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손을 잡고 나선 길, 오늘은 왠지 특별한 점심 식사가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목적지는 안양 호계, 어머니께서 극찬을 아끼지 않으시던 추어탕 전문점이었다. 평소에도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나였지만, 어머니의 칭찬은 그 신뢰도가 남달랐기에 기대감은 더욱 커져갔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앞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번호표도 없이 그저 묵묵히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속에서, 나 또한 기다림에 동참했다. 기다리는 동안, 식당 안에서 풍겨져 나오는 구수한 추어탕 냄새가 코를 찔렀다. 꼬르륵, 뱃속에서는 이미 난리가 났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생각보다 넓은 홀은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는 정갈하게 놓여 있었고, 곳곳에는 정겨운 분위기를 더하는 소품들이 놓여 있었다. 스테인리스로 반짝이는 밥솥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깔끔함을 더했고, 한쪽 벽면에는 새싹삼의 효능에 대한 설명이 붙어 있었다. 메뉴판은 심플했다. 상황추어탕과 수육, 그리고 공기밥이 전부였다. 우리는 당연히 상황추어탕을 주문했다. 가격은 단돈 9천 원.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가격으로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주문과 동시에 테이블 위는 순식간에 다채로운 음식들로 가득 찼다. 뽀얀 두부, 매콤한 간장게장, 향긋한 새싹 채소, 그리고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수육까지. 마치 한정식집에 온 듯한 푸짐한 상차림에 입이 떡 벌어졌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앙증맞은 크기의 새싹삼이었다. 쌉싸름하면서도 싱그러운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수육은 잡내 하나 없이 부드러웠고, 간장게장은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반찬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상황추어탕이 나왔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뽀얀 국물 위에는 향긋한 미나리와 다진 마늘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숟가락으로 휘저으니, 걸쭉한 국물 속에 숨어있던 미꾸라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먼저 국물부터 맛보았다. 진하고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정말 예술이었다. 미꾸라지 특유의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상황버섯으로 우려낸 육수 덕분인지, 뒷맛이 깔끔하고 개운했다. 밥은 강황으로 지은 노란 밥이 나왔다. 찰기가 느껴지는 밥알은 그 자체로도 훌륭했지만, 추어탕 국물에 말아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테이블에는 다양한 종류의 양념이 준비되어 있었다. 취향에 따라 들깨가루, 산초가루, 청양고추 등을 넣어 먹을 수 있었다. 나는 들깨가루와 산초가루를 듬뿍 넣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고소하면서도 알싸한 향이 추어탕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정신없이 추어탕을 먹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직접 테이블을 돌아다니시며 손님들에게 인사를 건네셨다. 친절한 미소와 따뜻한 말씀에 기분까지 좋아졌다. 이런 사장님의 양심적인 영업 덕분에 이 집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뚝배기는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맛있는 추어탕을 단돈 9천 원에 먹을 수 있다니, 정말 믿기지 않았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분명 부모님도 이 집의 추어탕 맛에 반하실 것이다.
식당을 나서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그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집의 추어탕은 기다림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안양 호계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 집을 방문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맛과 푸짐한 인심까지 느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재료가 소진되면 일찍 문을 닫는다고 하니, 서둘러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나는 이미 다음 방문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