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고향인 마산에 내려갈 일이 생겼다. 어릴 적 추억이 가득한 창동 거리를 걷다 보니, 문득 맛있는 음식이 당겼다. 스마트폰을 켜 들고 검색을 시작했다. 그러다 내 눈길을 사로잡은 곳이 있었으니, 바로 7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한정식집, ‘불로식당’이었다. 1951년에 문을 열어 3대째 이어오고 있다는 이야기에, 나는 망설임 없이 발길을 옮겼다. 과연 어떤 맛과 이야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가게 문을 열었다.
낡은 듯 정겨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은 조금 좁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옆 테이블의 이야기 소리가 정겹게 들려왔다. 마치 오랜 친구 집에 방문한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벽에는 빛바랜 사진들이 걸려 있었는데, 아마도 이 식당의 역사를 보여주는 기록들이리라. 왠지 모를 따뜻함이 가슴 한 켠을 채우는 듯했다.
메뉴는 단 하나, 한정식 코스였다. 2인 기준으로 1인당 25,000원, 3인 이상이면 20,000원이라는 가격은,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꽤나 합리적이었다. 나는 혼자였지만, 맛있는 음식을 맛볼 생각에 2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들이 하나둘씩 놓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싱싱한 해산물이었다. 바닷가 도시답게, 멍게, 해삼,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이 접시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윤기가 흐르는 횟감은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렸다. 신선한 바다 내음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정말 훌륭했다. 곁들여 나온 톳과 해초는 쌉싸름하면서도 독특한 풍미를 더했다.
이어서 따뜻한 숯불이 들어오고, 그 위에 불고기가 올려졌다.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은은한 숯불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불고기는 보기에도 부드러워 보였는데, 실제로 입에 넣으니 정말 살살 녹았다. 달콤 짭짤한 양념이 고기 깊숙이 배어 있어, 밥 없이 그냥 먹어도 맛있었다.

한정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탕 요리. 이곳에서는 닭백숙이 나왔다. 커다란 뚝배기에 담겨 나온 닭백숙은 보기만 해도 든든했다. 뽀얀 국물은 깊고 진한 맛을 자랑했고, 닭고기는 푹 삶아져 뼈에서 살이 저절로 분리될 정도였다. 뜨끈한 국물을 마시니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특히 닭 껍질은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이 외에도 마요네즈 사라다, 콘치즈, 잡채 등 다양한 밑반찬들이 나왔다.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지만, 특별히 인상 깊었던 것은 역시 해산물 요리들이었다.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슴슴한 간은, 짜고 매운 경상도 음식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마치 일본 음식처럼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이랄까.
식사를 하면서 문득 사장님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왠지 모르게 일본인 후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여쭤보지는 않았다. 중요한 것은 국적이나 혈통이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솜씨니까.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주차 할인권을 챙겨주셨다. 가게 앞 주차 공간은 협소하지만, 근처 창동공영주차장에 주차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했다.

불로식당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마산이라는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함없는 맛을 지켜온 노포의 저력, 그리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정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마산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나는 주저 없이 불로식당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몇몇 사람들은 이곳의 한정식을 ‘특별함보다는 평범함’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또 다른 이는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가는 스시집 스끼다시 같은 밑반찬들 가득에 한정식으로 그나마 쳐줄 수 있는 메인 몇가지 나온다”라며, 정갈함이나 서비스 수준에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좁은 테이블 간격과 시끄러운 분위기 때문에 제대로 식사를 즐기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 역시 완벽하게 만족한 것은 아니었다. 2만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훌륭하지만, 정말 ‘최고의 맛집’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왜냐하면 불로식당은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추억과 역사를 함께 판매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동안 마산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불로식당. 그 이름처럼,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며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을 나누어주기를 기대해본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방문해야겠다.

총평
* 맛: 슴슴하고 담백한 스타일의 한정식. 해산물이 특히 신선하고 맛있다.
* 가격: 2인 50,000원, 3인 이상 1인당 20,000원으로 가성비가 괜찮은 편이다.
* 분위기: 정겹고 편안한 분위기. 테이블 간 간격이 좁고 다소 시끄러울 수 있다.
* 서비스: 친절한 사장님 부부가 운영한다. 주차 할인권을 제공한다.
* 추천 대상: 마산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싶은 사람, 가성비 좋은 한정식을 즐기고 싶은 사람.
꿀팁
* 가게 앞 주차 공간이 협소하므로, 근처 창동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 일요일은 휴무이므로, 방문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 2인 이상 방문하면 더욱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식당 정보
* 상호: 불로식당
* 주소: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137
* 전화번호: 055-246-6260
*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 ~ 오후 9시 (매주 일요일 휴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