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종로3가의 좁은 골목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미쉐린 빕구르망에 선정된 닭도리탕 전문점, 계림. 평소 닭볶음탕을 즐겨 먹는 나에게 이곳은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낙원상가 입구 바로 앞에서 우회전하니,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큼지막한 간판이 눈에 띈다. 50년 전통이라는 문구가 왠지 모를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간판에는 닭도리탕과 닭한마리, 단 두 가지 메뉴만이 적혀 있었다.
가게 앞에는 이미 몇몇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잠시 기다린 끝에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문을 열자마자 후끈한 열기와 함께 마늘 향이 코를 찔렀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은 편이었지만, 오히려 이런 북적거림이 노포 특유의 정겨운 분위기를 더하는 듯했다. 20대부터 60대,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닭도리탕을 즐기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닭도리탕 小자를 주문했다. 메뉴는 단출했지만, 닭도리탕과 닭한마리 모두 맛보고 싶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큼지막한 양푼 냄비에 담긴 닭도리탕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냄비 안에는 닭고기와 함께 큼지막한 감자, 떡, 그리고 푸짐한 양의 다진 마늘과 대파가 가득 들어 있었다. 붉은 국물 위로 떠오른 마늘의 향긋함이 식욕을 자극했다.

불을 켜고 닭도리탕이 끓기 시작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밑반찬이 나왔다. 콩나물무침과 깍두기, 그리고 간장 소스가 전부였지만, 닭도리탕과 함께 곁들여 먹기에 부족함은 없었다. 특히, 적당히 익은 깍두기는 닭고기와 국물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깔스러웠다.
닭도리탕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자, 냄비 안의 마늘과 대파가 국물에 녹아들면서 더욱 깊은 풍미를 내기 시작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조미료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마늘 특유의 알싸함과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닭고기는 신선함이 느껴질 정도로 부드러웠고, 푹 익은 감자는 입 안에서 살살 녹았다. 쫄깃한 떡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별미였다.

닭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칼국수 사리를 추가했다. 육수를 더 부어주시는 인심에 감사하며, 칼국수 면이 익기를 기다렸다. 면이 익자 국물이 걸쭉해지면서 또 다른 맛을 냈다. 닭고기와 마늘, 그리고 칼국수 면이 어우러진 맛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아쉽게도 배가 너무 불러 볶음밥은 먹지 못했지만, 다음번 방문 때는 꼭 볶음밥까지 클리어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좁은 골목길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였다. 50년 전통의 노포, 계림. 이곳은 단순히 맛있는 닭도리탕을 파는 곳이 아닌,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푸짐한 인심과 맛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선선한 날씨에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때면, 어김없이 이곳 계림이 떠오를 것 같다.

평일 점심시간, 나는 다시 계림을 찾았다. 지난번 방문 때와는 달리, 테이블에 여유가 있었다. 닭도리탕 小자를 주문하고, 이번에는 빨간 뚜껑의 소주도 한 병 함께 시켰다. 닭도리탕 국물에 소주 한 잔, 이보다 더 완벽한 조합이 있을까.
역시나 닭도리탕 국물은 마늘의 풍미가 압도적이었다. 국물에 숟가락이 계속 향하는 마성의 맛이었다. 특히, 함께 들어있는 떡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 닭고기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했다. 닭고기는 어찌나 신선한지, 씹을수록 단맛이 느껴지는 듯했다. 깍두기 또한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푹 익은 깍두기는 시큼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닭고기와 국물, 그리고 깍두기를 함께 먹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

계림의 닭도리탕은 해장으로도, 식사로도, 안주로도 손색이 없는 만능 음식이었다. 넉넉하게 들어간 마늘 덕분에 국물은 깔끔하면서도 담백했다. 매운탕처럼 시원 칼칼한 맛은 아니었지만, 분명 다른 개운함을 선사했다. 닭도리탕을 먹는 동안, 연신 “맛있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계림의 또 다른 매력은 친절한 사장님과 직원분들이다. 바쁜 와중에도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밑반찬이 떨어지기 전에 미리 챙겨주시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수시로 확인해주셨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가게 곳곳에 붙어있는 “화상주의” 안내문구에서는 손님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계림은 좁은 골목에 숨겨져 있어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닭도리탕의 맛은, 어려움을 딛고 찾아갈 가치가 충분하다. 주차는 대로 인근의 유료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 점이 다소 아쉽지만, 맛있는 닭도리탕을 맛볼 수 있다는 생각에 불편함은 잠시 잊혀졌다.
계림은 분명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곳이다. 낡은 건물과 다소 불편한 의자, 그리고 좁고 혼잡한 공간은 일부 사람들에게는 단점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단점들이 오히려 계림의 매력을 더한다고 생각한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공간에서,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닭도리탕을 즐기는 경험은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계림의 닭도리탕은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맛이다. 닭한마리와 비슷하지만, 붉은 육수에 마늘이 듬뿍 들어간 닭도리탕은 계림만의 독특한 스타일이다. 맑은 국물의 닭한마리도 좋지만, 나는 계림의 닭도리탕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닭도리탕에 들어있는 떡을 먼저 건져 먹고, 닭고기를 먹은 후 볶음밥으로 마무리하는 코스는 그야말로 완벽하다.
브레이크 타임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손님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계림의 닭도리탕을 즐기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닭도리탕이 끓기 시작하면, 테이블마다 팔팔 끓는 냄비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가득해진다. 닭도리탕 국물이 졸아들수록 더욱 깊어지는 맛은, 소주를 절로 부르는 마성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칼국수 사리를 추가하면 육수를 더 넣어주는데, 밀가루 때문에 국물 맛이 이전과는 약간 달라진다. 칼국수 사리도 맛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볶음밥을 더 추천한다. 다음번 방문 때는 꼭 볶음밥을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했다.
계림의 닭도리탕은 나의 ‘죽기 전에 방문해야 될 맛집’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마늘을 아낌없이 사용하는 점은 포방터 <어머니와아들>과 비슷하지만, 계림의 마늘 맛이 더욱 강렬하다. 감칠맛은 <어머니와아들>이 더 좋지만, 계림의 시원한 국물은 해장으로도 훌륭하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경상도 스타일의 맛이라 다소 단조롭다고 느꼈지만, 이번 방문에서는 깊고 시원한 맛이 느껴져서 좋았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콩나물무침 또한 닭도리탕과 잘 어울렸다. 웨이팅이 있을 수 있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는 맛이다.
TV에도 많이 출연한 계림은, 가게 내부는 넓지만 좌석이 다소 비좁다. 특히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릴 수 있으므로, 봄, 가을, 겨울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결론적으로, 계림은 맛, 분위기, 가격,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종로3가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서 계림의 닭도리탕을 맛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마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은 천국과도 같은 곳일 것이다. 다음에는 꼭 볶음밥까지 먹어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