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부산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단 하나, 8년 만에 다시 찾은 춘하추동이었다. 처음 이곳을 알게 된 건 친구의 추천 덕분이었다. 부산 사람만이 아는 숨겨진 향토 밀면 맛집이라고 했던가.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게 될 줄이야. 서울역에서 KTX에 몸을 싣고, 창밖 풍경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며 춘하추동에서의 추억을 곱씹었다. 그때 그 맛은 과연 그대로일까?
부산역에 도착하자 습한 공기가 온몸을 감쌌다. 택시를 타고 춘하추동으로 향하는 길, 창밖으로 보이는 부산의 풍경은 여전했다. 드디어 도착한 춘하추동. 간판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지만, 그 모습마저 정겹게 느껴졌다. 서면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고, 주차장이 없는 것이 살짝 아쉽긴 하지만, 이 정도 맛이라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테이블을 가득 메운 손님들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나, 여전히 인기가 많은 곳이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고민할 것도 없이 물밀면과 만두를 주문했다. 사실 비빔밀면도 궁금했지만, 8년 전 그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어 물밀면을 선택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육수가 담긴 주전자를 가져다주셨다. 후추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육수를 마시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물밀면이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밀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뽀얀 면 위에는 얇게 썰린 편육과 노란 계란 고명, 그리고 다진 양념이 얹어져 있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휘 저어 육수와 섞으니, 한약재 향이 은은하게 퍼져 나왔다. 바로 이 향이었다. 춘하추동 밀면만의 매력적인 한방 육수 향.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올려 한 입 맛봤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면발이 입안 가득 퍼졌다. 육수는 8년 전 그 맛 그대로였다. 한약재 향이 강하게 느껴지면서도, 고기 육수의 깊은 감칠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다대기를 조금 덜어낸 후, 육수를 음미하니, 더욱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느껴졌다. 면발은 얇고 살짝 단단한 편이었다. 최근 스타일의 찰진 면과는 거리가 있지만, 오히려 옛날 밀면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듯했다.

곧이어 만두도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는 얇은 피에 속이 꽉 차 있었다. 젓가락으로 하나를 집어 간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육즙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만두는 밀면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차가운 밀면과 뜨끈한 만두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물밀면과 만두를 정신없이 먹어 치웠다. 땀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시원한 육수 덕분에 더위도 잊을 수 있었다. 춘하추동의 밀면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넘어, 내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었다. 8년 만에 다시 찾은 춘하추동은 여전히 내게 최고의 밀면 맛집이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는데,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에는 꼭 비빔밀면도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춘하추동을 뒤로했다. 혹시라도 고명에서 나는 향신료 향에 민감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겐 오히려 그 향이 춘하추동 밀면의 정체성처럼 느껴졌다.
부산에서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춘하추동 덕분에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부산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춘하추동은 꼭 다시 들러야 할 필수 코스가 될 것이다. 그때는 또 어떤 새로운 추억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차가운 면을 즐기지 않았던 나조차 춘하추동의 밀면을 잊지 못한다. 돈 주고 냉면을 사 먹는 일은 상상도 못 했던 내가, 이제는 먼저 춘하추동을 찾는다. 부산 서면에서 조금 떨어져 있고 주차장도 없지만, 그 모든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곳이다. 밀면 위에 올려진 편육 몇 점은 부드러웠고, 함께 나오는 계란은 고소했다.

셀프 육수 코너에서 따뜻한 육수를 가져다 마실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멸치 육수 베이스에 후추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육수는, 차가운 밀면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 또한 춘하추동 밀면의 매력 중 하나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밀면 위에는 얇게 썰린 오이와 계란 지단이 푸짐하게 올려져 있다.
춘하추동의 밀면은 내 인생 최고의 면 요리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이젠 다른 냉면이나 밀면은 쳐다보지도 않게 되었다. 춘하추동을 만나기 전과 후의 내 입맛은 완전히 달라졌다. 혹시라도 부산 서면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춘하추동에서 인생 밀면을 경험해보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만약 물밀면이 아닌 비빔밀면을 선택한다면,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넉넉한 양념에 비벼 먹을 수 있다. 오이, 무 등 다양한 채소와 함께 비벼 먹는 비빔밀면 또한 춘하추동의 인기 메뉴 중 하나다. 매콤달콤한 양념은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
춘하추동은 배달의 민족으로도 주문이 가능하다. 하지만 곱빼기 주문은 불가능하다는 점이 아쉽다. 넉넉한 양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직접 방문해서 곱빼기를 주문하는 것이 좋다. 물론, 곱빼기를 다 먹을 자신이 있다면 말이다.

개인적으로 면에 간이 너무 세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오히려 육수와 양념, 면의 조화가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짠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짜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춘하추동의 밀면은 부산 사람들의 입맛에 최적화된 맛이라고 생각한다.
춘하추동의 서비스와 청결도는 훌륭했다.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다음에 부산에 가게 된다면, 춘하추동은 무조건 다시 방문할 것이다. 그땐 비빔밀면과 함께 만두를 먹어봐야겠다. 춘하추동, 내 인생 최고의 부산 맛집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만두는 얇은 피 덕분에 속이 훤히 비친다. 찜기에서 갓 꺼낸 따끈한 만두는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젓가락으로 집어 올릴 때마다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한 입 베어 물면, 돼지고기와 야채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진다. 특히, 촉촉한 육즙은 만두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

춘하추동의 만두는 가격 대비 훌륭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혼자 방문해서 밀면과 만두를 모두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두 명이 함께 방문한다면 밀면 하나와 만두 하나를 시켜 나눠 먹는 것을 추천한다.

춘하추동은 내게 단순한 식당이 아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 준 공간이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변치 않는 맛으로 부산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맛집으로 남아주길 바란다. 다음 부산 방문 때는 또 어떤 새로운 메뉴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