경
소향다원의 정갈한 외부 모습. 푸른 나무들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나무 향이 코끝을 스쳤다. 따뜻한 조명이 아늑하게 공간을 비추고 있었고, 창밖으로는 탁 트인 바다 풍경이 펼쳐졌다.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친구는 이미 도착해 창가 자리에 앉아 있었고, 오랜만의 재회에 우리는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자리에 앉자, 따뜻한 메밀차가 먼저 나왔다. 은은한 구수함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긴장을 풀어주었다. 메뉴는 연잎밥 정식과 오리훈제 두 가지. 친구는 고민 없이 오리훈제를 골랐고, 나는 연잎밥 정식을 주문했다. 메뉴가 단촐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만큼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훈제 오리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연잎밥은 은은한 향기를 풍겼다. 형형색색의 반찬들은 마치 작은 예술 작품 같았다. 쟁반 가득 담긴 10가지가 넘는 다채로운 반찬들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붉은 빛깔의 김치, 윤기가 흐르는 검은콩 조림, 싱그러운 초록색 나물 무침 등, 색감의 조화가 정말 훌륭했다. 젓가락을 어디에 먼저 둬야 할지 고민될 정도였다.

오리훈제와 다채로운 반찬
윤기가 흐르는 오리훈제와 정갈한 밑반찬들. 눈으로 먼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먼저 오리훈제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었다. 훈제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부드러운 육질이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쌈무에 싸서 먹으니, 새콤달콤한 맛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친구도 연신 “오이시!”를 외치며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연잎밥은 또 다른 감동이었다. 연잎을 펼치자, 찰진 밥알 사이로 밤, 대추, 콩 등 다양한 견과류가 모습을 드러냈다. 밥알은 연잎의 향기를 머금어 은은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했다. 밥만 먹어도 맛있었지만, 짭짤한 깻잎 장아찌와 함께 먹으니 더욱 꿀맛이었다.

연잎밥 정식
연잎에 감싸져 은은한 향을 풍기는 연잎밥. 건강한 재료들이 듬뿍 들어가 영양 가득한 한 끼 식사를 선사한다.

식사를 하면서 창밖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을 바라보며, 우리는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꽃을 피웠다. 잔잔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마치 세상 시름을 잊은 듯 평화로운 기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따뜻한 국화차가 나왔다. 은은한 향기가 입안을 개운하게 해 주었고, 소화를 돕는 듯했다. 차를 마시면서, 사장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사장님은 놀랍게도 유창한 일본어 실력을 뽐내셨고, 친구는 더욱 감동한 표정이었다. 덕분에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소향다원은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한국의 아름다움과 정(情)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칠천도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소중한 사람과 함께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 거제에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 풍경
창밖으로 펼쳐지는 그림 같은 바다 풍경은 식사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소향다원을 나서며, 친구는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나 역시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다음에 또 함께 오자는 약속을 하며, 우리는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칠천도의 푸른 바다와 함께 소향다원의 따뜻한 정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거제 여행에서 만난 보석 같은 맛집, 소향다원에서의 특별한 하루는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소향다원에서 바라본 칠천도 바다
소향다원에서 바라본 칠천도 바다의 아름다운 풍경.
정갈한 한상차림
정갈하게 차려진 한상차림은 눈과 입을 모두 즐겁게 한다.
햇살 가득한 창가 테이블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 테이블에서 여유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따뜻한 메밀차
식사 전 따뜻하게 제공되는 메밀차.
소향다원 풍경
정겹게 흔들리는 풍경 소리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소향다원 외부 모습
소향다원의 아늑하고 고즈넉한 외부 전경.
소향다원 건물
정겨운 느낌을 주는 소향다원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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