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구미를 찾았다. 20여 년 전 잦은 출장으로 발 도장이 닳도록 드나들던 곳. 그 시절, 나의 고단한 출장길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던 싱글벙글 복집의 시원한 복어매운탕이 문득 떠올랐다. 세월이 흘렀지만, 변함없는 맛으로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소식에 망설임 없이 발길을 옮겼다. 구미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은 복집은, 50년이 넘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듯 정겨운 모습이었다.
파란 하늘 아래, 큼지막한 복어 조형물이 얹어진 간판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초록색과 파란색의 조화가 산뜻한 외관은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촌스럽다는 느낌 없이 깔끔했다. 가게 입구에는 ‘어서오십시오’라는 문구가 정겹게 맞아주었고,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홀은 이미 손님들로 북적였다. 주차는 가게 앞에 마련된 공간이나, 주변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서니,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복어 요리를 즐기고 있었다. 다행히 점심시간을 살짝 비껴간 덕분에,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고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냉동 황복어와 생 밀복어 매운탕이 대표 메뉴인 듯했다. 잠시 고민하다가, 싱싱한 생 밀복어의 풍미를 느껴보고 싶어 매운탕 3인분과 복어 튀김 소자를 주문했다. 가격은 냉동 복어 매운탕이 1인분에 12,000원, 생 밀복어 매운탕이 16,000원이었다.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로 차려졌다. 콩나물 무침, 김치, 깍두기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콩나물 무침은 매운탕에 넣어 먹으면 환상적인 조합을 자랑한다고 했다. 잠시 후, 뚜껑이 덮인 채로 등장한 복어 매운탕 냄비. 스테인리스 냄비 뚜껑 위로 희미하게 비치는 붉은 양념과 복어의 실루엣이 식욕을 자극했다.
직원분께서 능숙한 솜씨로 뚜껑을 열고, 콩나물을 다대기와 참기름이 담긴 그릇에 옮겨 비벼주셨다. 새콤한 향이 코를 찌르는 콩나물 무침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매운탕이 어느 정도 끓기 시작하자, 직원분께서 국자로 국물을 떠서 맛보라고 권하셨다. 첫 입에 느껴지는 강렬한 식초 맛! 보통의 복어집들이 감칠맛을 위해 식초를 사용하는 것처럼, 이곳 역시 식초를 사용하여 맛을 낸 듯했다.
국물을 맛본 후, 테이블 위에 놓인 다진 마늘을 취향에 맞게 넣어 먹으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더욱 깊어졌다. 콩나물 무침과 함께 복어 살을 건져 먹으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복어는 크기가 작은 편이었지만, 콩나물과 함께 먹으니 부족함 없이 든든했다. 다만, 식초 맛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주문할 때 미리 식초 양을 조절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을 듯했다.

매운탕을 즐기는 사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복어 튀김이 등장했다. 튀김 소자는 복어 튀김 7개, 감자튀김 1개, 고추튀김 2개로 구성되어 있었다. 튀김옷은 다소 두꺼운 편이었지만, 바삭바삭한 식감이 좋았다. 특히 복어 살은 어찌나 부드러운지,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고소한 튀김옷과 담백한 복어 살의 조화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곁들여 나온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느끼함도 덜하고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어느덧 매운탕 국물은 바닥을 드러내고, 테이블 위에는 빈 그릇들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오랜만에 맛본 싱글벙글 복집의 복어 매운탕은, 예전 그 맛 그대로였다. 시큼하면서도 매콤한 국물, 쫄깃한 복어 살, 그리고 고소한 콩나물 무침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완벽한 맛이었다. 비록 가격은 예전에 비해 다소 오른 듯했지만, 맛과 서비스는 여전히 만족스러웠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싱글벙글 복집. 구미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 분점이 생겼다고 하지만, 역시 본점에서 맛보는 오리지널의 맛은 특별했다. 친절한 직원들의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바쁜 와중에도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에서,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온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가게 문을 나섰다. 문을 열자, 따스한 햇살과 함께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배부른 포만감과 함께, 오랜만에 맛본 추억의 맛 덕분에 기분까지 좋아졌다. 구미에 다시 오게 된다면, 싱글벙글 복집은 반드시 다시 방문해야 할 곳이다. 다음에는 복탕수육이나 껍질무침도 꼭 한번 맛봐야겠다.
싱글벙글 복집은 구미에서 복어 요리 전문점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특히 복어 매운탕은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 맛 덕분에 해장 음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맑은 탕인 복지리 역시 마늘이 듬뿍 들어가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점심시간에는 손님들이 몰려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단체로 방문할 경우에는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가게 내부는 다소 번잡하고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맛 하나만큼은 확실히 보장되는 곳이다. 특히 옛날 튀김 스타일의 복어 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다. 튀김옷이 두꺼운 편이지만,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 덕분에 계속 손이 간다.
싱글벙글 복집은 싱글벙글복집이라는 이름으로 프랜차이즈 사업도 하고 있지만, 역시 구미 본점에서 맛보는 것이 가장 특별하다. 5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곳은, 구미를 대표하는 지역 맛집으로 손색이 없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직원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덕분에 옛날 생각하면서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직원분은 환한 미소로 답했다. “다음에 또 오세요!” 싱글벙글 복집을 나서는 발걸음은, 어쩐지 더욱 가벼워진 듯했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구미의 풍경을 바라보며, 싱글벙글 복집에서 맛봤던 복어 매운탕의 여운을 곱씹었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함없는 맛을 지켜온 싱글벙글 복집. 앞으로도 오랫동안 구미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맛집으로 남아주기를 바란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한번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땐 복지리와 복탕수육도 함께 맛봐야지.
싱글벙글 복집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어린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구미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싱글벙글 복집에서 시원하고 얼큰한 복어 매운탕을 맛보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