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옹기종기 모여 앉아 먹던 칼국수 한 그릇의 추억, 누구나 마음 한켠에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 나는 그 아련한 기억을 되살려줄 강서구의 한 칼국수 전문점을 찾아 나섰다. 등촌동 골목 어귀에 자리 잡은 “미시락”이라는 곳이다. 간판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KBS, OBS, MBC 방송 3사 맛집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화려한 이력이 커다랗게 적혀 있었다. 심지어 ‘면요리 최강자’ 결승전에서 우승했다는 문구는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가게 앞으로 다가가니, 노란색 배경에 커다랗게 쓰인 “미시락”이라는 글자가 눈에 확 들어왔다. 그 옆에는 각종 방송 출연을 알리는 배너와 ‘미시락 특선’이라는 메뉴 사진이 붙어 있었다. 배추 뽀시기 백반이라는 메뉴가 궁금증을 자아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테이블은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었고, 벽에는 메뉴판과 함께 이 집만의 특별한 칼국수 제조 비법을 담은 특허증이 액자에 걸려 있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30대 후반이 된 지금까지 꾸준히 찾는 단골손님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메뉴를 고르기 위해 잠시 고민에 빠졌다. 칼국수 종류만 해도 멸치 칼국수, 얼큰 칼국수, 닭칼국수, 육개장 칼국수 등 다양했다. 여름 특선 메뉴인 콩국수와 열무 냉칼국수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열무’라는 단어에 왠지 모르게 끌렸다. 아삭하고 시원한 열무김치를 곁들여 먹는 칼국수의 맛은 어떨까? 결국, 나는 미시락의 대표 메뉴라는 열무 냉칼국수와 함께 비빔칼국수를 주문했다. 그리고 궁금했던 수육도 맛보기 위해 한상차림 수육백반도 추가했다.

주문을 마치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숭늉이 나왔다. 쌀쌀한 날씨에 몸을 녹여주는 듯했다. 곧이어 배추김치와 열무김치가 테이블에 놓였다. 미시락의 김치는 칼국수만큼이나 유명하다고 한다. 붉은 양념이 듬뿍 묻은 배추김치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열무김치는 싱싱한 열무의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었고, 적당히 익어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을 냈다.
드디어 기다리던 열무 냉칼국수가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칼국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뽀얀 칼국수 면 위에는 잘게 썰린 오이와 김 가루, 그리고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열무김치가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다. 육수는 살얼음이 동동 떠 있어 보기만 해도 더위가 싹 가시는 듯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육수와 함께 맛보니, 쫄깃한 면발과 아삭한 열무김치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시원하면서도 새콤달콤한 육수는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특히 열무김치는 너무 익지도, 덜 익지도 않은 딱 알맞은 상태였다. 열무 특유의 쌉쌀한 맛과 시원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이어서 비빔칼국수가 나왔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칼국수 면 위에는 채 썬 오이와 양배추, 김 가루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참기름 냄새가 코를 자극했고, 매콤한 양념은 식욕을 돋우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비벼 한 입 맛보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졌다. 쫄깃한 면발은 양념과 완벽하게 어우러졌고, 아삭한 채소는 식감을 더했다. 비빔칼국수는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매운맛이어서 계속해서 손이 갔다.

마지막으로 수육백반이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수육과 함께 밥, 된장찌개, 그리고 각종 밑반찬이 한상 가득 차려졌다. 수육은 삼겹살 부위를 사용해서인지, 기름기가 적당히 섞여 있어 부드럽고 촉촉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나지 않았고,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쌈 채소에 수육과 김치를 함께 올려 쌈으로 먹으니, 입안에서 풍성한 맛이 느껴졌다. 된장찌개는 구수하면서도 칼칼했고, 밥과 함께 먹으니 든든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칼국수를 즐기고 있었다. 혼자 와서 조용히 식사를 하는 사람, 가족끼리 외식을 나온 사람, 친구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 칼국수를 먹는 사람 등 각양각색의 모습이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나는 어릴 적 가족들과 함께 칼국수를 먹던 행복한 기억을 떠올렸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갔는데, 현금으로 결제하면 할인 혜택이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현금 결제 시 10,000원, 카드 결제 시 12,000원을 받는다고 한다. 다음에는 현금을 챙겨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미시락에서 아쉬웠던 점을 굳이 꼽자면, 몇몇 후기에서 위생 문제가 언급되었다는 것이다. 벌레가 나왔다는 후기를 보니 조금 찝찝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다행히 그런 문제는 발견하지 못했다. 가게 위생에 조금 더 신경 쓴다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맛집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백김치 외에 다른 반찬이 없다는 점도 아쉬웠다.

미시락은 내게 단순한 식사를 넘어, 어린 시절의 추억과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준 곳이었다. 쫄깃한 면발, 시원한 육수, 아삭한 열무김치의 조화는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다음에는 부추국수와 육개장 만두국도 맛보고 싶다. 그리고 재방문해서 수육도 제대로 즐겨봐야겠다. 삼겹살로 만든 수육이라니, 정말 기대된다.
등촌동에서 칼국수 맛집을 찾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미시락을 방문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특허받은 면발과 정성 가득한 맛은 분명 당신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다. 미시락에서 맛있는 칼국수 한 그릇과 함께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보시길 바란다.

미시락에서 칼국수를 맛본 후,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쫄깃한 면발과 시원한 육수의 여운은 오랫동안 내 입가에 맴돌았다. 그리고 어릴 적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칼국수의 따뜻한 기억이 떠올라 마음이 뭉클해졌다. 미시락은 단순한 음식점이 아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다음에 또 방문해서, 그때는 꼭 부추국수를 먹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