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자유시장 숨은 밥집, 밥도둑 반찬 풍년 ‘억조식당’

아니, 여기 진짜 물건이에요! 진주 자유시장 근처 골목길에 툭 자리 잡고 있는 ‘억조식당’ 말이에요. 처음엔 가게가 좀 작고 손님도 없어 보여서, “내가 길을 잘못 왔나?” 싶을 정도였어요. 솔직히 살짝 망설여지긴 했죠. 유명하다는 다른 비빔밥집도 가봤지만, 솔직히 억조식당의 만족도가 더 높았던 건 안 비밀이에요. 여기는 진짜, 직접 경험해보면 딱 알 수 있어요.

억조식당 입구 간판과 메뉴 표기
붉은색 현수막에 적힌 ‘돼지국밥’, ‘제육볶음’ 등의 메뉴가 눈에 띄는 억조식당 입구. 금연 스티커도 붙어있네요.

처음 발을 들였을 때, 겉보기엔 평범하다 못해 살짝 허름해 보이기까지 했어요. 창문에 붙은 붉은색 현수막들이 눈에 띄었는데, ‘돼지국밥’, ‘제육볶음’, ‘낙지볶음’ 같은 익숙한 메뉴들이 적혀 있었죠. 문틈으로 안을 살짝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테이블이 많지 않았고, 손님도 듬성듬성 앉아 계셨어요. ‘아, 내가 정말 맛집을 잘 찾아온 게 맞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죠. 그래도 일단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훑어봤어요.

억조식당 메뉴판
메인 메뉴와 함께 곁들임 메뉴, 식사 메뉴까지 꼼꼼하게 적힌 억조식당 메뉴판. 가격이 정말 착하네요!

메뉴판을 보자마자 눈이 동그래졌어요. ‘된장’, ‘순두부’, ‘김치찌개’ 같은 기본적인 식사 메뉴들은 6천원, 7천원 선이었고, ‘생선조림’이나 ‘내장탕’도 1만원이면 충분했어요. 특히 ‘갈치조림’, ‘제육볶음’, ‘낙지볶음’이 1만원대라는 게 믿기지 않았죠. 게다가 ‘공기밥’은 단돈 1천원! 아니, 요즘 세상에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밥을 먹을 수 있다니, 솔직히 미안한 마음까지 들더라구요. 가격만 저렴한 게 아니라, 메뉴 옆에 함께 나온 사진들을 보니 정말 푸짐해 보였어요.

냉장고에 진열된 소주와 음료수
참이슬과 부자 16 소주가 시원하게 진열된 모습.

주문을 하고 나니, 냉장고에서 시원한 소주와 음료수들이 눈에 띄었어요. 밥과 함께 반주를 곁들이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왠지 모르게 정감 가는 풍경이었어요.

다양한 반찬이 차려진 백반 상차림
먹음직스러운 메인 요리와 함께 정갈하게 담긴 10가지 이상의 반찬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한 음식이 나왔는데… 와, 정말이지 입이 떡 벌어졌어요. 이게 정말 1인분에 6천원, 7천원 하는 백반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식탁을 가득 채운 반찬들의 행렬! 10가지가 훌쩍 넘는 반찬들이 저마다의 색깔과 모양으로 식탁을 수놓고 있었어요. 젓가락이 어디로 향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되더군요. 깻잎 장아찌, 멸치볶음, 오이소박이, 김치, 나물 무침, 콩자반, 젓갈까지. 정말 집밥처럼 푸짐하고 정갈했어요.

푸짐한 제육볶음과 밥, 그리고 각종 반찬
메인 메뉴인 제육볶음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것이 정말 먹음직스럽죠?

저는 제육볶음을 주문했는데요,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지만, 맛은 더더욱 일품이었어요. 맵지도 짜지도 않고 딱 적당한 양념에 부드러운 고기가 어우러져 밥 한 공기 뚝딱은 기본이고, 밥을 더 부르는 마성의 맛이었죠. 함께 나온 순두부찌개도 갓 끓여 나온 듯 뜨끈하고 시원한 국물이 속을 확 풀어줬어요. 밥에 고기를 얹고, 쌈 채소에 싸서 한 입 가득 넣으면, 와… 정말이지 신선한 참기름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고소함이 극대화되는 느낌이었어요. 시장 근처라 그런지 재료들이 다 신선하고 좋다는 게 느껴지더라구요.

억조식당 외관 사진
가게 외관에 걸린 ‘억조식당’ 간판이 인상적이네요.

사실 처음에는 이 가게가 정말 맞나 싶었지만, 눈앞에 펼쳐진 이 상차림을 보고 나니 모든 의심이 눈 녹듯 사라졌어요. 사장님께서 정말 인심이 넘치시는 분 같았어요. 반찬 하나하나 다 신경 쓰신 게 느껴졌고, 웃으면서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모습이 마치 고향 집 할머니 품에 안긴 듯한 따뜻함을 느끼게 했죠.

반찬 종류만 많은 게 아니라, 맛 하나하나가 다 훌륭했어요. 어떤 반찬은 감칠맛이 넘쳐서 밥에 비벼 먹고 싶었고, 어떤 반찬은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어서 씹을수록 맛이 좋았죠. 특히 젓갈류는 밥도둑이 따로 없었어요. 짭짤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서, 밥 한 숟가락에 젓갈 조금 올려 먹으면 여기가 바로 천국인가 싶었답니다.

정말이지,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었어요. 친구와 함께 갔는데, 저희 둘 다 말없이 밥만 먹었던 것 같아요. 이야기도 나누고 싶었지만, 눈앞의 이 맛있는 음식을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밥을 다 먹고 나니, 배는 든든했지만 마음은 더 든든해지는 느낌이었어요. 저렴한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하게 느껴졌답니다.

진주에 가게 된다면, 혹은 진주에서 맛있는 집밥 같은 음식을 먹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억조식당’을 찾아가세요. 처음에는 조금 낯설게 느껴질지 몰라도, 일단 맛을 보면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저처럼 ‘여기가 진짜네!’ 하고 무릎을 탁 치게 될지도 몰라요. 다음에는 다른 메뉴도 꼭 맛보러 다시 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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