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대로 굽이굽이 시골길을 따라 들어갔다. ‘이런 곳에 정말 카페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쯤, 묵직한 검은색 외관이 눈앞에 나타났다. 묵리459. 웅장한 건축물은 주변의 자연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카페를 향해 걸어가는 길, 드넓은 대지 위에 펼쳐진 풍경에 압도당했다. 푸른 하늘 아래,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가을날의 교향곡 같았다. 붉은 코키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은 가을의 정취를 더했다.

카페 내부는 외부의 웅장함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높은 천장과 넓은 공간, 그리고 통창 너머로 보이는 초록빛 풍경은 마치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책들은 지적인 분위기를 더했고, 은은한 조명은 편안함을 더했다.
자리를 잡기 위해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카페는 크게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한쪽은 낮은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어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기에 좋은 공간이었고, 다른 한쪽은 식사를 위한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다. 나는 창밖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좌식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한참을 고민했다. 시그니처 메뉴인 묵리라떼와 묵리풀, 그리고 들기름 파스타까지, 맛보고 싶은 메뉴들이 너무나 많았다. 고민 끝에 묵리라떼와 묵리풀을 주문했다.

주문한 메뉴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카페 내부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벽면에는 다양한 그림들이 걸려 있었고, 한쪽에는 묵을 활용한 굿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묵을 이용해 포인트를 준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마치 작은 미술관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묵리라떼와 묵리풀이 나왔다. 묵리라떼는 흑임자 크림이 듬뿍 올려진 라떼였고, 묵리풀은 와플 위에 검은색 치킨이 올려진 독특한 비주얼의 메뉴였다. 마치 현무암을 연상시키는 검은색 치킨은 묵리459의 공간과 절묘하게 어울렸다.

먼저 묵리라떼를 한 모금 마셔보았다. 흑임자의 고소함과 라떼의 부드러움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미가 퍼졌다.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다음으로 묵리풀을 맛보았다. 바삭한 와플과 촉촉한 치킨의 조합은 환상적이었다. 특히 검은색 치킨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으며,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묘하게 중독적이었다. 묵리라떼와 묵리풀은 맛은 물론 비주얼까지 훌륭해 먹는 내내 눈과 입이 즐거웠다.
들기름 파스타는 백김치, 수육, 깻잎, 김과 같은 독특한 조합이 인상적이었다. 예상외로 모든 재료들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했다. 버거 역시 수준급의 맛을 자랑하며, 커피는 깔끔하고 맛있었다. 다만, 가격대가 조금 높은 편이라는 점은 아쉬웠다.
식사를 마치고 카페 주변을 산책했다. 카페 옆에는 작은 텃밭이 있었는데, 직접 재배한 채소들이 자라고 있었다. 텃밭 옆에는 소나무가 심어져 있었는데, 소나무에 걸려 있는 풍경 소리가 맑고 청아하게 울려 퍼졌다. 풍경 소리를 들으며 잠시 눈을 감으니,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묵리459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자연과 예술, 그리고 맛있는 음식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이었다. 웅장한 건축물과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맛있는 음식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용인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다만, 주말에는 사람들이 많으니, 한적한 평일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다소 혼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음료 가격이 다소 높다는 점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평일 점심시간에는 직원들의 잡담 소리가 크게 들려 조용한 분위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리459는 용인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임에는 틀림없다.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여유로운 분위기는 나를 다시 이곳으로 이끌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방문하고 싶다.

묵리459에서의 시간은 마치 꿈결 같았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힐링하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용인 지역명소로 자리매김한 묵리459는 맛집이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곳이었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묵리459에서의 추억을 되새겼다.
고요한 산 속에서 맛본 특별한 커피와 브런치,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