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순간 중 하나는 바로 ‘연돈’ 방문이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소개된 이후, 그 명성은 하늘을 찌를 듯했고, 제주에 온 김에 그 유명한 돈까스를 맛보지 않을 수 없었다. 렌터카를 몰아 서귀포로 향하는 길, 설렘과 약간의 긴장이 뒤섞였다. 과연 소문만큼 맛있을까? 긴 웨이팅을 감수할 가치가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연돈 앞에 도착해 있었다.
아침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평소 같으면 단잠을 즐길 시간이지만, 연돈 앞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날씨가 궂은 탓인지 생각보다는 덜 붐비는 듯했지만, 그래도 긴장을 늦출 순 없었다. 서둘러 테이블링 기계에 전화번호와 인원수를 입력하고 웨이팅을 걸었다. 다행히 지인들과 함께여서 9번, 10번, 11번을 연달아 입력할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와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연돈으로 향한 시간은 11시 30분. 드디어 그 유명한 돈까스를 맛볼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매장 안은 생각보다 넓고 테이블 수도 넉넉했다. 깔끔하게 정돈된 테이블과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맛집의 포스가 느껴졌다. 메뉴를 살펴보니 등심, 안심, 치즈까스 등 다양한 돈까스 메뉴와 카레, 볼카츠 등 사이드 메뉴가 있었다. 각자 먹고 싶은 메뉴를 골고루 주문했다. 아이들은 등심까스를, 신랑은 안심까스를, 그리고 나는 그렇게 궁금했던 치즈까스를 선택했다. 카레도 빼놓을 수 없다는 이야기에 사이드 메뉴로 추가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리던 돈까스가 나왔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튀김옷의 색깔이었다. 밝고 깨끗한 기름에서 튀겨낸 듯, 튀김옷은 황금빛을 띠고 있었다. 젓가락으로 살짝 건드려보니 바삭하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드디어 치즈까스를 맛볼 차례. 돈까스를 반으로 가르자 뜨거운 김과 함께 하얀 치즈가 폭포수처럼 흘러내렸다. 모짜렐라 치즈의 고소한 향이 코를 자극했고, 쫄깃하게 늘어나는 치즈의 비주얼은 감탄을 자아냈다. 한 입 베어 무니, 바삭한 튀김옷과 부드러운 치즈, 그리고 촉촉한 돼지고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치즈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느끼함 없이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아이들이 주문한 등심까스도 맛보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육즙이 풍부해서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왔다. 특히 튀김옷이 예술이었다. 마치 섬세한 레이스처럼 얇고 바삭했으며, 기름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듯 느끼함이 전혀 없었다. 등심은 지방 부위가 거의 없이 살코기 위주였지만,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워서 아이들도 맛있게 먹었다.
신랑이 선택한 안심까스는 등심보다 더욱 부드러웠다.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는 듯,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았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고, 안심 특유의 담백한 맛이 잘 살아있었다. 돈까스 소스에 와사비를 살짝 올려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풍미는 더욱 깊어졌다.
사이드 메뉴로 주문한 카레도 기대 이상이었다. 흔히 먹는 일본식 카레와는 조금 다른, 인도 커리 같은 깊고 진한 맛이 느껴졌다. 밥에 비벼 먹어도 맛있고, 돈까스를 카레에 찍어 먹어도 훌륭했다. 아이들이 너무 잘 먹어서 포장용 카레를 추가로 구매했을 정도였다. 다음에는 하이라이스도 꼭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까스와 함께 제공되는 양배추 샐러드도 빼놓을 수 없다. 양배추의 심지 부분은 제거하고 부드러운 잎 부분만 사용하여 식감이 좋았다. 랜치 소스와의 조화도 훌륭해서 돈까스의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깍두기는 평범하다는 평이 있었지만, 돈까스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을 덜어주는 역할을 했다.
연돈은 푸드코트처럼 모든 것이 셀프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물, 컵, 식기류 등을 직접 가져와야 하고, 식사를 마친 후에는 퇴식구에 반납해야 한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오히려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주방에는 많은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쾌적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대기 팀이 9팀 정도 있었다. 17시 이후부터는 웨이팅이 점점 길어지는 듯했다. 평일 저녁 6시쯤 방문했을 때는 1시간 정도 기다렸다는 후기도 있었다. 운이 좋게 웨이팅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었던 날도 있었지만, 치즈까스는 이미 품절이었다. 치즈까스를 맛보려면 오전에 방문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연돈의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퀄리티의 돈까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등심까스는 11,000원, 안심까스는 12,000원, 치즈까스는 13,000원으로,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정말 착한 가격이다. 튀김옷, 돼지고기, 소스 등 모든 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한 듯, 돈까스 하나하나에서 정성이 느껴졌다. 가성비 맛집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았다.

연돈을 방문하기 전에 가장 걱정했던 것은 웨이팅이었다. 예전에는 몇 시간씩 기다려야 했다는 후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현장 테이블링 시스템을 통해 웨이팅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평일에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입장할 수 있고, 주말에도 예전만큼 긴 시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치즈까스는 여전히 인기가 많아서 오전에 방문해야 맛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셀프 시스템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고, 깍두기의 맛이 평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돈까스 자체는 훌륭하지만, 카레나 다른 사이드 메뉴는 특별한 맛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은 돈까스의 압도적인 맛과 합리적인 가격 덕분에 충분히 상쇄될 수 있었다.
제주 여행을 하면서 연돈 외에도 많은 맛집을 방문했지만, 연돈만큼 만족스러웠던 곳은 없었다. 튀김옷의 바삭함, 돼지고기의 촉촉함, 치즈의 고소함, 카레의 깊은 맛,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왜 사람들이 연돈에 열광하는지, 왜 연돈이 제주 맛집으로 손꼽히는지 직접 경험해보니 알 수 있었다.

연돈은 단순한 돈까스 맛집이 아닌, 제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미식 경험이었다. 긴 웨이팅을 감수하고서라도 꼭 방문해야 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다음에 제주에 방문한다면, 또다시 연돈을 찾을 것이다. 그때는 꼭 치즈까스를 오전에 방문해서 맛봐야겠다. 그리고 하이라이스와 볼카츠도 빼놓지 않고 주문해야겠다.
연돈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왠지 모르게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행복해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니 더욱 그랬다. 제주 여행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꿴 느낌이었다. 연돈에서의 경험은 앞으로 제주 여행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줄 것 같았다.
제주 서귀포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꼭 연돈에 들러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다만, 웨이팅 시간을 고려해서 방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그리고 치즈까스를 맛보려면 오전에 방문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연돈에서 맛있는 돈까스를 즐기면서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