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팔공산으로 향했다.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올라가는 동안,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 그리고 짙은 녹음이 어우러진 모습은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팔공산 자락에 숨겨진 한정식 맛집, ‘전원’이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곳으로 천천히 차를 몰았다. 드디어 목적지에 가까워졌음을 알리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 풍경과 어우러진 ‘전원’이라는 간판이 정겹게 느껴졌다.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식당으로 향했다. 건물 외관은 소박했지만, 주변 조경이 잘 되어 있어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특히 돌담 위에 놓인 작은 화분들이 눈길을 끌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따뜻한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나무로 만들어진 테이블과 의자는 편안함을 더해주었고, 창밖으로 보이는 팔공산의 풍경은 식사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줄 것 같았다. 평일 점심시간이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보였고, 어르신들도 꽤 계셨다. 역시, 이런 곳은 어른들이 먼저 알아보시는 법이지.
자리를 안내받고 메뉴판을 펼쳐 보았다. 다양한 메뉴들이 있었지만, 나의 선택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바로 ‘영양돌솥밥’. 이곳에 오기 전부터 영양돌솥밥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 그런데 메뉴판에 적힌 문구가 눈에 띄었다. “영양돌솥밥은 주문 후 밥 짓는데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미리 전화를 하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안내도 덧붙여 있었다. 나는 미리 전화 예약을 하지 않았기에, 잠시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둘러보았다. 한쪽 벽면에는 다양한 그림들이 걸려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팔공산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식당 곳곳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정겨움이 마음에 들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영양돌솥밥이 나왔다.

영양돌솥밥과 함께 다양한 반찬들이 테이블 가득 차려졌다. 10가지가 넘는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있었고, 색깔도 어찌나 곱던지. 젓가락을 들기 전, 사진부터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찬들을 하나씩 살펴보았다. 콩나물무침, 시금치나물, 김치, 멸치볶음 등 익숙한 반찬들부터 시작해서, 이름 모를 나물 무침까지.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사진 속 테이블 위에는 둥근 스테인리스 쟁반이 놓여 있고, 그 주변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반찬 그릇들이 인상적이다. 나무 소재의 테이블과 의자는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었다.
드디어 영양돌솥밥의 뚜껑을 열었다.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면서,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밥 위에는 은행, 대추, 밤, 콩 등 다양한 견과류와 채소들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알은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웠다. 밥을 슥슥 비벼서 한 입 먹어보니, 정말 꿀맛이었다. 밥알 하나하나에 영양이 가득 담겨 있는 듯했고,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견과류의 식감도 좋았다. 특히, 갓 지은 밥 특유의 향긋함이 너무나 좋았다.

반찬들도 하나씩 맛보았다. 콩나물무침은 아삭아삭했고, 시금치나물은 부드러웠다. 김치는 적당히 익어서 밥과 함께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멸치볶음은 달콤 짭짤해서 자꾸만 손이 갔다. 특히, 이름 모를 나물 무침은 향긋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정말 좋았다. 어떻게 이런 맛을 낼 수 있을까 감탄하면서,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식사를 하면서, 문득 부모님 생각이 났다. 정갈한 음식을 좋아하시는 부모님을 모시고 오면 정말 좋아하시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꼭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정신없이 밥을 먹고 나니, 어느새 돌솥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숭늉을 부어서 누룽지를 만들어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따뜻하고 구수한 누룽지는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느낌이었다. 후식으로 나온 시원한 매실차를 마시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나를 맞아주셨고, 다음에 또 오라는 인사를 잊지 않으셨다. 친절한 사장님의 모습에 다시 한번 감동했다. 이곳 ‘전원’에서는 맛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따뜻한 정까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몇몇 후기에서 직원들의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언급된 것을 보았다. 밖에서 밥을 받아달라고 한다거나, 위생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다행히 그런 점을 느끼지 못했지만,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팔공산에는 또 다른 숨은 메뉴가 있었다. 바로 ‘염소보양탕’. 누린내가 전혀 없고 맛있다는 평이 있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처음에는 그냥 먹다가, 나중에 땡초를 넣어 먹으면 더욱 맛있다고 한다. 다음에는 꼭 염소보양탕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식당을 나서면서, 다시 한번 팔공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했다.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 그리고 짙은 녹음이 어우러진 모습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따뜻한 정이 있는 곳. 팔공산 ‘전원’은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해 주었다.

팔공산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전원’에서 느꼈던 따뜻함과 여유는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팔공산에 가게 된다면, 꼭 한번 ‘전원’에 들러 맛있는 식사를 즐겨보시길 바란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들을 바라보며, 나는 다음 방문을 기약했다. 그 때는 부모님과 함께, 그리고 꼭 염소보양탕을 맛보리라. 팔공산 ‘전원’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었다. 영양 가득한 돌솥밥과 푸근한 인심이 그리워지는 팔공산 속 대구 정통 맛집, ‘전원’에서의 행복한 식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