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로 향하는 길,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차창 밖 풍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푸른 하늘 아래 펼쳐진 산들의 능선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목적지는 영월에서 오래된 맛집으로 소문난 ‘사랑방 식당’. 7년째 단골이라는 사람부터, 영월에 오면 꼭 들러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숱한 추천들이 내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과연 어떤 맛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드디어 도착한 식당은 소박한 외관부터 정겨움이 느껴졌다. 붉은 벽돌과 흰색 건물이 조화를 이루고, 싱그러운 화분들이 놓여 있는 모습은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방문한 듯한 따뜻한 분위기를 풍겼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넓고 깔끔한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좌식 테이블과 의자 테이블이 모두 마련되어 있어 편안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산초 두부전골과 곤드레밥이 가장 눈에 띄었다. 특히 산초 두부전골은 흔히 접하기 어려운 메뉴라 더욱 궁금증을 자아냈다. 산초 특유의 향을 좋아한다면 마라탕처럼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에 망설임 없이 산초 두부전골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놓였다.
반찬 가짓수도 다양했지만,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들깻잎은 향긋한 향과 짭짤한 맛이 어우러져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콩나물 무침은 아삭아삭했고, 깍두기는 시원하면서도 적당히 익어 입맛을 돋우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산초 두부전골이 등장했다. 붉은 빛깔의 국물 위로 듬뿍 올려진 두부, 버섯, 채소들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코를 찌르는 듯한 강렬한 산초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산초의 독특한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면서, 일반적인 두부전골과는 차별화된 풍미를 선사했다. 두부는 부드럽고 고소했고, 버섯과 채소는 신선하고 아삭했다. 특히 국물이 잘 배어든 두부를 밥 위에 올려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산초의 향이 처음에는 조금 강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먹다 보면 점점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마치 마라탕처럼, 얼얼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맛이 계속해서 젓가락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산초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만족할 만한 맛이었다.

옆 테이블에서 곤드레밥을 시킨 손님들을 보니, 나도 왠지 곤드레밥을 맛보고 싶어졌다. 갓 지은 밥에 곤드레가 듬뿍 올려져 있고, 양념장과 함께 비벼 먹으니 향긋한 곤드레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곤드레의 부드러운 식감과 밥의 조화가 훌륭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자, 사장님께서 멀리서 왔다며 시원한 사이다 한 병을 서비스로 주셨다. 넉넉한 인심과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받았다. 비록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식당은 아니었지만, 푸근하고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사랑방 식당은 가성비도 훌륭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싶은 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인 곳이다. 다음에도 영월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다. 그때는 녹두 오리백숙에 도전해 봐야겠다.
식당을 나서며, 따뜻한 햇살 아래 펼쳐진 영월의 풍경을 다시 한번 눈에 담았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더욱 행복한 여행으로 기억될 것 같다. 영월에서 소박하지만 진심이 담긴 한 끼 식사를 경험하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사랑방 식당’을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창밖으로 보이는 푸른 산과 뭉게구름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 주었다. 영월은 아름다운 자연뿐만 아니라, 따뜻한 인심과 맛있는 음식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사랑방 식당에서의 경험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