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엄마 손 잡고 읍내 장날 구경 갔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오르는 날이었다. 왁자지껄한 시장통을 지나 허름하지만 정겨운 식당에서 맛보던 푸짐한 밥상은,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문득, 그런 향수를 자극하는 곳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전북 부안 곰소항으로 향했다. 곰소항은 짭짤한 젓갈 냄새와 활기 넘치는 어부들의 모습이 인상적인 곳이다.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생각에 들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따뜻한 집밥 같은 음식이 그리워졌다. 그때,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이 바로 두레네분식이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대로 정겹고 편안한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테이블은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었고, 벽 한쪽에는 메뉴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김밥, 찌개, 덮밥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어릴 적 동네 분식집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메뉴판을 스윽 훑어보니, 가격도 어찌나 착한지.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런 곳이 남아있다니, 감동이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김치찌개와 오징어덮밥을 주문했다. 왠지 얼큰하고 매콤한 음식이 당겼다. 주문을 마치자, 사장님께서 분주하게 움직이시기 시작했다. 혼자 운영하시는 듯했는데, 손놀림이 어찌나 빠르시던지. 잠시 후, 테이블 위로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놓이기 시작했다.
밑반찬의 가짓수에 깜짝 놀랐다. 김치, 콩나물무침, 오뎅볶음, 멸치볶음 등 무려 7가지나 되었다. 하나하나 맛을 보니, 정말 집에서 만든 것처럼 정갈하고 맛있었다. 특히, 늙은 호박볶음은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었다. 미역줄기볶음은 꼬들꼬들한 식감이 좋았고, 오징어젓갈은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반찬 하나하나에서 사장님의 손맛과 정성이 느껴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김치찌개가 등장했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김치찌개 특유의 시큼하면서도 칼칼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정말 시원하고 깊은 맛이 느껴졌다. 돼지고기도 듬뿍 들어 있어서, 씹는 맛도 좋았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었다.

이어서 오징어덮밥이 나왔다. 빨간 양념에 버무려진 오징어와 채소들이 밥 위에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젓가락으로 쓱쓱 비벼서 한 입 먹으니, 매콤달콤한 양념과 쫄깃한 오징어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오징어가 어찌나 오동통하고 쫄깃하던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정신없이 김치찌개와 오징어덮밥을 먹어 치웠다. 양이 어찌나 푸짐한지, 정말 배가 불렀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남길 수는 없었다. 숟가락을 놓지 못하고, 마지막 한 톨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이 정말 착했다. 김치찌개와 오징어덮밥을 합쳐서 1만 원밖에 나오지 않았다.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가격이었다. 사장님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니,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답해주셨다.
두레네분식은 맛, 가격,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화려하거나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정겹고 푸근한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이었다. 사장님의 따뜻한 인심과 푸짐한 음식 덕분에, 배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경험을 했다.

두레네분식은 곰소항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싱싱한 해산물도 좋지만, 가끔은 따뜻한 집밥 같은 음식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럴 때 두레네분식에 방문하면,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따뜻한 인심과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아이들과 함께 횟집에 가기 부담스러울 때, 두레네분식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돈가스, 김밥, 순두부찌개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밑반찬도 푸짐하게 제공되므로, 아이들이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김밥과 쫄면을 먹어봐야겠다. 옆 테이블에서 먹는 모습을 보니, 정말 맛있어 보였다. 특히, 김밥은 기본 김밥인데도 밥알과 속재료가 꽤나 맛있어 보였다. 단체 김밥 주문도 많이 들어오는 것 같았다. 쫄면은 매콤달콤한 양념에 신선한 채소들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할 것 같았다.
두레네분식에서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곰소항의 풍경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짭짤한 바다 냄새와 시원한 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주었다. 곰소항은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앞으로도 종종 곰소항에 방문해서, 두레네분식에서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어야겠다.

두레네분식은 단순한 분식집이 아니라, 정(情)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잊고 지냈던 소중한 추억들을 떠올리게 해주는 곳이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주길 바라며, 곰소항의 숨겨진 보석 같은 맛집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