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 날이 왔다.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매콤한 쭈꾸미볶음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고, 나는 차에 시동을 걸었다. 목적지는 청양 읍내, 소문으로만 듣던 쭈꾸미 맛집이었다. 운전대를 잡은 손에 은근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과연 소문만큼 나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가게 앞에 도착했을 때,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외관은 생각보다 깔끔했다. 최근에 2층으로 확장 이전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왠지 모르게 기대감이 더욱 증폭되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매콤한 쭈꾸미 볶음 냄새가 코를 찔렀다. 후각을 자극하는 매콤한 향에 저절로 침이 고였다.
자리에 앉자마자 쭈꾸미 세트메뉴를 주문했다. 쭈꾸미볶음, 고르곤졸라피자, 샐러드파스타, 냉묵사발까지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구성이라니, 이 얼마나 혜자로운 메뉴인가! 특히 아이와 함께 오는 가족 단위 손님들에게는 맵지 않은 고르곤졸라 피자가 있어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았다. 잠시 후, 샐러드파스타가 먼저 나왔다. 신선한 채소와 톡톡 터지는 날치알이 어우러진 샐러드파스타는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상큼한 드레싱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쭈꾸미볶음과의 조화가 기대되는 맛이었다.

곧이어 냉묵사발과 오늘의 주인공인 쭈꾸미볶음이 등장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쭈꾸미볶음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쭈꾸미 위에는 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먹음직스러움을 더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쭈꾸미의 탱글탱글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젓가락으로 쭈꾸미를 집어 올리니, 불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드디어 맛보는구나!
쭈꾸미 한 점을 입에 넣는 순간, 기대했던 매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단순히 매운맛이 아니라, 맛있게 매운 맛이었다. 캡사이신으로 억지로 낸 매운맛이 아니라, 고추장의 깊은 맛과 불맛이 어우러진, 제대로 된 매운맛이었다. 쭈꾸미는 질기지 않고 쫄깃쫄깃했으며, 양념이 잘 배어 있어 밥 없이 그냥 먹어도 맛있었다.

매운맛을 달래기 위해 냉묵사발을 한 모금 들이켰다. 시원하고 새콤한 묵사발은 매운 쭈꾸미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묵의 부드러움과 김치의 아삭함이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쭈꾸미 한 입, 묵사발 한 입, 번갈아 먹으니 매운맛도 중화되고, 입안도 깔끔해지는 느낌이었다.
고르곤졸라 피자는 얇은 도우 위에 고르곤졸라 치즈와 아몬드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꿀에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쭈꾸미볶음의 매운맛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역할을 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에게는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 아이들에게는 맛있는 한 끼 식사가 되어줄 것이다.

나는 쭈꾸미볶음을 밥에 쓱쓱 비벼 크게 한 입 먹었다. 역시, 쭈꾸미볶음은 밥과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 매콤한 양념이 밥알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밥알과 쭈꾸미, 그리고 아삭한 채소의 조화는 훌륭했다. 밥 양이 조금 적다는 후기가 있던데, 정말 쭈꾸미 양념이 너무 맛있어서 밥 한 공기로는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샐러드 파스타는 신선한 야채와 함께 곁들여 먹으니 더욱 상큼했다. 쭈꾸미 볶음의 매콤함과 샐러드 파스타의 상큼함이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묵사발은 시원하고 깔끔한 맛으로 입안을 정리해 주었다. 쭈꾸미 볶음, 샐러드 파스타, 묵사발의 조합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 접시들. 매콤한 쭈꾸미볶음과 시원한 묵사발, 달콤한 고르곤졸라 피자, 상큼한 샐러드파스타까지, 완벽한 한 끼 식사였다. 1인당 12,000원이라는 가격에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최근 천 원이 인상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훌륭한 가성비를 자랑한다.

가게는 외곽에 위치해 있지만,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아,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고 하니, 가족 단위 손님들에게는 더욱 좋을 것 같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을 때도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이 많이 보였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건넸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답해주셨다. 친절한 사장님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몇몇 후기에서 지적되었듯이, 밥의 퀄리티가 조금 아쉽다는 점이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밥이 약간 굳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쭈꾸미볶음이 워낙 맛있어서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았지만, 밥의 퀄리티가 조금 더 개선된다면 더욱 완벽한 식사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아쉬움을 덮을 만큼, 쭈꾸미볶음의 맛은 훌륭했다. 매콤한 불맛이 살아있는 쭈꾸미볶음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청양 맛집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한 상 차림을 즐길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매력이다.
청양 읍내를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 번 들러보시길 추천한다. 매콤한 쭈꾸미볶음이 당신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다. 다음에는 갑오징어볶음에도 도전해봐야겠다.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매콤한 쭈꾸미볶음의 여운이 입안에 감돌았다. 오늘, 나는 청양에서 잊지 못할 맛있는 추억을 만들었다. 스트레스 해소에는 매운 음식이 최고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조만간 다시 방문해서, 이번에는 쭈꾸미비빔밥에 도전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