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들과의 약속 장소를 찾다가, 분위기 좋다는 이야기가 솔솔 들려오는 곳에 예약했다. 처음 방문하는 곳이라 어떤 메뉴가 기다리고 있을지, 그리고 내가 기대했던 맛과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을지에 대한 설렘과 약간의 걱정이 공존했다. 상호명은 익숙했지만, 실제로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따뜻한 조명과 잔잔한 음악이 먼저 반겨주었다. 실내는 기대했던 것보다 아늑했고, 테이블 간 간격이 다소 좁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편안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공간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다소 시끄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손님들이 많아서인지, 대화 소리가 꽤 울려 퍼지는 편이었다. 물론 활기찬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좋아할 수도 있겠다.
우리가 주문한 첫 메뉴는 파스타였다. 여러 가지 파스타 중에서도 특히 기대했던 메뉴는 명란 파스타와 치킨 투움바 파스타였다. 먼저 나온 파스타는 비주얼부터가 마음에 들었다.

이곳 파스타 면은 정말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너무 퍼지지도, 덜 익지도 않게 적당히 삶아져 나와 씹는 식감이 살아있었다. 함께 나온 소스 역시 자극적이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깊이가 느껴졌다. 특히 짭조름한 명란의 풍미와 크림 소스의 조화는 훌륭했다. 첫 입에 느껴지는 감칠맛은 ‘이거다’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모든 파스타가 완벽했던 것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는 명란 파스타를 정말 맛있게 먹었지만, 함께 간 친구는 명란 파스타가 다소 짜다고 느꼈고, 먹다 보니 짠맛이 강해져서 조금 남겼다. 리조또 역시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먹을수록 간이 세게 느껴져서 아쉬움이 남았다. 메뉴에 따라 간의 정도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은 이 집을 방문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다음으로 맛본 치킨 투움바 파스타는 부드러운 크림소스에 큼직한 닭고기가 곁들여져 푸짐한 느낌을 주었다. 닭고기의 겉은 바삭하게 구워져 풍미를 더했고, 속은 촉촉하게 익어 소스와 잘 어우러졌다. 소스의 풍미도 좋았고, 닭고기와 파스타의 조합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다음날 아침에 살짝 배가 얼얼한 느낌이 들었던 것을 보면, 매운맛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조금 주의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


이곳의 사이드 메뉴 중에서는 치즈 식빵이 특히 인상 깊었다. 따뜻할 때 그냥 먹어도 버터의 풍미와 치즈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훌륭했지만, 함께 나온 소스에 찍어 먹으니 또 다른 맛이었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그 소스는 식빵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었다.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커피를 주문했는데, 커피잔의 크기에 살짝 놀랐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커서 양이 푸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하고 부드러운 커피는 식사 후에 입가심하기에 제격이었다.

이곳의 또 다른 아쉬운 점은 환기 시스템이었다. 특히 겨울철이라 추웠음에도 불구하고, 매장 안이 다소 덥게 느껴졌는데, 이는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었다. 쾌적한 환경에서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이 부분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또한, 겨울철 두꺼운 외투를 보관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불편함을 느꼈다.
결론적으로, 이탈리안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 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면 요리의 식감이나 일부 메뉴의 맛은 분명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가격 대비 만족도를 생각하면 조금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시끄러운 분위기나 메뉴별 간의 차이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방문 전에 이 점들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파스타 면 익힘 정도가 좋았고, 다른 메뉴도 맛보고 싶어 재방문 의사는 있다. 다만, 좀 더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을 택하거나, 방문 인원 및 목적을 신중하게 고려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