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하루의 피로가 어깨를 짓누르는 시간. 문득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이 간절해졌다.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발길이 향한 곳은 영통 시내, 지친 나를 위로해줄 맛집, 바로 깡우동이었다.
멀리서도 한눈에 띄는 깡우동 간판. 밝게 빛나는 네온사인이 마치 나를 부르는 듯했다. 건물 지하에 주차를 하고 주차권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가게 문을 열자마자 후끈한 열기가 온몸을 감쌌다. 아늑한 공간은 마치 오래된 포장마차를 연상시키는 정겨운 분위기였다. 테이블은 이미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저마다 우동 한 그릇에 담긴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있었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을 보니, 역시 이 지역에서는 꽤나 유명한 곳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역시 주력 메뉴는 우동이었다. 어묵우동, 튀김우동 등 다양한 종류의 우동이 있었지만, 나의 선택은 언제나처럼 어묵우동 중간맛이었다. 왠지 오늘은 만두도 함께 곁들이고 싶어 찐만두도 하나 주문했다.
주문 후,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며 기다렸다. 잠시 후, 남자 사장님께서 직접 우동을 가져다 주셨다. 친절한 미소와 함께 건네주시는 모습에서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어묵우동. 뽀얀 국물 위에 넉넉하게 올려진 어묵과 김 가루, 그리고 붉은 양념장이 식욕을 자극했다. 면발은 일반 우동 면보다 약간 얇아 보였지만, 쫄깃함이 느껴졌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양념장을 풀기 전에 국물부터 한 모금 맛보았다. 캬! 역시 이 맛이다. 깔끔하면서도 칼칼한 국물이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느낌이었다. 짜증스럽게 매운 맛이 아니라, 기분 좋게 얼큰한 매운맛이랄까.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것이, 제대로 해장이 되는 기분이었다.

양념장을 풀고 다시 국물을 맛보니, 얼큰함이 더욱 강렬해졌다. 이곳 깡우동의 매력은 바로 이 양념장에 있는 듯했다. 단순히 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깊은 감칠맛이 느껴지는 것이 비법이 숨겨져 있는 듯했다.
쫄깃한 면발도 일품이었다. 생면을 직접 뽑아서 사용하신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확실히 밀가루 냄새도 덜 나고 면발이 탱글탱글 살아있는 느낌이었다. 면을 후루룩 삼킬 때마다 입안 가득 퍼지는 행복감이란!

어묵도 빼놓을 수 없었다. 큼지막한 어묵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고, 국물과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었다. 어묵 특유의 고소함과 국물의 얼큰함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화를 이루었다.
우동을 어느 정도 먹어갈 때쯤, 찐만두가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만두는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웠다. 젓가락으로 하나를 집어 입에 넣으니, 부드러운 만두피와 촉촉한 만두소가 입안 가득 퍼졌다. 만두 속도 꽉 차 있어서, 생각보다 양이 꽤 많았다.

만두는 우동 국물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얼큰한 국물이 만두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어느새 우동 한 그릇과 만두를 뚝딱 해치웠다. 배는 부르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다음에 또 와서 다른 메뉴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탕수육도 판매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메뉴에서 사라진 것이 조금 아쉬웠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맛있게 잘 먹었다는 인사를 건넸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답해주셨다.
가게 문을 나서니, 밖은 여전히 어두웠다. 하지만 내 마음은 왠지 모르게 밝아진 느낌이었다. 깡우동에서 맛본 따뜻한 우동 한 그릇이, 지친 하루를 위로해주고 활력을 되찾아준 덕분이었다.
깡우동은 단순히 우동을 파는 곳이 아니라,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종종 들러 얼큰한 우동 한 그릇으로 위로받아야겠다. 특히 술자리 후, 2차나 3차로 방문하기에도 안성맞춤일 것 같다.
돌아오는 길, 깡우동에서 흘러나오는 따뜻한 불빛이 오랫동안 눈에 아른거렸다. 영통에서 맛본 깡우동의 특별한 추억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