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저녁 약속,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문득 떠오른 곳이 있었다. 성남에서 10년을 넘게 살았지만, 어쩐지 낯선 듯 신선한 느낌의 오리돌판구이 전문점, 유황오리였다. 도심 속에서 즐기는 교외 분위기라니, 왠지 모르게 끌리는 조합이었다. 퇴근 후 곧장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했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니, 정말 이런 곳에 식당이 있을까 싶은 한적한 길가에 다다랐다. 굽이굽이 이어진 길 끝에, 붉은색과 회색이 어우러진 지붕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유황오리였다. 마치 교외의 한적한 식당에 온 듯한 기분 좋은 착각이 일었다.
주차를 하고 식당으로 들어서자, 생각보다 훨씬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천장이 높고 시원하게 트인 실내, 그리고 붉은색 어닝 아래 야외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평일 저녁인데도 손님들이 꽤 많았다. 역시, 숨겨진 맛집은 어떻게든 소문이 나는 법인가 보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오리돌판구이가 메인 메뉴인 듯했다. 오리 로스구이와 양념구이 중 고민하다가, 결국 두 가지 모두 맛보기로 결정했다. 대자를 시켜 푸짐하게 즐겨보기로 했다. 곁들임 메뉴로 치즈 누룽지롤도 추가했다.
주문을 마치자, 커다란 돌판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뜨겁게 달궈진 돌판을 보니, 얼른 오리고기를 구워 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곧이어 밑반찬들이 차려졌다. 샐러드, 쌈 채소, 쌈무 등 오리고기와 곁들여 먹기 좋은 깔끔한 구성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리 로스구이가 등장했다. 큼지막하게 썰린 오리고기와 함께 양파, 버섯이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신선해 보이는 오리고기의 색깔이 식욕을 자극했다. 지체할 틈 없이 돌판 위에 오리고기를 올렸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오리고기가 익어갔다. 기름이 빠지면서 더욱 노릇노릇해지는 모습이 먹음직스러웠다. 잘 익은 오리고기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쫄깃한 식감도 일품이었다.
싱싱한 쌈 채소에 오리고기를 올리고, 쌈장과 마늘을 곁들여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쌉싸름한 쌈 채소와 고소한 오리고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였다.
로스구이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이번에는 양념구이가 등장했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오리고기가 보기만 해도 매콤해 보였다. 돌판 위에 양념구이를 올리고, 함께 나온 콩나물과 김치도 함께 구웠다.

양념이 타지 않도록 잘 뒤집어가며 구워주니,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잘 익은 양념구이 한 점을 먹어보니,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었다. 로스구이와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콩나물과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함께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흐름이 끊기지 않게, 쉴 새 없이 오리고기를 구워 먹었다. 어느덧 돌판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한국인의 디저트, 볶음밥이 남아있었다. 직원분에게 볶음밥 2인분을 주문했다.
남은 양념에 밥과 김치, 김 가루 등을 넣고 볶아주니, 순식간에 먹음직스러운 볶음밥이 완성되었다. 뜨거운 돌판에 눌어붙은 볶음밥은 정말 최고의 맛이었다.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볶음밥과 함께 주문했던 치즈 누룽지롤도 나왔다. 얇게 구운 누룽지 안에 치즈가 들어있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했다. 고소한 치즈와 누룽지의 조화가 훌륭했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아쉬운 마음에 누룽지롤을 하나 더 주문했다. 따뜻한 누룽지롤을 먹으니,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어둑해진 하늘 아래 조명이 켜져 있었다. 붉은 어닝과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더욱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마치 교외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유황오리에서 맛있는 오리돌판구이도 즐기고, 교외에 온 듯한 낭만적인 분위기도 만끽할 수 있었다. 성남에서 10년 넘게 살면서 왜 이제야 이곳을 알게 되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였다. 앞으로 자주 방문하게 될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치즈 누룽지롤을 직접 눈앞에서 만들어주는 퍼포먼스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따로 해서 나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그리고 오리고기 껍질에 털이 그대로 박혀있는 부분도 있었다. 물론, 분위기가 좋아서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았지만, 조금 더 신경 써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황오리는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다. 도심 속에서 즐기는 교외 분위기, 푸짐하고 맛있는 오리돌판구이,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가격은 조금 있는 편이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성남에서 특별한 맛집을 찾는다면, 유황오리를 강력 추천한다. 특히,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교외에서 식사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유황오리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오리돌판구이를 즐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보자.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기분 좋게 유황오리를 나섰다. 도심 속에서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