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으로 향하는 아침, 뭉게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유난히 따스하게 느껴졌다. 오늘은 아이들과 함께 한천박물관에서 젤리를 만들고, 밀양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특별한 만두를 찾아 떠나는 날! 며칠 전부터 아이들은 쫀득한 젤리와 동글동글한 만두를 상상하며 들떠 있었다. 특히 ‘굴림만두’라는 이름이 어찌나 귀여운지, 녀석들은 틈만 나면 굴림~ 굴림~ 노래를 불렀다.
드디어 한천박물관에 도착! 알록달록한 색깔의 젤리들을 직접 만지고, 맛보며 아이들은 신나는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젤리 만들기 체험이 끝나갈 무렵, 아이들의 머릿속은 온통 굴림만두 생각뿐이었다. 서둘러 밖으로 나와 굴림만두를 찾아 나섰다.
네비게이션을 따라 도착한 곳은 아담하고 소박한 분위기의 분식점, 바로 ‘굴림당’이었다. 붉은 벽돌 건물에 오렌지색 차양막이 쳐진 모습이 정겹다. 차양막에는 귀여운 아이 얼굴이 만두를 들고 있는 그림과 함께 “GULLIMDANG”이라고 적혀 있었다. 간판 글씨체마저 동글동글한 것이 굴림만두를 연상케 했다. 외관에서부터 느껴지는 따뜻함에 괜스레 미소가 지어졌다.

아뿔싸! 3시 30분, 브레이크 타임에 딱 걸려버린 것이다. 아이들의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근처에 있는 쌉버거에서 햄버거를 하나씩 먹으며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햄버거를 먹으면서도 아이들은 “빨리 굴림만두 먹으러 가자”며 재촉했다. 녀석들의 굴림만두 사랑에 웃음이 나왔다.
브레이크 타임이 끝나자마자 굴림당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가게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자그마한 가게 안은 이미 손님들로 북적였다. 테이블 몇 개가 놓인 아담한 공간이었지만, 훈훈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친절한 직원분들이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메뉴판을 보니 굴림만두, 얇은피만두, 스페셜 만두 등 다양한 만두 종류가 있었다. 굴림고기만두, 굴림매운만두, 굴림표고만두를 모두 맛볼 수 있는 모듬만두와 야채비빔만두를 주문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 따뜻한 육수가 먼저 나왔다. 멸치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깔끔한 육수였다. 쌀쌀한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했다. 아이들은 따뜻한 육수를 마시며 굴림만두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워갔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만두가 나왔다. 동글동글 귀여운 굴림만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뽀얀 자태를 뽐내는 굴림고기만두,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하는 굴림매운만두, 표고버섯의 향긋함이 느껴지는 굴림표고만두까지, 색깔도 모양도 맛도 각양각색이었다. 얇은피만두는 길쭉한 모양이 먹음직스러웠고, 통새우가 훤히 비치는 모습이 신선함을 더했다.

젓가락으로 굴림고기만두를 집어 들었다. 겉은 매끄럽고 속은 촉촉해 보였다. 한 입 베어 무니 육즙이 팡팡 터져 나왔다. 돼지고기의 풍미와 은은한 생강 향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행복한 맛이 퍼졌다. 아이들도 “진짜 맛있다!”를 연발하며 굴림고기만두를 순식간에 해치웠다. 굴림매운만두는 맵찔이인 나에게는 조금 매웠지만, 깔끔하게 매운맛이 자꾸만 손이 가게 했다. 굴림표고만두는 표고버섯의 깊은 향과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짐육을 사용해서인지 간혹 물렁뼈가 씹히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맛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얇은피만두 또한 훌륭했다. 쫄깃한 만두피와 신선한 속 재료의 조화가 돋보였다. 특히 통새우만두는 탱글탱글한 새우의 식감이 살아있어 정말 맛있었다.
곧이어 야채비빔만두가 나왔다. 접시 가득 담긴 푸짐한 야채와 바삭하게 튀겨진 만두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튀긴 만두는 일반적인 군만두와는 다른,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튀김옷이 만두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신선한 야채는 아삭아삭한 식감을 더했고, 매콤달콤한 양념장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야채의 양이 조금만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래도 정말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아이들은 굴림만두가 너무 맛있다며 정신없이 먹어댔다. 특히 굴림고기만두는 아이들의 입맛에 딱 맞았는지, 서로 더 먹으려고 경쟁까지 했다. 햄버거를 먹었던 배부른 아이들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나 또한 굴림만두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다. 동글동글 귀여운 모양도, 입안에서 팡팡 터지는 육즙도, 은은하게 퍼지는 생강 향도 모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하늘은 붉게 물들어 아름다운 노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굴림당에서의 맛있는 식사는 밀양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아이들은 돌아오는 차 안에서 굴림만두 이야기를 끊임없이 했다. “다음에 또 굴림만두 먹으러 오자”는 아이들의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굴림당은 단순히 맛있는 만두를 파는 곳이 아니라, 따뜻한 정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친절한 직원분들의 미소, 아담하고 편안한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굴림만두의 맛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음번 밀양 방문 때도 꼭 다시 들러 굴림만두를 맛봐야겠다. 그땐 쫄면도 함께 먹어봐야지!

밀양에서 잊지 못할 맛집 경험을 선사한 굴림당. 그 특별한 만두의 맛은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지역명 깊숙이 자리 잡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