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낮, 꿀 같은 자유시간이 생겼다. 평소 가보고 싶었던 김천 율곡동의 작은 카페, ‘도브릐’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후기를 찾아보니, 디저트 맛은 물론이고 아늑한 분위기와 친절한 서비스까지 칭찬 일색이었다. 특히 남편이 먼저 다녀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케이크 맛이 너무나 궁금했다. 망설일 틈 없이 서둘러 차에 시동을 걸었다. 오늘은 도브릐에서 달콤한 시간을 보내리라 마음먹으며.
카페에 가까워질수록 주변은 점점 한적해졌다. ‘정말 이런 곳에 카페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때쯤, 눈앞에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예쁜 건물이 나타났다. 드디어 도브릐에 도착했다. 넓찍한 공간에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커피 향과 따뜻한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화이트톤의 벽에 원목 가구들이 놓여 있어 아늑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었다. 햇살이 잘 들어오는 창가 자리에는 싱그러운 화병이 놓여 있었는데, 생화라서 그런지 공간에 생기를 더하는 듯했다. 마치 잘 꾸며진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어디에 앉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창밖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뭘 먹을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커피 종류도 다양했지만, 디저트 라인업이 정말 화려했다. 케이크, 쿠키, 버터바, 심지어 붕어빵까지! 하나하나 다 먹음직스러워 보여서 결정 장애가 올 지경이었다.

고민 끝에 도브릐의 시그니처 메뉴라는 ‘도브릐 뷜레 라떼’와 ‘빅토리아 케이크’를 주문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끌리는 ‘두바이 초콜릿’도 하나 추가했다. 주문을 마치고 카페 내부를 둘러보는데, 곳곳에 놓인 LP판과 오디오 시스템이 눈에 띄었다. 사장님이 음악에도 조예가 깊으신 듯했다. 실제로 카페 안에는 잔잔하고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와 더욱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었다.
잠시 후,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먼저 ‘도브릐 뷜레 라떼’는 층층이 쌓인 색감이 정말 예뻤다. 맨 위에는 슈가 크런치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아래에는 부드러운 크림과 우유가 조화롭게 섞여 있었다. 슈가 크런치를 살짝 떠먹어보니 달콤하면서도 바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라떼를 한 모금 마셔보니, 달콤한 크림과 쌉싸름한 커피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냈다.

‘빅토리아 케이크’는 층층이 쌓인 시트 사이에 라즈베리 잼과 크림이 듬뿍 들어 있었다. 케이크를 한 입 베어 무니, 부드러운 시트와 달콤한 잼, 상큼한 크림이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특히 라즈베리 잼의 상큼함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왜 남편이 그렇게 극찬했는지 알 것 같았다. 정말 ‘핵핵핵핵핵 존맛’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맛이었다.
마지막으로 ‘두바이 초콜릿’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독특한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겉에는 코코아 파우더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안에는 카다이프라는 얇은 면이 가득 차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니, 겉의 바삭함과 속의 촉촉함이 동시에 느껴지면서 입안 가득 달콤함이 퍼졌다. 카다이프의 독특한 식감도 재미있었고,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맛이 느껴졌다.

디저트를 먹으면서 창밖을 바라보니,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맛있는 디저트를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잠시 잊고 있었던 여유와 행복을 되찾은 기분이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신 쿠키라며 서비스로 하나 내어주셨다. 따뜻한 미소와 함께 건네주시는 쿠키에서 따뜻한 정이 느껴졌다. 쿠키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으며, 은은한 버터 향이 정말 좋았다. 사장님의 친절함 덕분에 기분 좋게 카페를 나설 수 있었다.

도브릐에서의 시간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맛있는 디저트는 물론이고, 아늑한 분위기와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혹은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김천 율곡동에서 인생 디저트를 맛보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브릐를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기분 좋게 집으로 향했다.
돌아오는 길, 문득 도브릐의 뜻이 궁금해졌다. 검색해보니 러시아어로 ‘친절한’, ‘착한’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카페 이름처럼 친절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던 도브릐. 앞으로 김천에 올 때마다 꼭 들러야 할 나만의 아지트가 생긴 것 같아 왠지 모르게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다음에 방문하면 다른 디저트들도 꼭 먹어봐야겠다. 특히 말랑 큐브, 쿠앤크, 치즈 등 다양한 맛이 있다는 쫀득한 말랑 큐브와, 고구마 케이크도 꼭 먹어봐야지. 아, 그리고 붕어빵도!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도브릐, 곧 다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