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으로 향하는 길, 굽이굽이 이어진 해안도로를 따라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겨울 바다는 짙푸른 색으로 웅장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SNS에서 눈여겨봤던 짬뽕집, ‘신신짬뽕’에 대한 기대감은 파도처럼 점점 더 커져갔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아담한 건물, ‘신신짬뽕’이라는 정갈한 글씨가 새겨진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왠지 모르게 숨겨진 울진 맛집 고수의 향기가 느껴졌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나무 테이블은 정겹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메뉴판을 정독한 끝에 대표 메뉴라는 차돌 짬뽕과, 왠지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보이는 멘보샤를 주문했다. 주문은 테이블에 놓인 태블릿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었다. 태블릿 화면에는 음식 사진이 함께 나와있어 메뉴 선택에 큰 도움이 되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차돌 짬뽕이 눈 앞에 나타났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김을 모락모락 풍기는 짬뽕은, 그 붉은 자태만으로도 충분히 매혹적이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차돌박이와 신선한 야채 고명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올리니, 탱글탱글한 면발이 묵직하게 따라 올라왔다.

국물부터 한 입 맛보았다. 깊고 진한 육수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불맛은 짬뽕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차돌박이의 고소한 기름이 더해진 국물은, 매콤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을 선사했다. 면발은 쫄깃하고 탱탱했으며, 국물과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차돌박이는 부드럽고 고소했으며, 신선한 야채들은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좋았다. 짬뽕 한 그릇에 담긴 다채로운 맛과 식감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차돌 짬뽕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멘보샤가 등장했다. 네 조각의 멘보샤는 노릇노릇한 황금빛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멘보샤는,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다진 새우로 가득 채워진 멘보샤는, 풍부한 새우의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했다. 멘보샤를 칠리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감칠맛은 더욱 살아났다.

짬뽕을 먹는 동안, 연신 배달 주문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현지인들에게도 인정받는 울진 짬뽕 맛집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실제로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많은 사람들이 포장 주문을 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차돌 짬뽕과 멘보샤를 깨끗하게 비우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도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꼬막 짬뽕이 궁금해졌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밥이 무한리필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짬뽕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면을 조금만 달라고 요청한 후, 밥을 말아 먹으면 더욱 푸짐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가게를 나서면서, 다음에 울진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때는 꼭 꼬막 짬뽕을 먹어봐야지.
돌아오는 길, 여전히 겨울 바다는 묵묵히 파도를 치고 있었다. 오늘 맛본 차돌 짬뽕의 깊고 뜨거운 맛은, 차가운 겨울 바다의 풍경과 묘하게 어울렸다. 울진에서의 특별한 미식 경험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신신짬뽕, 울진 여행의 필수 코스로 강력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