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근사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며칠 전부터 눈여겨 봐뒀던 전주의 한 한우 전문점을 찾았다. ‘밥상위의 한우’,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왠지 모를 믿음과 기대감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혁신도시에 위치한 이곳은 전주대 앞에서 오랫동안 명성을 이어온 곳이라고 했다. 사라진 줄 알았던 맛집이 혁신도시에서 다시 문을 열었다니, 그 맛이 더욱 궁금해졌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은은한 조명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전체가 룸으로 되어 있어 프라이빗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마치 중요한 손님을 대접하는 듯한, 격조 높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룸으로 안내받는 동안 흘러나오는 잔잔한 재즈 음악은 편안함까지 더해주었다.

메뉴판을 받아 들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한우 오마카세와 다양한 세트 메뉴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오마카세 B세트’. 직원분께 여쭤보니, 일식 스타일의 코스 요리가 주를 이루고, 마지막에 한우를 맛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오늘은 온전히 한우 맛에 집중하고 싶어, ‘패밀리세트’를 주문했다. 등심, 안심, 갈비살, 그리고 다채로운 곁들임 메뉴까지 맛볼 수 있다는 설명에 군침이 절로 넘어갔다.
주문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샐러드, 김치, 곁들임 채소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깔스러운 모습이었다. 특히 간장게장은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짜지 않고 감칠맛 도는 양념이 일품이었다. 신선한 샐러드는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고, 슴슴한 백김치는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우가 등장했다. 선홍빛 육색과 섬세한 마블링이 어우러진 모습은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등심, 안심, 갈비살, 부위별로 조금씩 다른 빛깔을 뽐내는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고기 질이 좋다는 평이 많았는데, 실제로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직원분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시는 서비스도 만족스러웠다.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굽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더욱 기대감이 커졌다. 가장 먼저 등심을 불판 위에 올렸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적당히 익은 등심을 한 입 크기로 잘라 앞접시에 놓아주셨다.
입안에 넣는 순간, 육즙이 팡팡 터져 나오며 입안 가득 풍미가 퍼져나갔다. 정말이지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맛이었다. 질기거나 퍽퍽함 없이,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도 최고였다. 괜히 소고기 전문점을 여러 곳 다녀본 사람들이 이곳을 최고로 꼽는 게 아니었다.
등심을 다 먹고 나니, 이번에는 안심을 구워주셨다. 안심은 등심보다 기름기가 적어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이곳만의 비법 소스에 찍어 먹으니, 풍미가 더욱 깊어졌다.
마지막으로 갈비살을 맛볼 차례. 갈비살은 쫄깃한 식감과 진한 육향이 매력적이었다. 쌈 채소에 싸서 먹으니, 신선한 채소의 향긋함과 어우러져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고기를 다 먹고 나니, 식사 메뉴가 나왔다. 차돌된장찌개와 밥을 주문했는데, 역시나 기대 이상이었다.

차돌박이가 듬뿍 들어간 된장찌개는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밥에 슥슥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뜨끈한 국물은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느낌이었다.
후식으로 함흥냉면을 주문했다. 쫄깃한 면발과 매콤달콤한 양념의 조화가 훌륭했다. 특히 고기를 먹고 난 후 시원한 냉면을 먹으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물냉면 또한 시원하고 깔끔한 육수가 인상적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정말 배가 불렀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그런지, 기분 좋은 포만감이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과 직원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방문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무엇보다 최고의 맛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기분 좋게 가게 문을 나섰다.
다만 아쉬운 점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몇몇 후기에서 환풍이 잘 되지 않아 고기를 구워다 주는 방식이 아쉽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 주말 점심시간에 방문했을 때, 주방 마감 시간 때문에 후식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그런 불편함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전주에서 특별한 날을 기념하고 싶거나, 최고의 한우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밥상위의 한우’를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나 역시 앞으로 특별한 날마다 이곳을 찾게 될 것 같다.


