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의 정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내려온 길, 뻐근한 다리를 이끌고 향한 곳은 태백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미, 물닭갈비 맛집이었다. 사실 등반 전부터 마음속으로 찜해둔 곳이었다. 산행의 고단함을 잊게 해줄 얼큰하고 뜨끈한 국물이 어찌나 간절했던지! 4시라는 애매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앞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시, 주말과 눈꽃축제의 여파는 피할 수 없나 보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자리에 앉았다. 테이블에 놓인 메뉴판은 단촐했다. 오직 물닭갈비 하나. 이 단순함에서 느껴지는 자신감이란! 잠시 후, 커다란 냄비에 담긴 물닭갈비가 눈앞에 펼쳐졌다. 냄비 가득 담긴 붉은 육수 위로 수북하게 쌓인 냉이가 시선을 강탈했다. 마치 봄을 담아놓은 듯 싱그러운 녹색 향연. 겨울에 맛보는 봄이라니, 이 얼마나 낭만적인가!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 냉이의 향긋한 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묘하게도, 이 집 물닭갈비에서는 은은한 카레 향도 느껴졌다. 닭갈비와 닭볶음탕, 그 어딘가에 있는 듯한 오묘한 조합이랄까. 닭갈비는 뼈째로 들어가 있었는데, 푹 익으니 살이 어찌나 부드럽던지. 젓가락만 대도 살이 발라졌다.

본격적으로 맛을 볼 차례. 국물 한 입을 떠먹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등산으로 지쳐있던 몸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다.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매콤함 속에 숨겨진 달콤함이 매력적이었다. 간이 센 편이었지만, 묘하게 중독성이 강해서 계속해서 국물을 들이켜게 됐다. 닭고기는 어찌나 야들야들한지,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깻잎, 배추 등 다양한 채소와 함께 먹으니, 풍성한 식감이 입안을 즐겁게 했다.

닭갈비를 어느 정도 먹고 나서는, 우동사리를 추가했다. 쫄깃한 우동 면발에 매콤한 양념이 배어드니, 또 다른 별미였다. 떡사리도 빼놓을 수 없지. 쫄깃한 떡을 건져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어느덧 냄비는 바닥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물닭갈비의 화룡점정은 바로 볶음밥! 남은 양념에 밥과 김가루, 갖은 채소를 넣고 볶아 먹는 볶음밥은, 정말이지 환상적인 맛이었다. 특히, 냄비 바닥에 눌어붙은 볶음밥은, 숟가락으로 박박 긁어먹는 재미가 있었다.

배불리 먹고 식당을 나서는 길, 문득 아쉬움이 밀려왔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왜 이제야 알게 된 걸까. 다음에는 꼭 친구들과 함께 와서, 푸짐하게 시켜 먹어야지. 태백에 다시 와야 할 이유가 또 하나 늘었다.
물닭갈비는 분명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음식이다. 닭볶음탕과 닭갈비의 경계에 있는 듯한, 묘한 포지션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맹물에 양념 닭을 끓이는 수준”이라며 혹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 입맛에는, 이 오묘한 조합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특히, 겨울에 맛보는 냉이의 향긋함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주차장이 협소해서, 주차하는 데 애를 먹었다. 그리고, 손님들이 몰리는 시간에는 웨이팅이 필수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다소 혼잡한 분위기였고, 직원들의 서비스가 다소 무뚝뚝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단점을 감수하고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다. 왜냐하면, 이 집 물닭갈비는, 태백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다! 특히 태백산 등반 후, 얼큰한 국물에 밥을 볶아 먹는 그 행복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다음에는 냉이가 들어가는 겨울에 방문해서, 냉이의 향긋함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 그리고, 이번에는 꼭 택배 주문을 해서, 집에서도 태백의 맛을 즐겨봐야겠다.

총평: 태백에 방문한다면, 꼭 한번 맛봐야 할 별미.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과 푸짐한 냉이가 일품이다. 닭갈비와 닭볶음탕의 오묘한 조화, 그리고 볶음밥의 환상적인 마무리까지. 태백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다만, 혼잡한 분위기와 주차 문제는 감안해야 한다.
* 맛: ★★★★☆ (4.5/5)
* 가격: ★★★★☆ (4/5) – 1인분 11,000원. 가성비 좋은 가격이다.
* 분위기: ★★★☆☆ (3/5) – 다소 혼잡하고 시끄러운 분위기.
* 서비스: ★★☆☆☆ (2/5) – 친절도는 보통.
* 재방문 의사: ★★★★☆ (4/5) – 태백에 다시 방문한다면, 꼭 다시 가고 싶다.
꿀팁:
* 11월부터 3월 초까지는 냉이가 들어간다. 냉이의 향긋함을 즐기고 싶다면, 이 기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 사리는 우동사리, 떡사리, 라면사리 등 다양하게 추가할 수 있다.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 볶음밥은 필수 코스! 꼭 남은 양념에 볶아 먹도록 하자.
* 주차장이 협소하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근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 전국 택배도 가능하다. 집에서도 태백의 맛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