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함에 넋을 놓다, 용인 고기리에서 맛보는 막국수 맛집의 향연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늦가을, 문득 잊고 지냈던 막국수의 깊은 풍미가 떠올랐다. 특히 들기름 막국수 특유의 고소함은, 왠지 모르게 겨울의 문턱에서 더욱 간절해지는 맛이다. 용인 고기리에 그 맛을 제대로 내는 맛집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망설임 없이 차에 몸을 실었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한 고기리, 그 길을 따라 향긋한 가을 내음을 만끽하며 기대감을 키워갔다.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좁은 길 양 옆으로 늘어선 카페와 식당들이 눈에 띄었다. 드디어 웅장한 돌담이 눈앞에 나타났다. 마치 성벽처럼 쌓아 올린 돌담에는 “고기리막국수”라는 간판이 정갈하게 새겨져 있었다. 투박한 돌과 세련된 글씨체의 조화가 묘하게 어울린다. 돌담 옆으로는 계단이 나 있었는데, 마치 비밀의 정원으로 들어가는 듯한 설렘을 안겨주었다.

돌담에 둘러싸인 고기리막국수
돌담에 둘러싸인 고기리막국수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하얀색 플라스틱 의자들이 촘촘히 놓인 대기 공간은, 마치 인기 드라마 촬영장의 한 장면 같았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주변을 둘러봤다. 나무로 지어진 건물 외관은 한옥의 멋스러움을 풍겼고, 곳곳에 놓인 작은 화분들이 정겨운 분위기를 더했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판을 정독했다. 들기름 막국수가 가장 유명하다고 하니, 그걸 빼놓을 수는 없었다. 물 막국수와 비빔 막국수도 궁금했지만, 오늘은 들기름 막국수에 집중하기로 했다. 수육도 빼놓을 수 없다는 이야기에, 작은 사이즈로 하나 추가했다. 벽에 걸린 안내문에는 ‘들기름 막국수는 2012년 고기리막국수에서 처음 시작되었다’고 적혀 있었다. 자부심이 느껴지는 문구였다.

3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이름이 불렸다. 깔끔한 유니폼을 입은 직원분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은은한 조명과 따뜻한 분위기가, 기다림에 지친 나를 포근하게 감싸주는 듯했다.

고기리막국수 입구
고기리막국수 입구

자리에 앉자마자, 시원한 물김치가 나왔다. 붉은 고춧가루가 살짝 풀어져 있는 물김치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국물을 한 모금 들이키니, 새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온몸에 퍼져나갔다. 과하지 않은 양념 덕분에, 막국수의 풍미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들기름 막국수가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긴 막국수 위에는 김 가루와 깨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은은하게 풍기는 들기름의 향은, 식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젓가락으로 면을 살짝 들어 올리니, 100% 메밀로 만들었다는 면발이 모습을 드러냈다.

들기름 막국수
들기름 막국수

젓가락으로 면을 휘휘 저어 들기름과 김 가루, 깨를 골고루 섞은 후, 드디어 첫 입을 맛봤다.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들기름의 풍미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100% 메밀 면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쫄깃한 식감 또한 놀라웠다. 김 가루와 깨는 들기름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고소함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다. 정말, 예술의 경지라고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었다.

어느 정도 면을 먹은 후, 함께 나온 육수를 부어 먹어봤다. 차가운 육수가 더해지니,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들기름의 고소함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더해졌다. 마치 평양냉면처럼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이었다. 육수를 부어 먹으니, 처음과는 전혀 다른 막국수를 맛보는 듯했다.

물 막국수
물 막국수

수육 또한 훌륭했다. 적당한 두께로 썰어져 나온 수육은, 젓가락으로 집으니 부드러움이 그대로 느껴졌다. 입에 넣으니,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막국수와 함께 먹으니, 그 조화가 더욱 환상적이었다. 쫄깃한 면발과 부드러운 수육의 조합은, 정말 꿀맛이었다.

정신없이 막국수를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이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마지막 남은 국물까지 들이키니, 온몸에 따뜻함이 퍼져나가는 듯했다. 고소한 들기름의 여운은 오랫동안 입안에 맴돌았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추가로 막국수를 한 그릇 더 시킬까, 잠시 고민했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직원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밖으로 나오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좁은 도로와 긴 대기 시간은 불편했지만, 그 모든 것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대기석 풍경
대기석 풍경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공기를 마시니,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가는 듯했다. 고기리 지역명은, 이제 나에게 맛있는 막국수의 맛집 기억으로 가득한 곳이 되었다.

집에 도착해서도, 들기름 막국수의 고소한 여운은 계속되었다. 사진을 정리하면서, 다시 한번 그 맛을 떠올렸다. 조만간, 다시 한번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에는 물 막국수와 비빔 막국수도 꼭 먹어봐야지.

물 막국수 근접샷
물 막국수 근접샷

고기리막국수 방문 팁:

*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웨이팅이 길 수 있으니,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 매장 옆 주차장이 만차일 경우, 안내에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추가 주차장이 있다.
* 들기름 막국수는 꼭 먹어봐야 한다.
* 수육도 함께 시켜서 먹으면 더욱 맛있다.
* 물김치 국물도 꼭 마셔보자.

긴 기다림 끝에 맛본 들기름 막국수의 황홀경, 친절한 서비스와 멋스러운 분위기까지 더해져 완벽한 식사를 경험할 수 있었다. 고기리 맛집에서의 이 특별한 경험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메뉴판
메뉴판
또 다른 메뉴판
또 다른 메뉴판
건물 외관
건물 외관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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