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쌀쌀해지니 자꾸만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예전 같으면 으슬으슬 감기라도 올까 봐 걱정부터 했을 텐데, 이제는 그런 걱정보다 ‘어디 맛있는 국물 요리 없을까’ 하는 생각부터 드네요. 그러다 문득, 건강에도 좋다는 능이버섯을 넣은 전골이 떠올랐습니다. 용연사 가는 길목에 있는 ‘능이마을’이라는 곳인데, 어릴 적 시골 할머니 댁에서 먹었던 그 푸짐하고 정갈한 밥상이 생각나는 곳이라 하여 발걸음을 옮겼지요.
능이마을, 이름만 들어도 벌써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랄까요? 도착해보니 가게 앞에 세워진 간판부터가 예스럽고 정겨운 느낌이었습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마치 시골집에 온 듯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졌어요.

테이블마다 놓인 갓등과 은은한 조명, 그리고 창가 너머로 보이는 풍경까지. 모든 것이 북적이는 도심의 식당과는 다른, 느긋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마치 옛날 시골집 마루에 앉아 뜨끈한 숭늉을 마시는 듯한 편안함이었습니다.

자리에 앉으니,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버섯 우린 물이었습니다. 맑고 투명한 물인데, 마셔보니 은은한 버섯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맹물을 마시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깊은 풍미가 느껴지더군요. ‘아, 이 집은 물 한 잔에도 정성이 들어갔구나’ 싶었습니다.

저희는 이곳의 대표 메뉴인 능이버섯전골(소)를 주문했습니다. 뜨끈한 불 위에 커다란 냄비가 올라오자, 곧이어 푸짐한 건더기들이 등장했습니다.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랄까요? 큼직하게 썰린 능이버섯은 물론이고, 배추, 버섯, 파, 당근, 그리고 신선한 고기까지… 정말 아낌없이 담아주셨어요. 젊은 사람 입맛에는 조금 슴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오히려 저는 그 점이 좋았습니다. 인공적인 맛이 아닌,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듯한 담백함이랄까요.

국물이 끓기 시작하자, 마치 마법처럼 맛있는 냄새가 퍼져 나왔습니다. 능이버섯 특유의 향긋함과 채소에서 우러나온 시원함이 어우러져, 코끝을 간지럽혔지요. 첫 숟갈을 떴는데, ‘아이고, 이게 바로 건강한 맛이구나!’ 싶었습니다.
국물은 맑지만 깊은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능이버섯의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면서, 마치 온몸의 피로가 씻겨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요. 특히 목이 칼칼하거나 피곤할 때 한 숟갈 뜨면, ‘아이고, 살아난다!’ 소리가 절로 나올 것 같았습니다.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곰탕 맛처럼, 속이 편안해지는 따뜻한 맛이었어요.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맛깔스러웠습니다. 짭조름한 멸치볶음, 아삭한 김치, 그리고 신선한 샐러드까지. 전골과 곁들여 먹으니 그 조화가 참 좋더군요. 특히 멸치볶음은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신 맛과 똑같아서, 한 숟갈 뜨자마자 고향 생각이 절로 났습니다.
전골을 다 먹어갈 무렵, 면사리(2,000원)를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쫄깃한 면발이 뜨끈한 국물과 어우러져, 정말 꿀맛이었어요. 밥을 말아 먹어도 맛있겠지만, 이곳에서는 칼국수 면이 훨씬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에 공감했습니다. 마치 뜨끈한 칼국수를 먹는 듯한 든든함이었습니다.
나오는 길에 보니, 능이백숙이며 칼국수, 소고기 메뉴도 있더군요. 다음에 오면 능이백숙도 꼭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심시간에 간단히 칼국수를 즐기러 오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8천 원이라는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고요.
능이마을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이곳은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마치 건강한 밥상을 차려주는 따뜻한 시골집 같았습니다. 능이버섯의 귀한 효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이곳에서, 오랜만에 마음까지 힐링하고 돌아가는 듯했습니다.
오늘처럼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혹은 건강한 음식이 절로 생각날 때, 저는 주저 없이 능이마을을 다시 찾을 것 같습니다. 할머니의 손맛이 그리울 때, 이곳에 와서 따뜻한 능이 전골 한 그릇이면 속이 든든해지고 마음까지 편안해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