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자락에서 만나는 푸짐한 인심, 합천 삼일식당에서 맛보는 행복한 한식 맛집 기행

가야산의 정기를 받으며 오랜만에 제대로 된 한정식을 맛보기 위해 합천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바로 ‘삼일식당’. 23년도 생생정보통에도 소개되었다는 이곳은 이미 합천에서는 알아주는 향토 음식 전문점이었다. 네이버 저장 건수만 봐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평소 부모님을 모시고 갈 만한 식당을 눈여겨봐두는 편인데, 삼일식당은 여러모로 만족스러울 것 같았다.

해인사IC에서 내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조금 들어가니, 드디어 삼일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낡은 기와지붕과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은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방문한 듯한 푸근한 인상을 주었다. 가게 앞에는 싱싱한 채소가 담긴 상자들이 놓여 있었고, 간판에는 ‘송이, 능이버섯 전문’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오늘 제대로 몸보신하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샘솟았다.

삼일식당 외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삼일식당의 외관. 간판에 적힌 ‘송이, 능이버섯 전문’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겨운 분위기의 홀이 나타났다. 테이블은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었고, 벽면에는 유명인들의 방문 사진과 싸인이 가득 걸려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대표의 사진도 눈에 띄었다. 역시 유명한 합천 맛집은 다르구나 싶었다. 식당 안은 이미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다행히 한 테이블이 남아있어 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송이버섯국 정식, 산채정식, 된장찌개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고민 끝에 나는 송이버섯국 정식을 주문했다. 향긋한 송이버섯의 풍미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쏟아져 나왔다. 26가지나 된다는 밑반찬은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있었고,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푸짐한 밑반찬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밑반찬. 26가지나 되는 반찬들이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있다.

더덕구이, 산채무침, 말린 버섯볶음 등 산채정식에 나올 법한 고급 반찬들은 물론이고, 깻잎 장아찌, 콩나물 무침, 김치 등 평범한 반찬들까지 어느 하나 소홀함이 없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갈치였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갈치는 짭짤한 맛이 일품이었다.

노릇노릇한 갈치구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갈치구이. 짭짤한 맛이 밥도둑이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송이버섯국이 나왔다. 뽀얀 국물 위로 큼지막한 송이버섯이 듬뿍 들어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은은한 송이버섯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인공적인 향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향긋함이 느껴졌다. 송이버섯은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었고, 국물은 시원하고 깔끔했다. 마치 깊은 산 속 옹달샘을 마시는 듯한 청량감이 느껴졌다.

송이버섯국
은은한 송이버섯 향이 일품인 송이버섯국. 큼지막한 송이버섯이 듬뿍 들어 있다.

밥 한 술 크게 떠서 송이버섯국에 말아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밥알 사이사이로 송이버섯 향이 스며들어, 씹을수록 풍미가 더해졌다.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맛을 음미하며 먹으니,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특히 더덕무침은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더덕의 향긋함과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자랑했다.

매콤달콤한 더덕구이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일품인 더덕구이. 밥반찬으로 제격이다.

솔직히 반찬 수가 너무 많아서 다 먹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웬걸. 젓가락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바람에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냈다. 오랜만에 정말 건강하고 맛있는 한 끼 식사를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삼일식당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사장님의 인심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사장님께서 “애들 데리고 오느라 고생했지? 다음에 또 와.”라며 따뜻한 미소를 지으셨다.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척 어른처럼 푸근한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식당 내부는 그리 크지 않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점심시간에는 손님들이 몰릴 수 있으니, 조금 한가한 시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매달 밑반찬이 바뀐다고 하니, 다음 방문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푸짐한 한 상 차림
다양한 반찬과 메인 요리가 어우러진 푸짐한 한 상 차림.

아, 그리고 한 가지 팁을 더하자면, 혹시 남은 반찬이 있다면 포장도 가능하다. 사장님께서 흔쾌히 싸주시니, 반찬통을 챙겨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먹을 만큼만 덜어 먹는 것이 중요하겠죠?

삼일식당에서 맛있게 식사를 하고 나오니, 가야산의 푸른 정기가 더욱 맑게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인심 덕분에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진 기분이었다. 합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삼일식당에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진 가야산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푸르른 녹음과 맑은 공기를 마시며, 나는 다시 한번 삼일식당에서의 행복한 식사를 떠올렸다. 다음에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다채로운 밑반찬
버섯볶음과 다채로운 채소들이 어우러진 밑반찬. 건강한 맛이 느껴진다.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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