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기동에서 맛보는 인생 돈가스, 경희대 앞 시키카츠에서 찾은 특별한 미식 경험

캠퍼스의 낭만이 느껴지는 회기동, 그 좁다란 골목길 어귀에 자리 잡은 작은 돈가스집, 시키카츠. 간판은 수수하지만, 그 명성은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 자자하다. 30분 웨이팅은 기본이라는 소문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기에,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평일 저녁 6시, 다행히 내 뒤로 웨이팅이 시작되는 행운을 잡았다. 작지만 깔끔한 공간, 은은한 조명이 따뜻하게 감싸는 분위기가 첫인상부터 마음에 들었다. 벽면에 걸린 나뭇잎 모양의 조형물이 은은하게 빛을 내는 모습은 왠지 모르게 편안함을 주었다.

나뭇잎 모양의 조형물
벽면에 걸린 나뭇잎 모양의 조형물이 은은한 분위기를 더한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등심, 안심, 치즈 등 다양한 돈가스 메뉴가 눈에 들어왔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모듬카츠’. 로스와 히레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는 매력에 이끌려 주문하려 했지만, 아쉽게도 치즈카츠는 이미 재료 소진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결국, 모듬카츠를 선택하고, 기대감을 안고 기다렸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모듬카츠는 비주얼부터 압도적이었다.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두툼하고 큼지막한 카츠의 자태에 절로 탄성이 나왔다. 튀김옷은 황금빛으로 바삭하게 튀겨져 있었고, 고기는 촉촉한 핑크빛을 뽐내고 있었다. 마치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두툼한 로스카츠 단면
촉촉한 육즙을 가득 머금은 로스카츠의 단면

먼저 로스카츠를 맛보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해서 고기의 풍미를 해치지 않았고, 돼지 등심 특유의 풍부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두툼한 두께에도 불구하고 질기거나 퍽퍽하지 않고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테이블에는 돈가스를 더욱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었다. 소금, 와사비, 돈가스 소스 등 다양한 조합을 추천하고 있었는데, 나는 돈가스 소스에 와사비를 살짝 곁들여 먹는 것이 가장 좋았다. 달콤하면서도 톡 쏘는 와사비의 조화가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안데스 호수 소금이라는 핑크빛 소금도 준비되어 있었는데, 굵은 입자가 씹는 재미를 더하고 고기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리는 듯했다.

모듬카츠 한 상 차림
다양한 곁들임과 함께 즐기는 풍성한 돈가스 한 상

다음으로 히레카츠를 맛보았다. 로스카츠와 마찬가지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지만, 안심 특유의 담백함과 부드러움이 더욱 강조된 느낌이었다. 지방이 적어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될 듯했다. 개인적으로는 로스카츠의 풍부한 육즙이 조금 더 좋았지만, 히레카츠 역시 훌륭한 맛이었다.

돈가스와 함께 제공되는 밥과 장국, 샐러드도 만족스러웠다. 밥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갓 지은 밥이었고, 장국은 따뜻하고 깊은 맛을 냈다. 특히 독특했던 것은 파김치였다. 돈가스와 파김치의 조합은 상상도 못 해봤지만, 의외로 느끼함을 잡아주고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후식으로 유자 샤베트가 제공되었다.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상큼한 맛이 일품이었다. 마치 폴라포를 곱게 갈아 놓은 듯한 비주얼도 재미있었다. 마지막까지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상큼한 유자 샤베트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유자 샤베트

시키카츠는 단순히 맛있는 돈가스를 파는 곳이 아닌, 정성 가득한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편안한 분위기가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이었다. 경희대 학생들에게 왜 이곳이 최고의 맛집으로 손꼽히는지, 30분 웨이팅이 아깝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회기에서 돈가스 맛집을 찾는다면, 시키카츠를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테이블 수가 많지 않아 다소 협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위해 이 정도의 불편함은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 다음에는 꼭 치즈카츠를 맛보기 위해 서둘러 방문해야겠다. 냉장고 안에서 숙성되고 있는 듯한 돼지고기의 모습은 다음 방문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돼지고기 숙성 냉장고
다음 방문을 기대하게 만드는 돼지고기 숙성 냉장고

기분 좋은 포만감과 함께 가게 문을 나섰다. 시키카츠에서의 경험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맛있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회기동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러 다른 메뉴도 맛보고 싶다. 특히, 놓쳤던 치즈카츠를 맛보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동글동글한 치즈카츠
다음 방문에는 꼭 맛보고 싶은 치즈카츠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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