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뭘 먹을까 늘 고민하는 직장인에게 강진의 ‘원정흑염소’는 특별한 선택이었다. 회사 동료들과 함께 월출산 자락에 위치한 이곳을 찾았다. 겉보기에는 허름해 보이지만, 푸른 하늘 아래 듬직하게 자리 잡은 모습이 이곳의 내공을 짐작게 했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차를 가져오기에도 부담이 없었다. 이런 외진 곳까지 일부러 찾아올 정도면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안고 식당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다행히 우리는 미리 예약해둔 덕분에 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지만, 워낙 인기 있는 곳이라 예약 없이는 웨이팅이 길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점심 메뉴로 가장 인기가 많다는 흑염소탕과 수육을 주문했다. 흑염소탕은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져 나왔는데, 진한 국물 위로 파와 각종 채소, 그리고 넉넉하게 들어간 흑염소 고기가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흑염소 특유의 잡내나 거부감 있는 향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맑고 깊은 육수의 풍미가 일품이었다.

흑염소탕 한 그릇과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눈길을 끌었다. 갓 담근 듯 신선해 보이는 김치와 깍두기, 그리고 몇 가지 나물 반찬까지. 모든 반찬들이 짜지도 않고 간이 딱 맞아 흑염소탕과 곁들여 먹기 좋았다. 특히, 흑염소탕 국물에 밥을 말아 김치와 함께 한입 먹으니, 정말이지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맛이었다.

함께 주문한 수육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푹 삶아져 나온 수육은 입안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부드러웠고, 고기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한 맛을 자랑했다. 흑염소 고기의 질이 정말 좋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겉에는 깨가 솔솔 뿌려져 있어 고소한 풍미까지 더해졌다.

수육은 젓갈에 살짝 찍어 먹거나, 함께 나온 쌈 채소에 싸 먹어도 별미였다. 든든하게 보양하는 느낌과 함께,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절로 행복해졌다. 양도 푸짐해서 여러 명이 와서 나눠 먹기에도 충분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직원분들의 친절함이었다. 바쁜 와중에도 항상 웃는 얼굴로 응대해주시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함께 방문했던 동료들도 모두 만족스러워하며 다음에도 꼭 다시 오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바쁜 직장인에게 점심시간은 짧지만, 이곳에서는 느긋하게 몸보신을 하며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었다.
특히, 흑염소탕은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국물 맛에 반할 정도로 깊고 시원했다. 해장용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왠지 모를 든든함과 개운함이 몸을 감쌌다. 특히, 쌀쌀한 날씨에 뜨끈한 국물 한 그릇은 온몸을 녹이는 듯한 만족감을 주었다.
가깝지 않은 거리에 있어 자주 방문하기는 어렵겠지만, 건강한 음식이 생각날 때, 혹은 특별한 날 부모님을 모시고 오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진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이곳 ‘원정흑염소’에서의 든든한 한 끼를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