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약속 장소를 종로3가로 정했다. 복잡한 듯 활기 넘치는 그 거리를 걷는 것을 좋아한다. 낡은 건물들 사이로 숨겨진 듯 자리한 맛집들을 찾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하고. 특히 오늘은, 과거 피맛골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시민식당’이라는 곳을 방문하기로 했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먼저 식당을 찾아 나섰다. 종로3가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니, 낡은 벽돌 건물 사이에 정갈한 간판을 단 시민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겉모습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지만, 깨끗하게 관리된 외관에서 느껴지는 신뢰감이랄까. 괜스레 기대감이 높아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훨씬 넓고 쾌적한 공간이 펼쳐졌다. 2층으로 이루어진 식당 내부는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스테인리스 재질의 환풍시설과 테이블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테이블마다 놓인 커다란 돌판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다양한 종류의 고기 메뉴와 식사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시민삼겹 반판세트’. 29cm 삼겹살과 김치찌개, 와규 구절판 치즈볶음밥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구성이라니, 이건 무조건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친구와 나는 시민삼겹 반판세트를 주문했다.
주문 후, 테이블 위로 빠르게 밑반찬들이 차려졌다. 쌈 채소, 삼색 김치, 콩나물, 파채 등 다채로운 구성에 감탄했다. 특히 쌈 채소는 당귀를 포함해 신선하고 다양한 종류로 푸짐하게 제공되어, 고기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쌈 채소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 원하는 만큼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삼겹살이 등장했다. 큼지막한 돌판 위에 올려진 29cm 삼겹살은 그 압도적인 비주얼로 시선을 강탈했다. 선홍빛 고기 위에 선명하게 새겨진 칼집은 신선함을 더했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질 것만 같은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직원분께서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구워주셨는데, 돌판의 화력 덕분인지 순식간에 노릇노릇하게 익어갔다.

잘 익은 삼겹살 한 점을 집어 들고, 소금에 살짝 찍어 맛을 보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조화!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고소한 풍미는, 왜 이곳이 종로3가 삼겹살 맛집으로 유명한지 단번에 이해시켜 주었다. 쌈 채소에 삼겹살과 구운 김치, 콩나물, 파채를 듬뿍 올려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었다. 특히 쌉싸름한 당귀의 향긋함이 삼겹살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신선하고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고기를 먹는 중간에 나온 김치찌개는, 얼큰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돼지비계가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는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이, 기름진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역할을 했다. 특히 푹 익은 김치와 부드러운 두부의 조화는,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와규 구절판 치즈볶음밥은, 화려한 비주얼로 다시 한번 시선을 사로잡았다. 구절판처럼 나뉘어진 공간에는 잘게 썰린 와규와 야채, 볶음김치, 그리고 모짜렐라 치즈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직원분께서 능숙한 솜씨로 볶음밥을 만들어 주셨는데, 치즈가 녹아내리면서 더욱 먹음직스러운 모습으로 변해갔다.

와규와 김치, 치즈의 환상적인 조합은, 배가 부른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돌판에 눌어붙은 볶음밥의 바삭함은, 긁어먹는 재미까지 더해주었다. 친구와 나는 볶음밥을 싹싹 긁어먹으며,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무리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사장님께서 슬러시 소주를 추천해 주셨다. 살얼음이 동동 뜬 소주라니, 그 시원함에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 역시, 살얼음 소주는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기름진 음식으로 느끼해진 입안을 완벽하게 씻어주는 느낌이었다. 더운 날씨에 갈증까지 해소해 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시민식당에서의 식사는, 맛있는 음식은 물론, 친절한 서비스와 쾌적한 환경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경험이었다. 특히 직원분들은 테이블을 자주 확인하며 필요한 것을 챙겨주셨고, 불편함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고기 냄새가 옷에 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장 내에 스타일러까지 마련되어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식당을 나서면서, 왜 이곳이 오랜 시간 동안 종로3가에서 사랑받는 맛집인지 알 수 있었다. 맛있는 음식, 친절한 서비스, 쾌적한 환경,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곳이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맛있는 삼겹살과 함께 종로의 옛 추억을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맛집 탐방은 언제나 즐겁지만, 이렇게 만족스러운 곳을 발견할 때면 더욱 행복해진다.
돌아오는 길, 문득 시민식당의 따뜻한 분위기와 푸짐한 음식들이 자꾸만 떠올랐다. 종로3가에서 삼겹살이 생각난다면, 주저 없이 시민식당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곳에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