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령포의 숨겨진 보석, 영월 서부시장에서 만난 배추전 맛집의 향수

영월로 향하는 길, 설렘 반 기대 반으로 가득 찬 마음은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나러 가는 듯했다.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펼쳐지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았고, 창밖으로 스치는 바람은 풋풋한 풀 내음을 가득 담고 있었다. 목적지는 영월 서부시장, 그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특별한 맛집 때문이었다.

영월 터미널에서 내려 서부시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온몸을 감쌌다. 좌판을 가득 채운 싱싱한 채소와 과일, 정겹게 오가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독특한 시장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풍경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 듯, 나는 좌측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골목 어귀, 드디어 목적지가 눈에 들어왔다. 소박하지만 정겨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작은 가게. 간판에는 가게 이름 대신 손으로 직접 쓴 듯한 메뉴들이 적혀 있었다. 올챙이국수, 배추전, 메밀전병… 하나하나가 발길을 붙잡는 매력적인 이름들이었다.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맡았던 향긋한 냄새처럼, 가게 앞을 지나치는 순간 코끝을 간지럽히는 고소한 기름 냄새가 나를 사로잡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했다. 올챙이국수도 맛보고 싶고, 메밀전병의 매콤함도 놓칠 수 없었지만,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단연 배추전이었다. 2박 3일 영월 여행 내내 배추전을 사 먹었다는 후기처럼, 쫀득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라는 칭찬이 자자했다. 망설임 없이 배추전을 주문하고, 따뜻한 숭늉 한 잔을 홀짝이며 가게 안을 둘러봤다.

가게는 크지 않았지만,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각자의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벽 한쪽에는 ‘선한영향력가게’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작은 가게지만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고자 노력하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배추전이 나왔다.

갓 구워져 나온 배추전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얇게 부쳐진 메밀 반죽 위에 푸릇한 배춧잎이 큼지막하게 올라가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찢어 한 입 맛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과 아삭함에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쫀득한 메밀 반죽과 싱싱한 배추의 조화는 상상 이상이었다.

수수부꾸미
따끈따끈한 수수부꾸미

배추전과 함께 수수부꾸미도 맛보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수수부꾸미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특히, 설탕을 거의 넣지 않아 은은하게 느껴지는 단맛이 질리지 않고 계속 손이 가게 만들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수수부꾸미를 한 입 베어 물자, 어린 시절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따뜻한 팥죽의 기억이 떠올랐다. 소박하지만 정겨운 맛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메밀전병 또한 빼놓을 수 없었다. 얇게 구워진 메밀 반죽 속에 매콤한 김치 소가 듬뿍 들어간 메밀전병은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한 입 베어 물자, 매콤한 김치 소가 입안 가득 퍼지면서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톡 쏘는 매운맛은 텁텁할 수 있는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주었고, 쫀득한 메밀 반죽은 씹는 재미를 더했다.

메밀전병
매콤함으로 입맛을 돋우는 메밀전병

음식을 맛보는 동안, 사장님의 친절함에 감동했다. 환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모습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 편안했다. 음식에 대한 설명은 물론, 영월의 관광 명소와 맛집 정보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시는 모습에 감사함을 느꼈다. 덕분에 영월 여행이 더욱 풍성하고 즐거워질 수 있었다.

가게를 나서는 길,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덕분에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음에 영월에 오면 꼭 다시 들를게요.” 나의 인사에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화답해주셨다. “다음에 오시면 더 맛있는 음식으로 보답할게요. 영월에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가세요.”

영월 서부시장에서 맛본 배추전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따뜻한 정과 추억을 선물해주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인심까지 더해진 완벽한 한 끼였다. 마치 어머니가 손수 만들어주신 듯한 따뜻한 음식은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해주었고, 잊고 지냈던 고향의 맛을 떠올리게 했다.

영월에서의 2박 3일, 펜션에서 즐기는 저녁 만찬에도 이곳의 배추전은 빠지지 않았다. 송어회, 도다리 세꼬시, 일미닭강정 등 다양한 음식들과 함께 배추전을 맛보았지만, 가족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배추전이었다. 쫀득하면서도 아삭한 식감, 은은하게 퍼지는 배추의 향긋함은 다른 음식들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맛을 선사했다.

여행 마지막 날, 다시 한번 서부시장을 찾았다. 떠나기 전에 배추전 맛을 잊을 수 없어 포장 주문을 하기 위해서였다. 가게에 들어서자 사장님은 나를 알아보고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어머, 또 오셨네요. 배추전이 입에 맞으셨나 봐요.” 나의 어색한 미소에 사장님은 푸근한 웃음으로 답해주셨다.

배추전 준비
정갈하게 준비된 배추전 재료

포장된 배추전을 받아 들고 가게를 나서는 순간, 왠지 모를 아쉬움이 밀려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이 듬뿍 들어버린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섭섭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괜찮다. 나는 다시 영월을 찾을 것이고, 그때마다 이곳에서 배추전을 맛보며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갈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는 배추전의 고소한 냄새가 가득했다.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내 마음은 이미 영월 서부시장에 머물러 있었다. 나는 영월의 숨겨진 보석, 그곳에서 맛본 배추전의 따뜻함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전병
가지런히 놓인 먹음직스러운 전병들

영월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영월 서부시장을 꼭 방문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곳에서 맛볼 수 있는 배추전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따뜻한 정과 추억을 선물해주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활기 넘치는 시장 분위기와 푸근한 인심은 덤이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여행 Tip:
* 영월 서부시장은 영월 터미널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하다.
* 배추전 외에도 올챙이국수, 메밀전병 등 다양한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 시장 상인들과 정겹게 소통하며 더욱 풍성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 주차는 시장 주변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 여름철에는 음식이 상하기 쉬우니 포장 시 주의해야 한다.

배추전
갓 구워져 나온 배추전

영월 서부시장의 작은 가게에서 맛본 배추전은 내 인생 최고의 맛집 경험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단순한 음식을 넘어, 따뜻한 정과 추억을 선물해준 그곳. 나는 영원히 그 맛을 잊지 못할 것이다. 청령포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서부시장의 배추전은 영월을 더욱 특별한 곳으로 만들어주는 소중한 존재다.

올챙이 국수
시원한 올챙이 국수
전
다양한 전들이 준비되어 있다
음식 준비
손맛이 느껴지는 음식 준비
음식
정겨운 시장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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