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온 무안, 드넓은 갯벌과 싱싱한 낙지가 떠오르는 고장이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설렘을 안고 낙지골목으로 향했다. 짭짤한 바다 내음과 활기찬 어시장 분위기를 뒤로하고, 골목 한 켠에 자리 잡은 작은 카페를 찾아 나선 것이다. 며칠 전부터 눈여겨 봐둔, 커피 맛 좋기로 소문난 그곳. ‘카페450’이라는 아담한 공간에서 맛있는 커피와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리라는 기대감에 발걸음은 점점 빨라졌다.
카페 문을 열자, 생각보다 훨씬 넓고 깔끔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첫인상은 ‘정갈함’ 그 자체였다. 흰색을 기본으로 한 인테리어는 군더더기 없이 깨끗했고, 곳곳에 놓인 작은 화분들이 싱그러움을 더했다. 천장에 달린 독특한 모양의 팬이 조용히 돌아가고, 은은한 조명이 공간 전체를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 마치 잘 정돈된 갤러리에 들어선 듯한 느낌.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아 보였다. 평일 낮 시간이라 그런지,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노트북을 펼쳐 작업에 열중하는 사람, 책을 읽으며 조용히 커피를 즐기는 사람, 그리고 나처럼 홀로 여행을 즐기러 온 듯한 사람까지. 다양한 모습들이 카페의 차분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평화로운 풍경을 만들어냈다.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살펴보니, 커피 종류가 꽤 다양했다. 아메리카노, 라떼, 바닐라라떼 등 기본적인 메뉴는 물론이고, ‘450라떼’라는 시그니처 메뉴도 눈에 띄었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름에 이끌려 450라떼를 주문하고, 함께 곁들일 디저트도 골라보기로 했다. 크로와상, 스콘, 케이크 등 다양한 종류의 빵들이 진열대 안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쪽파 크림 크로와상. 독특한 조합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450라떼와 함께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 카페 내부를 다시 한번 둘러봤다. 흰색 벽에는 카페 이름인 ‘Cafe 450’이 심플하게 적혀 있었고, 그 옆에는 귀여운 그림이 그려진 작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잠시 기다리니, 드디어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450라떼는 묵직한 유리잔에 담겨 나왔는데, 뽀얀 우유와 진한 커피의 색깔이 층층이 나뉘어져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쪽파 크림 크로와상은 생각보다 크기가 컸고, 크림 위에는 쪽파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먼저 450라떼를 한 모금 마셔봤다. 부드러운 우유와 깊은 커피의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맛이었다. 너무 달지도 쓰지도 않은, 딱 적당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흔히 맛볼 수 있는 평범한 라떼와는 확실히 다른, 특별한 맛이었다. 커피를 마시며 쪽파 크림 크로와상을 한 입 베어 물었다. 바삭한 크로와상 빵과 부드러운 크림의 조화가 훌륭했고, 쪽파의 향긋함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오묘한 맛의 조화가 정말 매력적이었다.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며 창밖을 바라보니, 무안의 평범한 골목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화려하거나 특별할 것은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정겹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잠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을 비우고, 다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맛있는 커피와 함께하는 여유로운 시간. 이것이 바로 진정한 힐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에 머무는 동안, 손님들이 끊임없이 찾아왔다. 혼자 오는 사람, 연인, 친구, 가족 등 다양한 사람들이 카페를 찾아와 커피와 디저트를 즐겼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동네 주민으로 보이는 어르신들이었다. 편안한 옷차림으로 카페에 들어와 커피를 주문하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다. 카페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참 동안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카페 문을 나섰다. 문을 열자 짭짤한 바다 내음이 다시 코끝을 스쳤다. 카페에서 맛본 커피와 디저트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채, 발걸음을 옮겼다. 무안 여행 중 우연히 발견한 ‘카페450’. 맛있는 커피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다음에 무안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카페를 나서 낙지골목을 걷다 보니, 문득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붉은 책 표지가 떠올랐다. 카페 한 켠에 놓여 있던 그 책처럼,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맛있는 커피와 함께 여유를 즐겼던 시간이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아름답게 채워준 것 같았다.

카페에 대한 만족감은 단순히 커피 맛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친절한 사장님의 미소, 깨끗하고 아늑한 공간,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차분한 분위기가 좋았다. 요즘처럼 복잡하고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안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낙지 요리 외에도 이렇게 훌륭한 카페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특히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휴식처가 될 것이다.
다음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그땐 다른 디저트도 맛봐야겠다. 특히 갈릭 크로와상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좀 더 오래 머물면서 책도 읽고, 글도 쓰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카페450’은 그런 여유를 즐기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무안에서 만난 작은 행복, ‘카페450’. 그곳에서의 기억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맛있는 커피와 함께 특별한 시간을 선물해준 ‘카페450’에 감사하며, 다음을 기약해본다. 무안에 가면 꼭 다시 들러야 할 맛집 리스트에 저장 완료!

카페를 나와 낙지골목을 조금 더 걸었다.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가게들, 활기 넘치는 상인들의 목소리, 그리고 짭짤한 바다 내음이 무안에 왔음을 실감하게 했다. 다음에는 꼭 낙지 요리를 맛봐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무안에서의 짧지만 행복했던 여행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내 마음속 무안 맛집 지도에 ‘카페450’을 별표 다섯 개로 표시해 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