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도 인정한 양재 맛집, 임병주 산동칼국수에서 맛보는 서울 최고의 콩국수 서사

양재역 1번 출구에서 발걸음을 옮긴 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웅장한 건물 하나가 오롯이 칼국수를 위해 존재하고 있었다. ‘임병주 산동칼국수’라는 빛나는 네온사인이 밤거리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는데, 마치 맛의 성전에 들어서는 듯한 설렘이 느껴졌다. 건물 전체를 사용하는 칼국수 전문점이라는 사실이 놀라웠고, 그만큼 맛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갔다.

1층은 주차장이었지만 이미 만차였다.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 양재 맛집의 칼국수를 맛보기 위해 찾아온 듯했다. 주차는 쉽지 않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한 기다림쯤이야 감수할 수 있었다.

임병주 산동칼국수 건물 외관
밤에도 환하게 빛나는 임병주 산동칼국수의 외관. 맛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준다.

건물 외벽에는 커다랗게 “임병주 산동칼국수”라고 쓰인 간판이 눈에 띄었고, 그 아래에는 메뉴와 가격이 적힌 안내판이 있었다. 한눈에 봐도 칼국수와 콩국수를 주력으로 하는 곳임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여름 한정으로 판매하는 콩국수는 그 맛이 어떨지 너무나 궁금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에는 큼지막한 원형 간판이 붙어 있었다. 화살표와 함께 “2F”라고 적힌 안내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벽에는 “차량 키를 맡긴 손님은 귀중품을 가져가세요. 분실 시 책임지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걸 보니, 주차 관리가 꽤 철저한 듯했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활기 넘치는 식당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은 편이라 다소 북적거리는 느낌이었지만, 오히려 이런 시장통 같은 분위기가 정겹게 느껴졌다. 평일 저녁 7시 반이었는데도 거의 만석이었고, 입구에는 대기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역시 미쉐린 맛집의 위엄은 다르구나 싶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칼국수, 콩국수, 만두, 보쌈, 족발 등 메뉴가 단출했다. 칼국수 전문점답게 메뉴 선택에 고민할 필요 없이 산동칼국수와 평양 왕만두를 주문했다. 여름이었기에 콩국수도 잠시 고민했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메뉴판
단출하지만 내공이 느껴지는 메뉴 구성. 칼국수와 콩국수에 집중한 모습이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긴 칼국수가 테이블에 놓였다. 뽀얀 국물 위로 바지락, 김, 애호박이 얹어져 있었고, 면은 눈으로 보기에도 굵고 탱글탱글해 보였다. 칼국수와 함께 김치가 나왔는데, 겉절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칼국수와 잘 어울릴 것 같은 붉은 빛깔을 띠고 있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보니, 면발이 정말 굵었다. 마치 손으로 직접 빚은 듯한 울퉁불퉁한 모양이 더욱 식감을 자극하는 듯했다. 국물을 한 모금 맛보니, 바지락 특유의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간은 강하지 않고 슴슴한 편이었는데, 오히려 바지락의 풍미를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탱글탱글한 면발
젓가락으로 들어 올린 칼국수 면발. 굵고 탱글탱글한 면이 입맛을 돋운다.

면을 후루룩 소리 내어 먹으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정말 좋았다. 시판 칼국수 면과는 확실히 다른, 수제 면 특유의 매력이 느껴졌다. 면에 국물이 잘 배어들어, 먹을수록 깊은 맛이 느껴졌다. 특히 바지락은 정말 신선했는데, 씹을 때마다 톡톡 터지는 듯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칼국수를 먹다가 김치를 곁들이니, 슴슴한 칼국수 국물에 짠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김치는 간이 진한 편이었지만, 감칠맛은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칼국수와 함께 먹으니, 부족한 감칠맛을 채워주는 듯했다.

칼국수를 어느 정도 먹고 있을 때, 평양 왕만두가 나왔다. 커다란 만두가 5개나 나왔는데,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다. 만두피는 얇고 쫄깃했고, 속은 돼지고기, 야채, 두부 등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평양 왕만두
속이 꽉 찬 평양 왕만두. 얇고 쫄깃한 만두피와 푸짐한 속이 조화롭다.

만두를 한 입 베어 무니, 육즙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만두 속은 담백하면서도 고소했고, 신선한 야채의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다만 만두 자체의 맛은 훌륭했지만, 조미료 맛이 약간 느껴지는 점은 아쉬웠다.

칼국수와 만두를 번갈아 가며 먹으니, 어느새 배가 불렀다. 칼국수의 양이 워낙 많은 데다, 만두까지 먹으니 정말 든든했다. 칼국수를 다 먹고 나니, 국물이 조금 남았는데, 왠지 그냥 남기기 아쉬워 밥을 말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배가 너무 불러, 밥을 추가하는 건 포기했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벽에는 미쉐린 가이드 마크가 붙어 있었는데, 이곳이 몇 년 동안 계속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되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다. 솔직히 엄청나게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깔끔하고 담백한 칼국수와 푸짐한 만두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임병주 산동칼국수 외관 (저녁)
저녁 시간에도 손님들로 북적이는 임병주 산동칼국수. 미쉐린 가이드 선정의 위엄을 보여준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이렇게 인기 있는 칼국수집이라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꼭 콩국수를 먹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임병주 산동칼국수는 화려하거나 자극적인 맛은 아니었지만, 정갈하고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집에서 엄마가 만들어준 듯한 따뜻한 칼국수 한 그릇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느끼게 해주었다. 다음에는 꼭 친구들과 함께 와서, 칼국수와 만두, 그리고 보쌈까지 함께 즐겨봐야겠다.

특히 여름에 맛볼 수 있는 콩국수는 꼭 먹어봐야 할 메뉴인 듯하다.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진하고 고소한 콩국수의 맛은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더운 여름, 시원한 콩국수 한 그릇으로 더위를 날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임병주 산동칼국수는 단순한 칼국수 맛집을 넘어,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었다. 북적거리는 분위기 속에서 맛보는 따뜻한 칼국수 한 그릇은,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키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칼국수집으로 남아주길 바란다.

바지락 칼국수
푸짐한 바지락이 들어간 칼국수.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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