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높은 가을 하늘 아래, 굽이굽이 이어진 산길을 따라 지리산 속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해발 800미터, 640고지를 훌쩍 넘어선 높이.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점점 더 짙푸른 녹음으로 물들어갔고, 도시의 소음은 아득히 멀어져 갔다. 목적지는 지리산의 숨겨진 보석 같은 곳, 돌판구이 전문점으로 이름난 특별한 맛집이었다.
가게에 가까워질수록, 신선한 공기가 폐 속 깊숙이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주변 경관은 그야말로 그림 같았다. 탁 트인 시야에는 먼 산의 능선이 부드럽게 펼쳐져 있었고, 그 아래로는 울창한 숲이 싱그러움을 더하고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맑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미세먼지가 시야를 방해했다는 것. 하지만 이 정도의 아쉬움은 곧 잊혀질 것을 예감했다. 왜냐하면,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 모든 것을 덮을 만큼 아름다웠으니까.
차에서 내리자,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푸근한 분위기가 나를 반겼다. 낡은 듯 정겨운 건물들과 드넓은 마당, 곳곳에 놓인 평상들이 편안함을 더했다. 비닐하우스 형태의 공간도 눈에 띄었는데, 겨울에는 따뜻하게 난방을 해서 운영하는 듯했다. 내가 방문한 날은 다행히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아 바깥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커다란 돌판이 놓인 테이블이 눈에 들어왔다. 일반적인 불판과는 차원이 다른 묵직함과 투박함이 느껴졌다. 곧이어 밑반찬들이 차려졌는데, 하나하나 직접 만든 듯 신선하고 정갈했다. 특히 산나물 무침은 향긋한 숲의 향기를 그대로 담고 있는 듯했다.
메뉴는 고민할 것도 없이 돌판 닭구이로 정했다. 이 집의 대표 메뉴이자, 지리산의 정기를 듬뿍 받은 닭고기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메뉴라고 하니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잠시 후, 큼지막하게 손질된 닭고기가 돌판 위에 올려졌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돌판의 열기가 서서히 올라오면서, 닭고기는 노릇노릇하게 익어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육즙이 그대로 살아있는 닭고기의 자태는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잘 익은 닭고기 한 점을 입에 넣으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풍미. 이것이 바로 지리산의 맛이구나!
함께 구워진 감자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겉은 살짝 탄 듯하면서도 속은 포슬포슬하게 익은 감자는, 닭고기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뜨거운 감자를 호호 불어가며 먹으니,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주인 부부의 따뜻한 배려도 느낄 수 있었다.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굽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는 모습에서 정겨움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친척 집에 방문한 듯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던 것도 이 집의 매력 중 하나였다.
가을 햇살이 따스하게 쏟아지는 오후, 돌판 위에 떨어진 낙엽은 붉게 물들어 더욱 운치 있는 풍경을 자아냈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순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낡은 듯한 건물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마당 한켠에는 장작이 쌓여 있었는데, 겨울에는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듯했다.

식당 주변은 온통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울창한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이 끊임없이 들려왔다. 잠시 벤치에 앉아 숲의 향기를 맡으니, 몸과 마음이 저절로 힐링되는 기분이었다. 도시에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깨끗하게 사라지는 듯했다.
높은 지대에 위치한 덕분에,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집의 큰 매력이다. 특히 해 질 녘 노을이 지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라고 한다. 아쉽게도 나는 해가 지기 전에 떠나야 했지만, 다음에는 꼭 노을을 감상하며 저녁 식사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리산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이 모든 것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주인 부부의 친절한 서비스는 덤이었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지리산의 풍경을 다시 한번 눈에 담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던 하루였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하고 싶을 때, 이곳을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지리산 지역의 숨겨진 맛집,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자연과 함께 힐링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