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으로 향하는 길, 설렘 반 기대 반이었다. 숯불 위에서 구워지는 광양불고기의 향긋한 풍미를 상상하며, 드디어 그 유명한 맛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광양에는 닭숯불구이, 매실 등 유명한 특산물이 많지만, 뭐니뭐니해도 숯불구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특히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다는 숨겨진 맛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나서는 더욱 그랬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드디어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숯불 향이 코끝을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넓은 주차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주차 공간이 넉넉해서 편안하게 차를 세울 수 있었다. 건물은 2층으로 되어 있었는데, 1층에는 어르신 손님들이 많이 계시는 듯했다. 나는 2층으로 올라갔다. 평일 저녁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 단위 손님들이 꽤 많았다. 역시 동네 사람들이 인정하는 광양 맛집은 다르구나 싶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광양불고기는 물론, 특양구이도 판매하고 있었다. 잠시 고민했지만, 역시 첫 방문이니 대표 메뉴인 광양불고기를 맛보기로 했다. 국내산 한우와 호주산이 있었는데, 후기를 보니 호주산도 충분히 맛있다는 평이 많아 호주산으로 2인분을 주문했다. 가격도 합리적이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메뉴판에는 원산지 표시가 꼼꼼하게 되어 있어 더욱 믿음이 갔다. 김치, 쌀, 닭고기까지 모두 국내산을 사용한다고 하니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다.

주문을 마치자, 순식간에 밑반찬이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다. 샐러드, 김부각, 시금치나물, 묵, 쌈 채소 등 하나하나 정갈하고 신선해 보였다. 특히 매실장아찌는 정말 맛있었다.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입맛을 돋우는 데 최고였다. 나중에 보니 따로 판매도 하고 있었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도 전에 밑반찬 덕분에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광양불고기가 등장했다. 얇게 저민 소고기에 양념이 살짝 배어 있는 모습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붉은 빛깔의 고기가 신선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듯했다. 은쟁반 위에 소복하게 담겨 나온 불고기를 보니, 빨리 숯불 위에 올려 굽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참숯이 들어간 화로가 테이블 중앙에 놓이고, 그 위에 구리빛 석쇠가 올려졌다. 숯불의 은은한 열기가 얼굴에 느껴지면서, 본격적인 식사 준비가 시작됨을 알렸다. 얇게 저며진 불고기를 석쇠 위에 조심스럽게 펼쳐 올렸다.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숯불 향이 코를 자극했다.

얇은 고기라 금세 익었다. 젓가락으로 뒤집으니, 숯불 향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불고기를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과하지 않은 양념이 고기의 풍미를 제대로 살려주었고, 숯불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입안 가득 행복감이 느껴졌다. 너무 달지 않아서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상추에 불고기를 올리고, 파채와 마늘, 쌈장을 듬뿍 넣어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풍성한 맛의 향연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얇은 고기라 그런지 야채와 함께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고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밑반찬으로 나온 매실장아찌를 곁들여 먹으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새콤달콤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고기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김부각도 바삭바삭하니 자꾸만 손이 가는 맛이었다.
정신없이 불고기를 먹다 보니 어느새 2인분이 뚝딱 사라졌다. 너무 맛있어서 1인분을 추가 주문했다. 이번에는 아껴 먹어야지 다짐했지만, 숯불 향이 코를 간지럽히는 순간, 또다시 젓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직원분께서 후식으로 김치국을 가져다주셨다. 얼큰하고 시원한 김치국에 고기가 듬뿍 들어가 있어 더욱 깊은 맛이 났다.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특별한 비주얼이었다. 뜨끈한 김치국을 마시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냉면을 안 먹고 가면 왠지 아쉬울 것 같아 물냉면을 하나 주문해서 나눠 먹었다. 쫄깃한 면발과 시원한 육수가 입안을 상쾌하게 만들어주었다. 불고기와 함께 먹으니 더욱 환상적인 조합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러 가는 길, 직원분들의 친절한 미소에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중간중간 테이블을 확인하며 필요한 것을 챙겨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광양 첫 방문이었는데, 좋은 인상을 남겨준 식당이었다.
나오는 길에 보니, 2층에는 100석 정도 되는 넓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단체 모임이나 회식 장소로도 좋을 것 같았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와서 광양불고기를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광양에서 맛본 숯불 광양불고기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적당히 달콤한 양념과 숯불 향이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선사했다. 친절한 서비스와 푸짐한 밑반찬은 만족도를 더욱 높여주었다. 광양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지역 맛집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숯불 향이 옷에 배어 있는 듯했다. 하지만 전혀 불쾌하지 않았다. 오히려 광양에서의 행복했던 식사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향기였다. 다음에 또 광양에 갈 일이 있다면, 반드시 이 식당에 다시 들러 광양불고기를 맛봐야겠다. 그땐 특양구이에도 도전해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