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연휴,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아들 집 근처 맛집을 찾았다. 2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식당 앞은 이미 20팀의 대기 손님으로 북적였다. 기다리는 동안 무료로 제공되는 뻥튀기를 하나씩 집어 먹으며, 과연 이 기다림이 헛되지 않을까, 맛에 대한 기대와 함께 약간의 불안감이 스쳤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넓은 홀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활기 넘치는 분위기였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 않아 약간 어수선했지만, 맛있는 음식을 맛볼 생각에 설렘이 더 컸다. 메뉴판을 보니, 불고기와 막국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세트 메뉴가 눈에 띄었다. 우리는 들기름 막국수와 불고기를 주문했다. 메뉴판 사진 속 불고기는 숙주나물이 산처럼 쌓여져 있었고, 막국수는 김가루와 양념장이 듬뿍 올려져 있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코다리 막국수도 궁금했지만, 처음 방문했으니 가장 기본 메뉴부터 맛보기로 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놋으로 된 냄비에 숙주가 산처럼 쌓인 불고기가 나왔다. 숙주 위에는 얇게 슬라이스된 양파와 당근 한 조각이 얹어져 있었다. 마치 작은 산봉우리를 보는 듯한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불판이 달궈지면서 숙주가 숨이 죽고, 채소 육수가 흘러나와 불고기 양념과 어우러지는 모습은 시각적으로도 훌륭했다. 자작하게 익어가는 불고기는 달콤하면서도 짭짤한 냄새를 풍겼다.
들기름 막국수는 김가루와 깨가 듬뿍 뿌려져 나왔는데, 고소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막국수 위에는 빨간 양념장이 얹어져 있었고, 삶은 계란 반쪽이 함께 나왔다. 젓가락으로 비비니, 들기름의 윤기가 면발을 감싸면서 더욱 먹음직스러운 모습으로 변했다.
불고기가 어느 정도 익자, 젓가락으로 집어 맛을 보았다. 달콤한 양념이 잘 배어 있었지만, 조금 오래 익히니 질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불고기는 익자마자 바로 먹는 것이 좋다. 숙주와 함께 먹으니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불고기 국물은 단맛이 강했지만, 숙주와 함께 먹으니 단맛이 중화되는 느낌이었다.

들기름 막국수를 맛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들기름의 고소함이 일품이었다. 면발은 쫄깃했고, 양념장은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콤했다. 특히 면을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들깨의 식감이 독특하고 좋았다. 간간한 불고기와 매콤새콤한 막국수의 조합은 의외로 훌륭했다.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았다.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님들은 불고기를 먹기 좋게 잘라주고, 막국수를 비벼주는 모습이 정겨워 보였다. 연인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 곳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맛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옆 테이블에서 주문한 육개장을 보니, 예전보다 건더기가 부실해진 것 같았다. 또, 밥이 약간 떡밥인 점도 아쉬웠다. 하지만, 가격 대비 맛과 양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입구에 놓인 커피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을 뽑아 들었다. 밖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굳이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의 맛집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쯤 맛볼 만한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불고기와 막국수의 조합은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
며칠 후, 문득 이 곳의 들기름 막국수가 다시 먹고 싶어졌다. 주말 점심시간을 피해 방문했는데도, 여전히 30분 정도 웨이팅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들기름 막국수 맛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어 기다리기로 했다.
드디어 자리에 앉아 들기름 막국수를 주문했다. 며칠 전에 먹었던 불고기의 맛도 잊을 수 없어, 이번에도 함께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들기름 막국수와 불고기가 다시 놓였다. 여전히 먹음직스러운 모습이었다.

이번에는 불고기를 굽는 동안, 들기름 막국수부터 맛보았다. 역시 고소한 들기름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면발은 여전히 쫄깃했고, 들깨의 식감도 좋았다. 며칠 전에 먹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들기름의 풍미가 더욱 깊게 느껴졌다.
불고기가 어느 정도 익자, 이번에는 조금씩만 구워서 바로 먹었다. 그랬더니, 확실히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을 즐길 수 있었다. 달콤한 양념과 숙주의 아삭함, 그리고 부드러운 불고기의 조화는 정말 훌륭했다. 막국수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도 덜하고 더욱 맛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다음에는 코다리 막국수를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육개장의 건더기가 다시 풍성해지기를 기대해본다.

8년 전에도 이 곳을 방문한 적이 있다는 한 손님의 말을 떠올리며, 이 곳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맛집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비록 모든 사람의 입맛에 완벽하게 맞지는 않겠지만, 불고기와 막국수의 독특한 조합과 가성비 좋은 가격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다음에는 꼭 다른 메뉴도 도전해봐야겠다. 장지리에서 맛있는 추억을 만들고 돌아온 기분 좋은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