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점심시간, 드디어 낙동강변에 자리한 그 유명한 맛집으로 향하는 날이 밝았다. ‘갈미조개’라는 독특한 이름이 붙은 샤브샤브를 맛볼 생각에 전날부터 얼마나 설렜는지 모른다. 부산에서 샤브샤브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이곳은, 평일에도 웨이팅이 있을 정도라고 하니 기대감은 더욱 증폭됐다. 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식당 문을 열자, 친절한 이모님들의 활기찬 인사가 쏟아졌다. 첫인상부터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역시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갈미샤브’였다. 갈미조개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 어떤 맛일까 궁금했는데, 다들 이 메뉴를 강력 추천하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남편과 둘이 방문했기에 갈미샤브 중 사이즈를 주문하고, 조개만 따로 추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윽고 테이블 위로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놓이기 시작했다.
소박하지만 정갈한 밑반찬들은 하나하나 맛깔스러웠다. 특히 김치는 적당히 익어 아삭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도 전에 밑반찬 맛에 푹 빠져 버렸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갈미샤브가 모습을 드러냈다.

커다란 냄비 안에는 싱싱한 야채와 뽀얀 국물이 가득했고, 그 위에는 주인공인 갈미조개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사진에서 보듯, 냄비 안에는 배추, 숙주, 팽이버섯, 대파 등 다채로운 채소가 보기 좋게 담겨 있었다. 육수는 맑고 깨끗했으며, 은은한 해산물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갈미조개는 껍데기를 제거한 채 먹기 좋게 손질되어 나왔는데, 뽀얀 속살과 주황색 краешек (가장자리)이 신선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 이모님께서 갈미조개를 샤브샤브처럼 살짝 담가 먹으라고 알려주셨다. 작은 채반에 갈미조개를 넣고 뜨거운 육수에 살짝 데쳐 먹으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마치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듯한 느낌이었다.

평소 해산물을 즐겨 먹는 편은 아닌데, 갈미조개는 전혀 비린 맛이 없고 담백해서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남편 역시 “소고기 샤브샤브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며 감탄했다.
갈미조개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에는 육수에 야채를 넣어 함께 끓여 먹었다. 시원한 해물 육수에 아삭한 야채가 더해지니, 국물 맛이 더욱 깊어졌다. 특히 팽이버섯의 쫄깃한 식감과 배추의 달큰한 맛이 일품이었다.

맑고 시원한 국물은 정말 ‘술을 부르는 맛’이었다. 하지만 평일 낮이라 아쉽게도 술은 패스해야 했다. 다음에는 꼭 저녁에 방문해서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함께 갈미샤브를 즐겨야겠다고 다짐했다.
갈미조개와 야채를 모두 건져 먹고 난 후에는 칼국수 사리를 추가했다. 쫄깃한 면발이 시원한 육수를 머금어 정말 꿀맛이었다. 면을 워낙 좋아하는 나로서는 칼국수 사리를 빼놓을 수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한국인의 디저트는 역시 볶음밥! 남은 육수에 밥을 볶아 먹기로 했다. 이모님께서 직접 볶아주신 볶음밥은 김가루와 참기름의 고소한 향이 어우러져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을 남길 수는 없었다. 숟가락을 놓지 못하고 계속 볶음밥을 퍼먹었다. 정말이지 ‘배부른 돼지’가 된 기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창밖으로 펼쳐진 낙동강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탁 트인 강 view를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그야말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입도 즐겁고 눈도 즐거운 식사였다.
친절한 이모님들의 서비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갈미조개는 처음 먹어봤는데, 정말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앞으로 자주 방문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부산에 오면 꼭 한 번 들러보시길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남편과 나는 갈미샤브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음에는 부모님 모시고 꼭 다시 오자”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오늘, 나는 부산에서 잊지 못할 맛있는 추억을 만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