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몽글몽글, 곡성 오일장 앞 안흥찐빵에서 맛보는 정겨운 고향의 맛집

오랜만에 떠나는 고향 길,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차창 밖 풍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어린 시절 뛰어놀던 골목길은 그대로일까, 낡은 지붕은 새로 단장했을까. 설렘과 함께 밀려오는 그리움에 마음이 벅차올랐다. 목적지는 곡성 오일장. 장날에 맞춰 방문하면 더욱 활기 넘치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곳에서 1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안흥찐빵”의 따끈한 찐빵과 만두 맛을 꼭 보고 싶었다.

장터 입구에 들어서자, 익숙한 듯 정겨운 풍경이 펼쳐졌다. 왁자지껄한 사람들, 흥정하는 소리, 맛있는 음식 냄새까지. 어린 시절 엄마 손을 잡고 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발걸음을 재촉하여 안흥찐빵을 찾았다. 노란색 간판에 큼지막하게 쓰인 “안흥찐빵”이라는 글자가 한눈에 들어왔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푸근함이 느껴졌다. 간판 옆에는 귀여운 캐릭터 그림이 그려져 있어 친근함을 더했다.

안흥찐빵 외부 전경
정겨운 느낌의 안흥찐빵 외부 모습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찜통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찜통 안에는 뽀얀 찐빵과 윤기가 흐르는 만두가 가득 담겨 있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돌았다. 메뉴는 찐빵과 만두, 그리고 간단한 음료를 판매하고 있었다. 찐빵과 만두 모두 맛보고 싶어서, 1인분씩 반반 섞어서 주문했다. 왠지 모르게 다양한 맛을 조금씩 즐기고 싶어지는 그런 날 있지 않은가.

주문한 찐빵과 만두가 나왔다. 나무 테이블 위에 놓인 접시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과 만두가 가지런히 담겨 있었다. 찐빵은 겉은 뽀얗고 속은 달콤한 팥 앙금으로 가득 차 있었고, 만두는 얇은 피 안에 고기와 야채가 듬뿍 들어 있었다. 특히 만두는 김치만두와 고기만두 두 종류가 있어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나는 둘 다 포기할 수 없어 반반 섞어달라고 부탁드렸다.

먼저 찐빵을 한 입 베어 물었다. 따뜻하고 쫄깃한 빵과 달콤한 팥 앙금이 입안 가득 퍼졌다. 과하게 달지 않고 은은하게 퍼지는 단맛이 정말 좋았다. 어릴 적 겨울에 할머니가 끓여주던 달콤한 팥죽의 향수가 느껴지는 맛이었다. 팥 앙금은 텁텁하지 않고 부드러워서 빵과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이번에는 만두를 맛볼 차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만두를 젓가락으로 집어 들었다. 얇은 만두피 너머로 보이는 만두 속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먼저 고기만두를 한 입 먹어보니, 담백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돼지고기와 신선한 야채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맛이었다. 특히 돼지 특유의 잡내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 좋았다. 만두피는 얇고 쫄깃해서 씹는 재미를 더했다.

이어서 김치만두를 맛보았다. 매콤한 김치와 돼지고기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지는 김치만두는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고기만두와 마찬가지로 만두 속이 꽉 차 있어서, 씹을 때마다 풍성한 식감을 느낄 수 있었다. 콧잔등에 살짝 땀이 맺히는 듯한 기분 좋은 매콤함이었다.

김치만두와 고기만두
매콤한 김치만두와 담백한 고기만두

만두를 먹는 중간중간, 함께 제공된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더욱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간장의 짭짤함이 만두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려 주었다. 찐빵과 만두를 번갈아 먹으니, 질릴 틈 없이 계속해서 입맛을 자극했다.

가게 한쪽에는 따뜻한 물이 준비되어 있었다. 찐빵과 만두를 먹는 중간중간 따뜻한 물을 마시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소화도 돕는 듯하여 더욱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사장님은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친절하게 말을 건네셨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였다. 서비스로 국산 체리를 내어주시기도 했는데, 수입산 체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콤하고 맛있었다.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에 감동받았다.

가게는 곡성 5일장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장날에는 더욱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고 한다. 레저스포츠센터와 시장이 가까워 주차도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가게 앞에는 넓은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편안하게 차를 세울 수 있었다.

가게 전경
곡성 5일장 앞에 위치한 안흥찐빵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사장님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셨다. “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답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장님의 따뜻한 미소에, 왠지 모르게 마음까지 훈훈해지는 기분이었다.

안흥찐빵은 단순한 찐빵, 만두 가게가 아닌, 정겨운 고향의 맛과 따뜻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맛과 푸근한 분위기 덕분에, 잊지 못할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 다음에 곡성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들러 따뜻한 찐빵과 만두를 맛보고 싶다. 그때는 친정어머니께도 맛보여 드려야겠다. 분명 무척 좋아하실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는 은은한 찐빵 냄새가 가득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평온해지고,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안흥찐빵에서 맛본 따뜻한 찐빵과 만두, 그리고 사장님의 친절한 미소는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따뜻하게 남아있을 것이다. 곡성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안흥찐빵에 들러 정겨운 고향의 맛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포장해 가는 모습
포장도 깔끔하게 해주신다.
푸짐한 만두 한 접시
속이 꽉 찬 만두
반반 만두
취향따라 반반 주문도 가능하다.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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