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 문득 덮밥이 당겼다. 익숙한 이름의 이곳을 드디어 용기 내어 방문했다. 동명동에 자리한 이 덮밥집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라 했지만, 사실 혼밥족인 나에게는 늘 망설여지는 곳이었다. 과연 이곳은 혼자 방문해도 눈치 보이지 않고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을까? 설렘 반, 걱정 반으로 가게 문을 열었다.
토요일 오후 1시. 이미 가게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예상은 했지만, 10팀이나 되는 웨이팅에 살짝 당황. 하지만 혼자 온 덕분에 2인 웨이팅보다 훨씬 빨리, 약 20분 정도 기다려 겨우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입구부터 느껴지는 정갈함과 깔끔하게 정돈된 내부, 그리고 따뜻한 조명이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조용히 식사를 즐기기에도,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에도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메뉴판을 펼쳤다. 다양한 종류의 ‘동(덮밥)’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고민 끝에 가장 기대했던 ‘스페셜 가츠동’과 큼직한 새우튀김이 먹음직스러운 ‘에비동’, 그리고 사이드로 ‘고구마 고로케’를 주문했다. 혼자 먹기에도 부담 없는 1인분 메뉴라는 점이 역시 좋았다.

주문 후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 메인 메뉴가 나왔다. 쟁반 위에는 메인 덮밥과 함께 유자 소스가 곁들여진 상큼한 샐러드, 그리고 따뜻한 국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샐러드는 상큼한 유자 드레싱 덕분에 입맛을 돋우는 데 좋았고, 메인 메뉴와 함께 곁들이니 느끼함도 잡아주는 듯했다.

‘에비동’에는 큼직한 새우튀김이 먹음직스럽게 올라가 있었다. 바삭하게 튀겨진 새우살은 씹을 때마다 고소함과 탱글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스페셜 가츠동’의 퀄리티였다. 두툼하게 썰어낸 돼지고기는 잡내 하나 없이 부드러웠고, 튀김옷 또한 눅눅하지 않고 바삭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진 수제 소스는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의 조화가 훌륭했다. 느끼할 수 있는 돈까스의 맛을 잡아주면서도 깊은 풍미를 더해주었다.


개인적으로 국물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예쁜 원목 그릇에 담겨 나오긴 했지만, 미소국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을 마시는 중간중간 느껴지는 나무 향은 조금 낯설었다. 하지만 이는 아주 사소한 부분일 뿐, 전체적인 만족감을 해치지는 못했다.
사이드로 주문한 ‘고구마 고로케’는 2개에 4000원으로 가격이 조금 있다고 느껴졌지만, 그 맛은 실망시키지 않았다. 겉은 바삭하게 튀겨지고 속은 부드러운 고구마와 크림치즈가 꽉 차 있어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의 조화가 훌륭했다. 함께 나온 소스에 찍어 먹기보다는 고로케 본연의 맛을 즐기는 것이 더 맛있었다.
이곳은 처음 전대후문에 있을 때부터 단골이었던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2018년에 동명으로 이전한 이후에도, 동명점은 깔끔하고 정갈한 매장 분위기, 충장점은 조금 더 선술집 같은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다고 한다.
가격대가 다소 높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 양과 질 모두 만족스럽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이 간다. 오히려 양이 많은 편이라 여성분들은 1인분을 다 드시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닭고기나 소고기 덮밥처럼 비교적 저렴한 메뉴들도 맛은 절대 저렴하지 않다고 하니, 취향에 따라 골라도 후회 없을 듯하다.
예전에는 평일에도 웨이팅이 심했다고 하지만, 이제는 식사 시간을 살짝 피해서 방문하면 잠깐 기다리는 정도로 사람이 줄었다고 한다. 2022년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이 믿고 찾는 곳인 만큼, 언제 방문해도 실망하지 않을 맛집임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실패할 메뉴가 없다’는 것이다. 어떤 메뉴를 선택하더라도 기본 이상의 맛을 보장하기에, 덮밥이 생각날 때면 주저 없이 이곳을 떠올릴 것 같다.
혼자 방문해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고, 맛있는 덮밥 한 그릇으로 든든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 동명동에서 혼밥할 곳을 찾는다면, 이곳을 적극 추천한다. 오늘도 혼밥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