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맑게 개인 하늘을 올려다보며, 나는 무작정 대전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단 하나, 보문산 자락에 6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반찬식당이었다. 오래전부터 대전 사람들의 소울 푸드와 같은 곳이라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언젠가 꼭 한번 가보리라 마음먹었던 곳이다. 드디어 그날이 온 것이다.
기차에서 내려 곧장 반찬식당으로 향했다. 보문산 초입, 붉은 벽돌과 통유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3층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외관과는 사뭇 다른, 깔끔하고 현대적인 모습이었다. 예전 건물은 허물고 새로 지은 듯했다. 1층에는 ‘반찬호떡’이라는 간판이 붙어있었는데, 식사 후 꼭 맛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2층으로 올라갔다.

토요일 오전 10시 30분쯤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역시 대전 맛집은 다르구나 실감하며, 나도 얼른 대기 번호표를 뽑았다. 다행히 2층에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쾌적한 대기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살펴보니, 보리밥을 필두로 두부두루치기, 파전, 묵무침 등 향토적인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뭘 먹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을 때, 내 번호가 드디어 불렸다.
3층 식당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는 설렘을 감출 수 없었다. 문이 열리자 넓고 탁 트인 공간이 나타났다. 통창 너머로는 푸르른 보문산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평일에는 그나마 한산하지만, 주말에는 정신없이 바쁘다는 이야기가 실감 났다. 빈자리를 겨우 찾아 앉아, 나는 곧바로 보리밥과 파전을 주문했다.
잠시 후, 푸짐한 보리밥 한 상이 차려졌다. 커다란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긴 보리밥과 함께, 갖가지 나물 반찬, 숭늉, 비지찌개, 계란찜 등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특히, 콩비지찌개는 따뜻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테이블 한켠에는 커다란 참기름 병과 고추장이 놓여 있었다. 슥 둘러보니, 다들 밥에 나물을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듬뿍 넣어 비벼 먹는 모습이었다. 나도 질세라, 콩나물, 무생채, 열무김치 등 마음에 드는 나물들을 듬뿍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아낌없이 뿌렸다. 젓가락으로 쓱쓱 비비니,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드디어 한 입 크게 맛을 보았다. 톡톡 터지는 보리밥의 식감과 신선한 나물의 향긋함, 그리고 고추장의 매콤함과 참기름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냈다. 입 안 가득 퍼지는 풍미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이것이 바로 60년 전통의 손맛이구나!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보리밥을 먹고 있을 때, 파전이 나왔다. 커다란 접시를 가득 채운 파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오징어와 각종 해산물이 듬뿍 들어있어 씹는 맛도 일품이었다. 특히, 함께 나온 간장 소스에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더욱 살아났다. 파전 한 입,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동동주를 시킬까 살짝 고민했지만, 다음 일정을 위해 참기로 했다.

식사를 마치고 1층으로 내려오니, 아까 봐두었던 호떡집 앞에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이미 배는 불렀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나도 줄을 섰다. 기다리는 동안, 호떡 굽는 모습을 구경했는데, 커다란 철판 위에서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호떡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특히, 치즈 호떡은 모짜렐라 치즈가 듬뿍 들어가 있어, 비주얼부터가 남달랐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치즈 호떡 하나를 주문했다. 뜨거운 호떡을 받아 들고 한 입 베어 무니, 쫄깃한 반죽과 달콤한 꿀, 그리고 고소한 치즈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치즈가 마치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호떡 하나를 순식간에 해치우고 나니, 정말 배가 불렀다.

반찬식당에서 푸짐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1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했지만, 기다린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정겹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찬식당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대전 시민들의 추억과 향수가 담긴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변함없는 맛과 푸짐한 인심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나 역시 반찬식당에서의 경험을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하게 될 것이다.
다음에 대전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반찬식당에 들러 묵무침과 두부두루치기를 맛봐야겠다. 그리고 그때는 꼭 동동주도 함께 곁들여야지. 보문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반찬식당. 대전 보문산에 간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강력 추천한다. 긴 웨이팅은 감수해야겠지만 말이다. 참, 계산은 현금도 가능하다고 하니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나는 반찬식당에서 포장해온 파전을 꺼내 먹었다. 식어도 여전히 맛있는 파전을 먹으며, 나는 다음 대전 여행을 기약했다. 그때는 반찬식당에서 보리밥과 파전, 그리고 동동주를 꼭 먹어야지!

반찬식당은 1960년부터 시작하여 대전 보문산의 역사와 함께 해온 식당이라고 한다. 어쩐지, 밥을 먹으면서도, 음식을 만드시는 분들의 정성이 느껴지는 듯했다. 묵무침에는 수제 고추장과 참기름이 듬뿍 들어가 환상적인 맛을 낸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먹어봐야겠다.
반찬은 셀프바에서 추가로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반찬을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옥상 루프탑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다고 하니, 날씨가 좋은 날에는 옥상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만, 옥상에서 식사를 하려면 선결제를 하고 음식을 직접 가져다 먹어야 한다는 점은 참고해야 한다.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힐링할 수 있었던 하루였다. 대전 보문산 반찬식당은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