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의 마지막 날,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었다. 목적지는 구리, 오래전부터 곱창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원조 유박사 곱창’이었다. 사실 곱창은 흔한 메뉴이지만, 이곳은 왠지 모르게 특별한 끌림이 있었다. 어쩌면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넘어,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줄 것 같은 기대감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저녁 시간, 가게 앞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나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겨우 자리를 잡아 1층은 이미 만석이었고, 3층으로 안내받았다. 1층만 있는 줄 알았는데, 3층까지 있는 규모에 놀라웠다. 3층 한켠에는 흡연실이 마련되어 있어 담배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다행히 곱창 냄새에 묻혀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가게 외관부터 풍기는 오랜 내공이 느껴진다. 파란색과 노란색의 조화가 눈에 띄는 간판은 1989년부터 이 자리를 지켜왔음을 알려준다. 촌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정겹고 푸근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한 반가움이랄까.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훑어봤다. 곱창, 막창, 전골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역시 대표 메뉴는 곱창이었다. 망설임 없이 곱창 2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차려졌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미역냉국이었다. 보통 곱창집에서는 동치미를 내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시원한 미역냉국을 제공한다는 점이 독특했다. 새콤하면서도 시원한 미역냉국은 곱창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곱창이 등장했다. 은박지를 덮은 둥근 철판 가득 담긴 곱창은 보기만 해도 입 안 가득 침이 고였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곱창 위에는 тонкий 당면과 채소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곱창 특유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며 식욕을 더욱 돋우었다.

곱창을 한 점 집어 초고추장에 푹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곱창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특히 초고추장의 매콤새콤한 맛이 곱창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환상의 조합을 이루었다. 왜 이곳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맛집인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곱창과 함께 тонкий 당면을 함께 먹으니 더욱 꿀맛이었다. 쫄깃한 곱창과 부드러운 당면의 식감이 어우러져 씹는 재미를 더했다. 곱창 기름에 볶아진 тонкий 당면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요리였다.

아들이 치즈 사리를 좋아해서 추가했는데, 솔직히 내 입맛에는 별로였다. 역시 곱창은 오리지널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아들은 치즈 사리를 추가한 곱창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괜스레 뿌듯했다.
어느덧 곱창을 거의 다 먹어갈 때쯤, 볶음밥을 주문했다. 곱창 기름에 볶아먹는 볶음밥은 정말 최고의 마무리를 장식해준다. 김가루와 야채가 듬뿍 들어간 볶음밥은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일품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볶음밥 한 톨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다. 정말이지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오랜만에 정말 맛있는 곱창을 먹어서 기분이 좋았다. ‘원조 유박사 곱창’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어린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앞으로도 종종 이곳에 들러 곱창을 먹으며 옛 추억을 곱씹어야겠다. 구리 곱창 맛집을 찾는다면, ‘원조 유박사 곱창’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곱창전골도 칼칼해서 느끼하지 않고 좋다고 하니, 다음에는 곱창전골에 도전해봐야겠다. 곱창으로 건물을 올릴 정도라니, 그 맛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원조 유박사 곱창’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밤이 깊어 있었다.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오늘, 나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잊고 지냈던 소중한 추억 하나를 되찾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