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실려오는 짭짤한 바다 내음, 귓가를 간지럽히는 갈매기 소리.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바다 풍경을 향해 무작정 차를 몰았다. 목적지는 선재도. 특별한 계획 없이 떠난 여행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근사한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선재포구, 싱싱한 조개와 환상적인 뷰를 자랑하는 곳이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식당 앞에 도착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밝은 조명이 켜진 건물. 밖에서 봐도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졌다. 건물 외벽에는 ‘회 조개구이’라는 커다란 글씨가 빛나고 있었고, 그 위로 촘촘히 박힌 조명들이 밤하늘을 수놓은 별처럼 반짝였다. 마치 축제에 온 듯한 설렘을 가득 안고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활기 넘치는 목소리가 나를 맞이했다. “어서 오세요!” 친절한 사장님의 인사에 기분 좋게 자리를 잡았다. 넓은 창밖으로는 탁 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마침 해가 지고 있어서, 붉게 물든 하늘과 잔잔한 파도가 어우러진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오늘 저녁은 분명 낭만적일 거라고 확신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선재도 뷰 맛집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고민에 빠졌다. 조개구이, 회, 칼국수… 하나같이 맛있어 보이는 메뉴들 앞에서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그러다 눈에 띈 것은 바로 ‘치즈 가리비 세트’. 왠지 이 집의 대표 메뉴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조개구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맛있게 먹었다는 후기를 어디선가 본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그래, 오늘은 이걸로 정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싱싱한 조개와 가리비는 물론, 톡톡 터지는 옥수수 콘, 고소한 버섯, 매콤한 양념까지.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돌았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치즈가 듬뿍 올려진 가리비였다.
잘 달궈진 불판 위에 조개와 가리비를 올렸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뜨거운 화로 덕분에 얼굴이 살짝 붉어졌지만, 추위는 잊은 지 오래였다. 숯불의 화력이 생각보다 강해서, 쉴 새 없이 조개 껍데기를 뒤집고 불판을 갈아줘야 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생각에, 그 정도 수고로움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었다.
드디어, 먹음직스럽게 익은 가리비 하나를 집어 들었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가리비를 후후 불어 한 입 베어 물었다. 쫄깃한 가리비 살과 고소한 치즈, 매콤한 양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정말 맛있다!”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재료의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맛이었다.
함께 나온 키조개는 큼지막한 크기를 자랑했다. 쫄깃한 관자를 씹는 맛이 일품이었고, 시원한 국물은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줬다. 특히 키조개 내장은 신선함이 남달랐다. 평소 조개구이를 즐겨 먹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모두 만족할 만한 맛이었다.
조개구이를 먹는 동안,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넓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가족 단위 손님부터 연인, 친구들끼리 온 손님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특히 창가 자리는 경쟁이 치열했다. 다들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식사를 하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어느덧 조개구이를 거의 다 먹어갈 때쯤,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메뉴판을 다시 펼쳐 들고 고민하다가, ‘해물 칼국수’를 추가로 주문했다. 시원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이 어우러진 칼국수는, 조개구이의 느끼함을 깔끔하게 잡아줄 것 같았다.
칼국수가 나오자마자, 젓가락을 들고 면을 휘저었다. 탱글탱글한 면발과 푸짐한 해물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바지락,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이 들어가 있어, 국물 맛이 더욱 풍성했다. 칼국수 면발은 어찌나 쫄깃한지, 입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뜨끈한 칼국수를 먹으니,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밖은 여전히 쌀쌀했지만, 칼국수 덕분에 추위를 잊을 수 있었다. 칼국수 국물까지 남김없이 마시고 나니, 배가 든든해졌다. 이제 정말, 더 이상은 아무것도 먹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러 갔는데,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 “네, 정말 맛있었어요! 특히 조개가 정말 신선하더라고요.” “저희는 항상 신선한 재료만 사용합니다. 다음에 또 오세요.” 사장님의 따뜻한 미소에,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가게를 나서기 전, 입구 쪽에 마련된 ‘셀프 라면’ 코너가 눈에 들어왔다. 이미 배가 불렀지만, 왠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끓여 먹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라면 하나를 집어 들었다. 라면은 역시, 바닷가에서 먹어야 제맛이니까.
셀프 라면 코너에는 다양한 종류의 라면과 토핑이 준비되어 있었다. 김치, 파, 계란 등 취향에 맞게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나는 얼큰한 맛을 좋아해서, 매운 라면을 골라 김치와 파를 듬뿍 넣고 끓였다.
드디어 완성된 라면을 들고, 야외 테이블로 향했다. 밤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라면은, 정말 꿀맛이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뜨거운 라면을 먹으니, 온몸의 피로가 싹 풀리는 듯했다. 꼬들꼬들한 면발과 얼큰한 국물이,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라면을 다 먹고 난 후, 잠시 바닷가를 거닐었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밤하늘을 가득 채운 별들을 바라봤다. 낭만적인 분위기에 취해, 한동안 발걸음을 뗄 수 없었다. 오늘 저녁은 정말, 완벽했다.
선재포구에서의 저녁 식사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싱싱한 조개와 아름다운 바다 풍경,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의 따뜻한 미소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곳. 다음에 선재도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오늘 하루를 되돌아봤다. 즉흥적으로 떠난 여행이었지만, 정말 만족스러웠다. 특히 선재포구에서 맛본 조개구이와 칼국수, 그리고 밤바다를 바라보며 먹었던 라면은, 최고의 맛이었다. 선재도는 정말, 음식과 뷰가 모두 아름다운 여행지였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와서, 이 행복한 경험을 나누고 싶다. 선재포구, 잊지 않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