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 부산 동래구에서 만난 인생 삼계탕 맛집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의 끝자락, 유난히 지치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몸보신이 절실했던 나는 든든한 삼계탕 한 그릇으로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부산 동래구청 근처, 입소문 자자한 삼계탕 전문점을 찾았다. ‘묵찌빠’님의 추천을 받아 방문하게 된 곳, 이름부터 정겨운 그곳은 이미 동네에서는 유명한 맛집으로 통하는 듯했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기다림을 감수해야 하는 법. 웨이팅을 각오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다행히 회전율이 빠른 덕분인지, 예상보다 짧은 시간 안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펼쳐 보니 삼계탕 종류는 단 두 가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래삼계탕’을 선택한다고 하니, 나 역시 망설임 없이 동래삼계탕을 주문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뚝배기에 담긴 삼계탕이 눈앞에 놓였다.

파채가 듬뿍 올려진 동래삼계탕
파채가 듬뿍 올려진 동래삼계탕

뚝배기 안에는 뽀얀 국물에 잠긴 닭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삼계탕 위에 수북하게 쌓인 파채였다. 파 특유의 향긋함이 코를 간지럽혔다. 젓가락으로 파채를 살짝 들어보니, 그 아래로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닭고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국물부터 한 입 맛보았다. 뽀얀 색깔과는 달리, 사골 육수의 느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인삼 향이 은은하게 감도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닭고기는 어찌나 부드러운지, 젓가락만 대도 살이 스르륵 흘러내렸다. 닭고기 한 점을 겉절이에 싸서 먹으니, 매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깍두기 역시 적당히 익어 아삭한 식감을 자랑했다.

닭고기 속에는 찹쌀이 가득 차 있었다. 닭고기와 함께 찹쌀을 떠먹으니, 든든함이 밀려왔다. 국물에 밥을 말아 닭죽처럼 즐기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묘미였다.

뽀얀 국물과 파채의 조화
뽀얀 국물과 파채의 조화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연령대가 지긋하신 분들이 많이 보였다. 역시, 어르신들의 입맛은 속일 수 없는 법. 15년째 이 곳을 방문하고 있다는 단골 손님도 있었다. 예전에는 국수 사리가 기본으로 제공되었지만, 이제는 제공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했던 식당 구조도 바뀌어, 이제는 신발을 신고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홀 서빙하시는 분들이 바쁜 탓인지, 친절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음식을 테이블에 툭툭 놓거나, 말투가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어렵다는 점도 아쉬웠다. 식당 주변에 주차장이 세 군데나 있지만, 1시간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주말이나 붐비는 시간에는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는데, 1시간 무료 주차는 다소 짧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모두 감수할 만큼, 삼계탕 맛은 정말 훌륭했다. 국물이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했으며, 닭고기는 입에서 살살 녹았다. 특히 파채가 더해져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일반 삼계탕과는 비교 불가한 특별한 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포장 손님들도 눈에 띄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집에서도 즐기고 싶은 법. 나 역시 다음에는 포장을 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참깨가 뿌려진 닭똥집
참깨가 뿌려진 닭똥집

함께 제공되는 닭똥집도 놓칠 수 없는 별미다. 꼬들꼬들한 식감과 고소한 참깨가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닭똥집 한 점에 인삼주 한 잔을 곁들이니, 완벽한 조합이었다. 인삼주 향이 다소 강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삼계탕과 함께 마시니 오히려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었다.

이 곳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 삼계탕’ 집으로 불리고 있었다. 나 역시 이 곳에서 맛본 삼계탕은 여태까지 먹어본 삼계탕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여름이 아니어도, 복날이 아니어도, 충분히 생각나서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깔끔한 밑반찬 세팅
깔끔한 밑반찬 세팅

다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다소 위험해 보였다. 이 점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만큼의 값어치를 하는 맛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깔끔하고 깊은 국물 맛, 부드러운 닭고기, 그리고 향긋한 파채의 조화는 돈이 아깝지 않은 훌륭한 경험이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오니,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특히 몸이 허할 때는 삼계탕 만한 보양식이 없는 것 같다.

다음에 또 몸보신이 필요할 때, 나는 망설임 없이 이 곳, 부산 동래구의 숨은 보석 같은 맛집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때는 좀 더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며, 삼계탕의 맛과 풍미를 제대로 음미하고 싶다. 그리고 이번에는 꼭 포장도 해와서, 가족들과 함께 이 맛있는 삼계탕을 즐겨야겠다.

식당을 나서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무더위도, 지친 일상도, 맛있는 삼계탕 한 그릇에 모두 잊혀지는 듯했다. 역시, 맛집은 사랑이다.

가게 진입로가 좁은 골목길에 위치해 있어 찾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옆에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 걱정은 덜 수 있다. 가게 외관은 평범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동래삼계탕 간판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동래삼계탕 간판

계산대 옆에는 포장 용기가 쌓여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포장을 해가는 것을 보니, 이 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입안에 남은 삼계탕의 은은한 단맛이 자꾸만 떠올랐다. 조만간 다시 방문해서, 이번에는 다른 메뉴도 맛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언제 먹어도 변함없는 진한 국물 맛, 이것이 바로 이 곳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뚝배기 안에서 웅크리고 있는 닭
뚝배기 안에서 웅크리고 있는 닭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무이니, 헛걸음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나 역시 처음 방문했을 때 휴무인 것을 모르고 갔다가 발길을 돌린 적이 있다.

이제 곧 가을이 오겠지만, 뜨끈한 삼계탕은 언제 먹어도 맛있는 음식이다. 특히 쌀쌀한 날씨에는 더욱 생각날 것이다. 올가을,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 삼계탕 한 그릇, 어떠신가요?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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