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기억 속, 왁자지껄한 시장통을 지나 골목 깊숙이 숨어있던 작고 허름한 식당들. 그곳에서 풍겨 나오던 따뜻한 밥 냄새와 정겨운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오늘,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듯 그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의정부의 맛집, 보영식당을 찾아 나섰다. 부대찌개 골목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옹기종기 모여있는 식당들 사이에서, 유난히 정겨운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주차장이 넓어서 편안하게 차를 댈 수 있었다. 좁은 골목길 운전은 언제나 부담스러운데,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평일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는 단출했다. 부대찌개, 그리고 사리 추가 메뉴들. 역시 부대찌개 전문점다운 모습이다. 고민할 필요 없이 부대찌개 2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 기다리던 부대찌개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냄비 안에는 햄, 소시지, 김치, 떡, 두부 등 다양한 재료들이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잘 익은 김치의 붉은 빛깔이었다. 1978년부터 직접 담가 사용한다는 재래식 보리고추장과 배추김치 덕분인지, 시중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인위적인 맛과는 확연히 다른 깊고 칼칼한 향이 코를 찔렀다. 테이블마다 놓인 스테인리스 물 주전자에는 끓인 물이 담겨 있었다. 이런 소소한 부분에서 느껴지는 옛스러움이 정겹게 다가왔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부대찌개를 바라보며, 어서 맛보고 싶다는 생각에 입안에 침이 고였다. 국물이 어느 정도 끓자, 국자로 국물을 떠서 맛을 보았다.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짜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특히 김치에서 우러나오는 시원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곧이어 밥 한 공기가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흰쌀밥을 보는 순간,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뜨끈한 밥 위에 부대찌개 국물을 듬뿍 적셔 햄과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햄과 소시지의 짭짤한 맛과 김치의 매콤한 맛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합을 이루었다.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워냈다.

라면 사리를 추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꼬들꼬들하게 익은 라면을 후루룩 먹으니, 정말 든든했다. 테이블마다 육수가 담긴 물통이 놓여 있어서, 국물이 부족할 때마다 마음껏 부어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육수를 아끼지 않는 넉넉한 인심이 느껴졌다.
특이하게도, 이곳에서는 꿀떡이 반찬으로 제공된다. 달콤한 꿀떡은 매콤한 부대찌개를 먹는 중간중간 입가심하기에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밀키트도 판매하고 있었다. 집에서도 이 맛을 즐길 수 있다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넉넉하게 밀키트를 구입하여 집으로 향했다.
보영식당은 단순히 맛있는 부대찌개를 파는 곳이 아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푸짐한 양,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깊은 맛은 나를 단골손님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꼭 한번 보영식당에 들러보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든든한 한 끼 식사로 배를 채우고, 따뜻한 추억도 함께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여, 이 맛있는 부대찌개를 함께 나누고 싶다.

돌아오는 길,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창밖을 바라보며, 오늘 맛본 부대찌개의 여운을 느껴본다. 보영식당에서의 경험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따뜻한 추억을 되살려주는 특별한 여행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