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어귀, 낡은 간판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듯 서 있는 그곳. ‘한나네 숯불곱창’. 상호명만 보아도 왠지 정겨운 분위기가 풍겨오는 듯했다. 왠지 모를 설렘을 안고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조명 아래 은은한 고기 굽는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 이 동네 토박이들이 주말이면 어김없이 발길을 향한다는 이곳. 과연 어떤 특별함이 숨겨져 있을까. 나의 기대감은 이미 한껏 부풀어 있었다.

이곳의 메뉴는 크게 곱창구이와 곱창전골 두 가지로 나뉜다. 많은 이들이 1차로 구이를, 2차로 전골을 즐긴다고 하니, 나 또한 그 순서를 따라보기로 했다. 먼저 등장한 곱창구이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잘 손질된 곱창들이 뜨겁게 달궈진 불판 위에서 노릇하게 익어가기 시작했다.


굽는 동안 솔솔 풍겨오는 고소한 냄새는 잊고 있던 미각을 깨우는 듯했다. 기대했던 대로, 곱창에서는 전혀 역한 냄새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담백하고 고소한 풍미가 가득했다. 겉은 바삭하게, 속은 촉촉하게 익은 곱창을 한 점 입에 넣으니, 쫄깃한 식감과 함께 입안 가득 퍼지는 깊은 고소함이 일품이었다. 씹을수록 고소함이 배가 되는 이 맛, 왜 이곳 사람들이 ‘이 동네 사람들 주말에 모두 집합’하는지 절로 이해가 갔다.



이어서 맛본 곱창전골은 구이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뚝배기 가득 푸짐하게 담겨 나온 전골 위로, 싱싱한 채소들이 먹음직스럽게 올라가 있었다. 이곳의 곱창전골은 국물이 맑은 편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흔히 진하고 걸쭉한 전골 국물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곳의 전골은 맑으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일품이었다. 마치 맑은 시냇물처럼 시원하게 들이켜지는 국물은, 곱창의 고소함과 어우러져 환상의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전골 속 야채 중 냉이의 향이 정말 좋았다. 그 은은한 향긋함이 전골의 시원한 맛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깻잎과 아욱이 더해져 풍미를 더했다는 설명처럼, 채소 하나하나가 전골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내장 역시 냄새 없이 고소함 그 자체였다. 끓이면 끓일수록 깊어지는 맛에, 마지막 한 방울까지 싹싹 긁어먹을 수밖에 없었다. ‘완곱’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는 맛이었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이니, 방문 전에 꼭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예산, 홍성, 서산 이 근방에서 이만한 맛집이 또 있을까 싶다. 가격 또한 합리적이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숯불 향 가득한 곱창구이와 맑고 시원한 곱창전골의 조화는, 마치 한 편의 잘 짜인 시처럼 나의 미각을 사로잡았다. 이곳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닌, 오감으로 느끼는 즐거운 경험이었다. 다음번 방문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