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숨은 보석, ‘고기형’에서 맛본 한우의 황홀경 (수영역 맛집 탐방)

와, 진짜 여기는 꼭 가봐야 해! 부산 수영역 근처에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가봐야겠다고 벼르고 있었거든. 부산 맛집 하면 으레 쟁쟁한 곳들이 많은데, 여기 ‘고기형’은 뭔가 다른 느낌으로 나를 이끌었어. 이름부터가 딱 고기에 진심인 곳 같잖아? 오래전부터 즐겨찾기에 킵해두고 드디어 방문하게 된 날, 얼마나 설렜는지 몰라.

도착해보니 생각보다 꽤 널널해서 좋았어. 혹시나 사람에 치여 정신없이 식사하게 될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제대로 즐길 수 있겠더라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은은하게 퍼지는 숯불 향과 조용한 조명이 마치 아늑한 동굴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줬어. 어두운 조명은 자칫하면 칙칙해 보일 수도 있는데, 여기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해주더라고. 전체적으로 어두운 톤의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대화하기에도 부담 없었지.

따뜻한 조명 아래 놓인 작은 반찬 그릇들
테이블 세팅만 봐도 벌써 군침 돌지 않아?

우리가 주문한 건 2인 세트에 안창살이랑 우설을 추가한 거였어. 처음엔 우설을 먼저 먹어볼까 했는데, 가게에서 ‘나중에 드시는 게 더 좋다’고 추천해주시더라고. 뭐, 전문가 추천이니 일단 믿고 기다려보기로 했지. 물론 속으로는 ‘보통 우설은 먼저 먹는 거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가게의 의견을 존중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

테이블에는 소금이랑 후추가 준비되어 있었고, 본격적인 식사의 시작은 안심부터였어. 직원이 능숙한 솜씨로 안심을 구워주는데, 그 빛깔이 정말이지 예술이더라. 붉은 살코기 사이사이로 하얗게 박힌 마블링이 ‘나 맛있어요!’ 하고 말하는 것 같았지.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를 듣고 있자니, 참을 수가 없어서 그만 침을 꼴깍 삼켰다니까.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안심 스테이크
이거 봐, 진짜 윤기 좔좔 흐르지?

드디어 첫 입! 입안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리는 부드러움과 풍부한 육향이 입안 가득 퍼졌어. 이야, 이 맛이지! 겉은 살짝 그을려 고소하고, 속은 촉촉하면서도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흘러나오는 게 정말 환상적이었어. 진정한 소고기의 맛이 이런 거구나 싶었지. 이날따라 특별히 기분 좋은 일이 있어서, 겸사겸사 준비해 온 와인도 함께 즐겼어. ‘피에르 지모네 블랑 드 블랑 꾸이 프르미에 크뤼’라는 샴페인인데, 새콤한 맛과 촘촘한 탄산이 고기의 기름진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더라고. 텁텁함 없이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줘서 고기랑 정말 잘 어울렸어.

눈 덮인 산과 계곡 풍경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어떤 풍경도 그림이 되지.

다음은 추가로 주문한 안창살 차례였어. 사실 나는 차돌박이를 정말 기대했었거든. 근데 이날은 차돌박이가 없다고 해서 살짝 아쉬웠지. 그래도 안창살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진한 고기 맛을 기대하며 불판 위로 올렸어. 음… 그런데 기대했던 만큼의 육향이 확 느껴지지는 않더라고. 이건 좀 아쉬운 부분이었지. 물론 고기 맛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와! 미쳤다!’ 할 정도는 아니었달까.

겹겹이 쌓인 얇게 썬 쇠고기
마블링이 예술인 이 고기는 뭘까?

이어서 준비된 새로운 소스는 약간 독특했어. 방아나 바질 같은 허브를 활용한 밑반찬들이 인상적이었거든. 흔히 맛볼 수 있는 김치나 깍두기 말고도, 신선한 허브 향이 살짝 감도는 소스가 같이 나오는데 이게 또 별미더라고. 독특하면서도 고기 맛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었어.

두 가지 종류의 소스가 담긴 작은 검정 접시
이 소스, 뭘까? 궁금증을 자아내.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설이 등장했어! 솔직히 리뷰를 보면 우설에 대한 호불호가 좀 갈리더라고. 어떤 사람은 엄청 맛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좀 별로라고 하고. 그래서 더 궁금했지. 근데 여기 우설은 기대 이상이었어!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으면서도 질기지 않고,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정말 맛있었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올라오는데, 이게 진짜 술안주로 딱이겠더라고.

잘 구워진 쇠고기 조각들
이 비주얼, 누가 참지?

이쯤에서 주문한 한우 된장찌개! 이게 또 리뷰에서 찬반이 갈리는 메뉴라고 하더라고. 맛있다는 사람, 맹탕 같다는 사람. 솔직히 8:2 비율로 맛있다는 평이 많았는데, 내 입맛에는 살짝 심심했어. 된장찌개의 깊고 구수한 맛을 기대했는데, 기대보다는 뭔가 밍밍한 느낌? 고기와 두부, 채소는 듬뿍 들어있었는데 국물 맛이 좀 더 진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첫 번째 와인이 끝나고, 두 번째 술로는 ‘쿠보타 준마이 다이긴죠’라는 사케를 선택했어. 와인 매니저가 할인이 많이 들어갔다고 추천해줬는데, 며칠 후에 마트 가보니 더 싸게 팔고 있더라고… 조금 아쉬웠지만 뭐, 어때! 맛있는 사케와 맛있는 고기만 있다면야.

마지막은 파 밥을 주문했어. 이걸 어떻게 먹냐고? 구워진 우설을 밥 위에 척 올려서 덮밥처럼 즐기는 거지! 와, 진짜 이거 물건이다. 짭조름한 파와 고소한 우설, 그리고 밥알이 한데 어우러지는데, 이건 정말 최고의 마무리를 선사했어.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정말 행복 그 자체였지.

부산까지 와서 유튜버들이 극찬했다는 이 식당을 드디어 오게 되었는데, 가족들의 총평을 들어보니… 솔직히 말해서, 맛없는 식당은 아니었어. 하지만 가격을 생각했을 때 ‘특출나게 맛있다!’ 라고 말하기에는 살짝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야.

주변에 비슷한 컨셉의 다른 식당인 ‘소금 주방’과 비교하자면 몇 가지 느낀 점이 있어. 우선, 두 곳 다 가게 분위기가 어두운 편인데, ‘고기형’은 창밖으로 은은한 빛이 들어오는 반면 ‘소금 주방’은 더 딥 다크한 느낌이야. 식비는 비슷한 수준으로, 두 곳 모두 일반 고깃집보다는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줘. 콜키지 비용도 둘 다 저렴한 편인데, ‘고기형’은 1만 원, ‘소금 주방’은 1병은 무료고 2병부터 1만 원이었어.

결정적으로 고기 맛을 비교하자면, 방문했던 날 기준으로는 ‘소금 주방’ 쪽이 확실히 더 괜찮았던 것 같아. 물론 날마다 고기 맛이 다를 수 있겠지만, 이날은 그랬어. 그리고 김치나 샐러드, 다른 요리 같은 사이드 메뉴들은 ‘소금 주방’의 압승이라고 할 수 있지. ‘고기형’은 사이드 메뉴가 좀 적고 오로지 고기에만 집중한 느낌인데도 불구하고, 준비된 고기에서 드라마틱한 질적인 차이를 보여주기보다는 가격 대비 꽤 아쉬웠다는 생각이 들었어.

생차돌박이 맛도 너무 궁금했지만, 가격대가 쉽사리 다시 방문하기 어렵게 만들어서 그 맛을 다시 느껴보기는 힘들 것 같아. 그래도 1++ 한우가 이렇게 부드럽고 맛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곳임은 분명해. 분위기도 편안하고 전통주까지 있어서 단골이 될 만한 매력이 있는 곳이었어.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