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퇴근길 발걸음은 자연스레 ‘고흥 자연산장어’라는 간판을 향했다. 며칠 전부터 SNS를 뜨겁게 달군 하모 샤브샤브의 비주얼이 아른거렸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제대로 된 하모 요리를 맛보기는 쉽지 않은데, 이곳은 고흥에서 직송한 자연산 장어를 사용한다고 하니 기대감이 솟아올랐다.
가게 문을 열자,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정겨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벽 한쪽에는 메뉴 사진들이 붙어 있었는데, 뽀얀 하모회와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하모회 무침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에서 보았던 그 메뉴들이 눈 앞에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메뉴판을 보니 하모회, 하모 샤브샤브 외에도 장어구이, 장어탕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특히, 장어 샤브샤브는 1시간 전 예약 필수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나는 미리 예약을 해두었기에 망설임 없이 하모 샤브샤브를 주문했다. 메뉴판 사진을 다시 보니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었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콩나물 무침, 깻잎 장아찌, 볶은 콩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었다. 을 보니 스테인리스 물컵과 멜라민 그릇들이 정갈하게 놓여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특히 깻잎 장아찌는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맛이 일품이었다.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 깻잎 장아찌에 밥 한 숟갈을 얹어 먹으니 입맛이 확 돌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하모 샤브샤브가 등장했다. 맑은 육수에 각종 채소가 푸짐하게 담겨 나왔고, 싱싱한 하모회 한 접시가 함께 나왔다. 에서 보았던 것처럼, 뽀얀 살결을 드러낸 하모회의 자태는 정말 아름다웠다. 직원분께서 샤브샤브 먹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하모회를 살짝 담갔다가 건져 먹으면 된다고 했다. 너무 오래 익히면 질겨지니, 살짝 데쳐 먹는 것이 포인트라고 강조하셨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 나는 하모회 한 점을 조심스럽게 육수에 담갔다. 뽀얀 살결이 순식간에 하얗게 변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살짝 데쳐진 하모회를 건져 깻잎에 싸서 먹으니,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이 느껴졌다. 씹을수록 은은하게 퍼지는 단맛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을 보면 하모회와 함께 양파, 마늘, 고추 등 다양한 곁들임 채소가 함께 제공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취향에 따라 다양한 조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샤브샤브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장어탕이 나왔다. 뚝배기에 담겨 나온 장어탕은 보기만 해도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이었다. 국물 한 숟갈을 떠먹으니, 진하고 깊은 맛이 입 안 가득 퍼졌다. 장어 특유의 기름진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에서 보았던 것처럼, 큼지막한 장어 살점과 푸짐한 채소가 들어 있어 더욱 만족스러웠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고 나니, 온몸에 활력이 넘치는 듯했다.
사실 방문 전에는 하모회에 가시가 많을까 봐 걱정했는데, 뼈가 거의 느껴지지 않아 먹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싱싱한 하모를 사용해서 그런지, 씹을수록 단맛이 느껴지는 것도 좋았다. 예전에 부산에서 아나고회를 먹어본 적이 있는데, 하모회는 아나고회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은 정말 최고였다.
옆 테이블에서는 장어구이를 먹고 있었는데,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다음에는 꼭 장어구이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곳은 고흥 자연산 장어를 산지 직송해서 사용한다고 하니, 장어의 신선도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 같다. 장어 소금구이는 불판 예열 시간이 오래 걸려서 30분 전에 예약하면 편하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어느덧 밤이 깊어 있었다. 배는 든든했고, 입 안에는 아직 하모의 여운이 남아 있었다. 서울에서 이렇게 신선하고 맛있는 하모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사장님과 직원분들도 친절하셔서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과 10을 보면 장어구이의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모습과 불판 위에서 맛있게 익어가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럽다. 다음 방문 때는 꼭 장어구이를 맛봐야겠다.
이곳은 운동 끝나고 혼밥 하러 오기에도 좋고, 가족끼리 외식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다만, 가게가 조금 좁고 복잡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 경기권에서 하모회와 하모 샤브샤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정도 불편함은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 을 보면 하모회의 뽀얀 자태가 싱그러운 깻잎과 어우러져 더욱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신선한 재료와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은 언제나 만족스럽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길 건너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주차 요금이 그리 비싸지 않아서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주차장 근처에는 야산 둘레길이 있어서 간단하게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저녁 식사 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둘레길을 걸으니 소화도 잘 되는 것 같았다.
9시 30분쯤 되니 가게 마감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서둘러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섰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하모 구이와 장어탕도 꼭 먹어봐야겠다. 특히, 장어탕은 에서 보았던 밑반찬들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을 것 같다. 김치, 콩나물, 깻잎 장아찌 등 다양한 반찬들과 함께 즐기는 장어탕은 정말 꿀맛일 것이다.
여수에서 하모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서울에서 그 맛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고흥 사람이 운영하는 장어집이라 그런지, 확실히 맛과 신선도가 남다른 것 같다. 앞으로 하모가 생각날 때는 무조건 이곳을 방문할 것이다.
오늘 저녁, 나는 고흥 자연산 장어의 매력에 푹 빠졌다. 신선한 하모회, 푸짐한 하모 샤브샤브, 진한 장어탕까지 모든 메뉴가 만족스러웠다. 서울에서 만나는 여름 제철 하모의 맛은 정말 특별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방문해야겠다. 분명 부모님도 이곳의 맛에 반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