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퇴근길 발걸음은 자연스레 대구 달성공원 근처, 소문 자자한 맛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소고기 생각에, 오늘은 꼭 맛있는 녀석으로 배를 채우리라 다짐하며 길을 나섰다. 솔직히 대구에서 맛있는 소고기집 찾기가 쉽지 않았던 터라, 반신반의하는 마음도 없잖아 있었다. 늘 가던 곳만 가게 되는 묘한 심리랄까. 새로운 맛집을 찾아 모험을 감행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주변 지인들의 강력 추천과 숱한 리뷰들을 접한 후, 도저히 안 가볼 수 없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북적이는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동네 주민들에게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듯,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굽는 연기 속에서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간신히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훑어봤다. 한우 치고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평이 많았는데, 실제로 보니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였다. 등심도 훌륭하지만, 이 집의 숨은 강자는 특수부위라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안창살과 토시살을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
주문 후, 곧바로 테이블 위로 정갈한 밑반찬들이 차려졌다. 화려한 가짓수를 자랑하는 곳은 아니었지만, 하나하나 맛깔스러워 보이는 것이 내공이 느껴졌다. 장아찌를 비롯한 다섯 가지 정도의 반찬이 소담하게 담겨 나왔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묘하게 끌리는 양념에 버무려진 무침이었다. 젓가락이 저절로 향하는 맛이랄까. 메인 요리인 소고기를 더욱 돋보이게 해줄 조연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안창살과 토시살이 등장했다. 쟁반 가득 담긴 선홍빛 고기의 자태는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마블링이 촘촘하게 박혀있는 모습은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했다. 특히 을 보면, 붉은색과 흰색 지방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겉으로 보기에 신선함이 느껴지는 것은 당연지사. 좋은 소고기는 첫입에 우유 냄새가 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왠지 이 집 고기가 그럴 것 같다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숯불이 활활 타오르는 화로 위에 고기를 올리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육즙이 좔좔 흐르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았다. 앞뒤로 살짝 구워 한 입 크기로 잘라 입에 넣으니, 정말이지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았다. 질기거나 퍽퍽한 느낌은 전혀 없이, 부드럽게 씹히면서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이 맛을 잊지 못해 조만간 다시 방문할 것 같다.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필요한 것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시고, 맛있는 부위나 굽는 방법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주셨다. 에서 볼 수 있듯이, 숯불 위에 고기와 함께 구워 먹는 감자와 버섯 또한 별미였다. 특히 노릇하게 구워진 감자는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이 집에서 꼭 먹어야 한다는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밥과 함께 먹으면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그 맛이 궁금했다. 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는 보기만 해도 얼큰해 보였다.

된장찌개를 한 입 맛보니, 왜 다들 극찬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깊고 진한 국물 맛은 물론, 푸짐하게 들어간 두부와 야채 덕분에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울 수 있었다. 돈을 주고 사 먹어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퀄리티였다. 고기로 느끼해진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도 톡톡히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제공해주는 센스까지 엿볼 수 있었다. 사장님의 친절함과 넉넉한 인심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비록 주차 시설은 없었지만, 고기의 질과 서비스는 그 모든 단점을 상쇄할 만큼 훌륭했다.
부터 까지, 다양한 밑반찬들과 푸짐한 상차림을 살펴보면 이 곳이 왜 동네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대구 맛집인지 알 수 있다.






이 날, 나는 단순히 맛있는 소고기를 먹은 것이 아니었다. 친절한 사장님 부부의 따뜻한 정과 푸짐한 인심, 그리고 훌륭한 음식 맛이 어우러져 잊지 못할 서사를 만들어냈다. 대구에서 소고기가 생각날 땐, 이제 고민 없이 이 집으로 향할 것이다.
다만, 워낙 손님이 많은 곳이니 방문 전에 미리 전화로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저녁 시간대에는 자리가 없을 가능성이 높으니, 헛걸음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나 역시 다음 방문 때는 꼭 미리 예약을 하고 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 맛있는 소고기를 놓칠 수는 없으니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은은하게 풍기는 숯불 향과 입안에 감도는 고소한 육즙의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오늘 달성공원 근처에서 발견한 이 맛집은 앞으로 나의 단골집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회식 장소를 정해야 할 때, 주저 없이 이 곳을 강력 추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