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름이면 어김없이 자은도를 찾는다. 푸른 바다와 갯벌, 넉넉한 인심이 좋아 쉼 없이 달려온 일상에 잠시 쉼표를 찍기 위해 떠나는 섬 여행. 하지만 늘 아쉬움이 남는 건 식사였다. 섬 특성상 선택지가 많지 않은 탓에 늘 비슷한 메뉴를 먹거나, 맛이 썩 만족스럽지 못한 곳을 방문하곤 했다. 올해는 달랐다. 씨원리조트 근처에 위치한 남하부엌에서 제대로 된 ‘한 끼’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깔끔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은은한 조명 아래,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펼쳐졌다. 벽면에는 갤러리처럼 감각적인 인테리어 소품들이 놓여 있어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치 작은 미술관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한참을 고민했다. 파스타, 피자… 하나하나 다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크림, 토마토, 오일 파스타 모두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이야기에 더욱 고민이 깊어졌다. 결국, 가장 끌리는 메뉴 몇 가지를 골라 주문했다.
가장 먼저 맛본 것은 크림 파스타였다. 흔히 크림 파스타는 느끼하다는 인상이 강한데, 남하부엌의 크림 파스타는 달랐다. 꾸덕하지 않으면서도 풍미가 진하고, 부드러운 크림 소스가 입 안 가득 퍼지는 황홀한 맛이었다. 느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토마토 파스타 또한 훌륭했다. 새콤한 맛과 감칠맛의 완벽한 밸런스가 돋보였다. 신선한 토마토의 풍미가 그대로 느껴지는 소스는, 면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해산물 파스타에 들어간 새우는 정말 신선하고 통통했다.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식감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파스타와 함께 제공되는 빵은, 남은 소스에 찍어 먹으니 간단하면서도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되었다.

피자도 빼놓을 수 없었다. 남하부엌의 피자는 도우가 얇고 가장자리가 바삭해 식감이 훌륭했다. 페퍼로니 피자는 고소하면서도 짭조름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짭짤한 페퍼로니와 고소한 치즈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프로슈토 피자는 짠맛과 단맛, 그리고 루꼴라의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짭짤한 프로슈토와 달콤한 꿀, 향긋한 루꼴라의 조합은 입 안을 즐겁게 했다. 전체적으로 재료의 조합이 깔끔해서 전혀 느끼하지 않았다.

갓 구워져 나온 피자의 따뜻한 온기가 손끝으로 전해졌다. 나이프를 들고 피자를 한 조각 잘라 입으로 가져갔다. 바삭한 도우와 쫄깃한 치즈, 신선한 토핑이 한데 어우러져 입안 가득 행복을 선사했다. 특히 루꼴라 특유의 향긋함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마지막 한 조각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딱 하나 있었다면, 서비스였다. 혼자서 서빙과 수납을 모두 담당하는 탓인지,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응대가 아쉬웠다. 물론 음식 맛과 분위기는 훌륭했지만, 친절한 서비스까지 더해졌다면 더욱 완벽한 식사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은 모든 것을 잊게 했다. 파스타와 피자를 깨끗하게 비우고 나니, 기분 좋은 포만감이 밀려왔다. 창밖으로 보이는 자은도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세상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

남하부엌은 예전에 장흥에 있을 때부터 단골이었던 레스토랑이라고 한다. 그 맛있는 요리를 자은도에서도 계속 즐길 수 있게 되어 너무 좋았다. 특히 아내도 매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더욱 기뻤다.

자은도 특성상 음식점 선택지가 많지 않은데, 남하부엌은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곳이었다. 여행 중 편안하게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다면, 남하부엌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행복한 섬 여행을 즐겨보시길 바란다.

남하부엌에서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과 잔잔한 바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 덕분에 더욱 행복한 자은도 여행이었다. 내년 여름에도 어김없이 남하부엌을 찾아 맛있는 파스타와 피자를 즐겨야겠다. 자은도 맛집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돌아온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